쾅! 지구에서 7만 광년
마크 해던 지음, 김지현 옮김 / 비채 / 2010년 3월
평점 :
절판


하지만, 내 학교 생활은 정말로 엉망이긴 엉망이었다. 겉으로는 문제아처럼 보여도 사실은 천재였던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같은 경우는 물론 아니었다. 26p
지난 6개월간 정말 문제아처럼 살아온 짐보는 누나 말대로 자신이 특수 학교로 내쫓길 처지에 처할 것을 두려워한 나머지 친구 찰리와 함께 교무실의 선생님 이야기를 도청하기로 하였다. 무전기 하나를 교무실에 갖다 두고, 하나는 자신들이 들으며 이야기를 도청하다가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톨러 밴돌 벤팅" "로이, 로이 가르팅 덴들, 넷츠?"
피어스 선생님과 키드 선생님의 대화는 도무지 알아들을 수 없는 말들이었다. 그들의 대화 끝은 "스푸드베치" 로 끝이 났다.
진짜 모험이 다가오고 있으니. 원자력으로 가동되는 100톤짜리 모험이, 접이식 좌석과 간식을 가득 실은 카트까지 갖추고 다가오고 있단 말이다. 게다가 그건 바로 지금 정거장으로 들어오고 있었다! 57p
 
두 선생님은 아마도 외국어를 할 줄 아나보다. 하며 두 선생님을 떠봤는데 전혀 외국어에 서투르고 탐험도 싫어한다고들 하였다. 키드 선생님 앞에서 찰리가 "스푸드베치!" 하였더니 선생님은 너무 놀라워하였다. "하지만 너는 아니잖..." 그리고 주먹을 꽉 쥐고 성난 고양이처럼 등을 뻣뻣하게 세우고 눈동자에 또렷한 파란 빛이 반짝거리며 로봇 돼지 저금통의 눈이 되었다.
 
선생님들을 계속 추적하던 찰리는 어느 날 비밀을 풀었다면서 실종이 되어버리고, 나는 툭닥거리는 누나와 결국은 한팀이 되어 찰리를 찾아 스코틀랜드까지 떠나게 되었다. 그곳에서 나는 쾅~!! 하는 소리와 함께 7만광년 떨어진 "털썩 성"으로 오게 된 것이었다. 이 곳에서 내 친구 찰리도 만났고 말이다. 하지만, 이 녀석 뭔가 이상해졌다.
 
18년전 발표했으나 제대로 알려지지 못한채 절판된 야심작 "그리드즈비 스푸드베치"를 소수의 팬들에 의한 추천으로 다시 쓰기로 결심한 작가 마크 해던. 그는 무명때 썼던 이 소설을 세계적인 작가가 되어 새로이 살펴보니 뜯어고칠 부분이 많다고 생각되어 완전히 새로 썼다. 그리고 사랑스러운 일러스트까지 직접 그려넣고, 아무도 생각지 못한 제목도 붙여넣었다. 새롭게 탄생된 이 소설은 영국 서점가에서 "세상에서 가장 사랑스럽고 위대한 모험"이라는 언론과 문단의 극찬을 받으며 또 하나의 화제를 낳았다.
 
어디든 혼자 가는 걸 싫어하는 내가 오랜만에 미용실에 머리 자르러 가서, 혼자임이 우울하지 않았던 이유는 바로 이 책, 쾅! 지구에서 7만광년을 갖고 가서 계속 읽고 있었기 때문이다. 기다리는 시간도 지루할새가 없었고, 혼자서 책 보다가 키득거리기까지 했으니 아마도 잡지 보며 기다리는 사람들 눈엔 내가 좀 이상해 보였을 수도 있겠다. 하지만, 아이들만 보는 책처럼 생긴 표지지만, 너무나 재미있는 걸 어쩌란 말인가?
 
특히나 두 악동 찰리와 짐보가 털썩 성에서 지구로 돌아오고, 지구에서 또 외계인들을 물리치는 베키 누나의 활약상을 되돌아보면 이렇게도 엉뚱하게 지구를 구할 수도 있는 거구나 싶었다. 아인슈타인의 엄청난 업적이 아니더라도, "정말" 문제아라도 지구를 구할 수도~ 있는 것이다.
 
털썩성이라는 새로운 별의 우주인들이 어떻게 생활하는지, 악동과 그의 누나가 어떻게 지구를 지켜냈는지 궁금하신 분들은 꼭 이 책을 열어보시라. 그럼 나도 모르게 터져 나오는 웃음으로 오랜만에 유쾌한 하루를 보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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