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리 어른이 되고 싶어 - 최인호 동화집 처음어린이 9
최인호 지음, 이상규 그림 / 처음주니어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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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한 소설가인 최인호님이 실제 아들의 이름인 "도단"이를 주인공으로 하여 쓴 아이들을 위한 동화 "빨리 어른이 되고 싶어"는 도단이가 겪는 여러 일들에 대한 단편적인 동화 모음이다.



소설이라기 보다, 정말 순수한 동화.. 요즘 장편소설은 더러 읽었는데, 아기들을 위한 단편 동화는 오랜만에 읽는 느낌이라 어릴적으로 다시 돌아간 느낌이었다. 하나같이 다 재미있고, 그러면서 나 어릴적 읽던 동화와 또 다르다. 작가님 말씀대로 우리 어릴적과는 또 다른 요즘 우리 자녀세대들. 그들의 꿈과 희망은 확실히 우리와 다르다. 작가님 연배가 거의 우리 아버지 연배시니 작가님 세대와 나의 세대가 다르고, 또 내 아기 세대가 다르기 때문에 관심사를 반영해 글을 쓰셔서 그런가 보다.



내가 어릴적에 읽은 창작 동화집 중에는 작가인 소설가들의 어릴적을 반영한 어려운 시절 이야기들이 많아서 어린 내가 읽기에 공감이 안 가는 부분도 많았지만, 아, 우리 부모님 세대는 이런 일들을 겪으셨구나 하는 간접 경험이 되기도 하였다.



어쨌거나 동화집 속의 도단이의 재미난 세계로 따라들어가다보면, 아빠가 유명한 소설가라 아들을 위해 직접 이렇게 동화를 지어주셨으니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내 아이를 위해 쓴 동화이니 그 따뜻한 의미가 독자들에게 전해짐은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즐겁고 재미난 이야기들도 있었고, 부모로써 마음이 아픈 이야기도 있었다.

<꽃을 가꾸는 도단이>와 <도단이의 어느 하루>같은 경우에는 읽으면서 다소 마음이 아팠다.

엄마, 아빠를 사랑하는 도단이는 계속 엄마 아빠를 기쁘게 하기 위해 노력하는데, 아빠는 피곤해하고, 엄마는 자꾸 숙제, 시험 타령 뿐이다. 그래도 꾸준히 공부해서 다 만점 받고 과학에서 하나 틀렸는데도 엄마는 크게 나무라신다. 자율적이고 착한 도단이도 얼마나 힘들었을까? 나도 나중에 우리 아기에게 자꾸 이런 엄마가 되면 어떡하지? 하는 엄마가 반성되는 글이었다.



또 도단이의 어느 하루 역시 하루종일 집에서 혼자 있는 도단이의 이야기였는데, 엄마는 점심도 저녁도 안 챙겨주고 아이에게 짜장면 사먹어라, 티브이에서 만화보고 저녁으로 라면 끓여먹어라 하며 전화나 한다. 아빠는 집에 전화해 아빠 늦겠다고 해라. 아니, 오늘 못 들어간다고 해라..하는 전화나 하고..

도단이는 혼자서 심심함을 견디며 놀다가 나중에 이티와 만나게 되었다. 외계인을 선호하는 아들 세대의 구미에 맞게 작가가 쓴 글이라 갑자기 외계인 이티가 등장해 어려서 이티영화를 본 나는 갑자기 웃음이 났다. 하지만, 동화 속 도단이 부모님 정말 너무 하신데 하는 생각이 더욱 앞섰다.



사실 아직 어린 아기를 둔 나도 항상 반성되는 일뿐이다. 놀아주기 힘들때, 아니면 엄마가 컴퓨터 할 일이 생겼을때 아기에게 컴퓨터 동요를 꽤나 오래 틀어주고..아기랑 있는 시간에도 아기에게 몰입하지 않고 혼자 책 볼때도 많으니 아기가 와서 내 책을 집어 던지는건 아주 당연한 일이 아닐까 싶다.



아기가 엄마 책읽는거 보면 아기도 책 읽겠지.. 그건 좀더 커야 가능한 일일텐데.. 그런 생각에 앞서 내가 너무 이기적으로 생활했나보다. 동화집을 읽으며 지금의 내 모습을 다시 한번 반성하였다.

사랑하는 아들.. 엄마 그만 리뷰 쓰고 아들이랑 놀아줄께 미안해.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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