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고의 별 - 바나나 하우스 이야기 2 독깨비 (책콩 어린이) 6
힐러리 매케이 지음, 전경화 옮김 / 책과콩나무 / 2010년 3월
절판


감긴 줄 알았다가 선열로 발전해 학교를 거의 한 학기 이상을 쉬었던 인디고.
그의 건강이 회복되면서 다시 학교에 나가게 되었지만.. 여동생 로즈는 인디고를 걱정한다.
같은 반 친구 형이 인디고 반에 있어 알게 되었는데, 인디고 반 패거리들이 오빠 머리를 변기에 처박고 괴롭힌다는 이야길 들은 것이다.

빨강머리를 우두머리로 한 똥개 집단인 그 패거리 아이들은 처음에 어떤 아이를 코트째로 못에 걸어 괴롭히다가 인디고의 제지를 받고 나서 화살을 인디고로 돌려 그때부터 왕따로 찍어두고 괴롭히기 시작하였다. 인디고가 도와주려던 아이는 되려 패거리의 고문관을 자처하며 그 편에 붙었고 말이다.
한참 아팠다 다시 학교에 나온 아이마저 다시 괴롭힐 생각을 하다니, 빨강머리는 참 못된 아이라는 생각뿐이었다.

힐러리 메케이의 작품으론 처음이었지만, 책콩에서 나온 "고래의 눈"을 너무나 재미있게 읽었고, 또 힐러리 메케이의 전작 "새피의 천사"평이 워낙 좋았기에 기대감을 갖고 읽기 시작한 책이었다. 사실 왕따 이야기를 다루고 있대서 궁금도 하였지만, 인디고와 새로운 친구 톰이 그 과정을 어떻게 이겨내는지가 궁금하기도 하였다.

일본의 나쁜 문화라고 생각했는데, 표현만 달랐을뿐 다른 나라에도 있는 나쁜 악습이었구나.
왜 약자를 괴롭히고, 정의를 실현하려는 친구는 오히려 더 괴롭힘을 당하고 이렇게 부조리한 일이 일어나는 걸까? 빨강머리 패거리들이 서열 상 밑에 조무래기들까지 두고서 아이들을 괴롭히는 걸 보니 정말 울화가 치밀었다. 가서 한대씩 정말 패주고 싶은.. (아..어른이니 이러면 안되는 거지.). 마음이 굴뚝같았다.

나와 같은 마음이던 인디고의 누나, 사라와 새피가 마침 인디고가 괴롭힘을 당할때 지나가다가 빨강머리를 정말 혼을 내주었다. 머리를 한웅큼 뽑아버리고, 아이들 이름을 다 기억한다며 겁을 주었다. 그때
키작은 한 아이가 웃으며 "네가 졌어 대머리"라고 빨강머리에게 말하는 바람에 그가 새로운 표적이 되었는데, 바로 미국에서 전학온 톰이었다.

톰은 항상 허황된 이야길 했다. 엄마는 곰을 돌보러 갔고, 아빠는 우주비행사에 야구선수라고..
그러면서도 이야길 하는 것을 좋아해 친구들이 놀리고 괴롭혀도 항상 끊임없이 이야길 했다.
인디고는 이상한 톰이었어도 자꾸 그가 좋아지고, 결국 그와 친구가 되었다. 그 사이에 가장 그들을 좋아하게 된건 인디고의 여덟살난 여동생 로즈였고 말이다.

인디고의 이야기였지만, 사실 내 눈에는 로즈만 보였다. 어찌나 당차고 발랄하고..귀엽던지..
어리지만, 생각도 있고, 예술을 보는 안목과 그리고 재능도 뛰어났다. 귀여운 로즈.
런던에 살며 집에 거의 오지 않는 아빠를 오게 하기 위해 "집에 위급한 일이 있는 것처럼" 편지를 쓰곤 하였던 것이다. 그래도 전화통화뿐 오지 않는 아빠.

여덟살이지만, 정말 그녀가 그린 벽화가..직접 보고 싶을 정도로 뛰어난 솜씨라는데..
그래서 바나나하우스가 더욱 새롭게 빛나보이지 않을까 싶은데.. 그 뛰어난 작품을 나중에 본 아빠는 놀라면서도 열심히 지우자고 한다. 음.. 어쩜 아빠만 이렇게 동떨어질까 싶었다.

바나나하우스에는 인디고, 로즈, 엄마, 그리고 새피와 캐디, 자주 놀러오는 사라. 그 외에도 바나나하우스의 가족같은 친구들이 있다. 집이지만, 행복을 느끼게 해주는 특별한 가족이 있는 곳이다. 나 또한 그곳에 초대 받아서 요리도 하고, 집안일도 돕고, 새피와 사라의 숙제도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괴롭힘만 당하던 인디고와 톰이 슬슬 그들만의 세계를 펼쳐나가고, 조무래기 똥개(책에 똥개라는 표현이 나온다.) 들이 점점 정신을 차리고.. 그리고, 인디고에게 철딱서니없이 감히~!! "너와 네 더러운 여동생 조심해" 라고 말한 빨강머리.. 정말 혼날때가 된 것이다.

어린 아이고, 물불을 안 가리고 ..괴롭히는 그 정신세계는 어찌 된 것인지..
사실 친구 머리를 변기에 처박는다는 발상 자체가 기가 막혔다.
얼마 전 읽은 작은 요새의 아이들에서도 나쁜 아이가 친구 머리를 변기에 처박고 몇번이나 물을 내려서 친구를 거의 반죽음상태에 이르게까지 했다고 해서 질겁을 한 터였는데..
우리 나라에서는 제발 그런 일들이 일어나지 않길 바라는데..

뉴스에 나오는 무서운 이야기들을 들으면, 내가 어릴적과는 너무나도 다른 세상이 되었구나 하는 마음에 무섭기만 하다. 졸업식에 벌거벗고 사진을 찍히지를 않나, 왕따때문에 고생한 아이들이 자살을 하지를 않나. 오히려 친구를 도와주려는 인디고 같은 사람들이 더 괴롭힘을 당하는 세상이라고 하니..
도대체 그 중심에 선 아이들은 어떤 집 어떤 가정 태생인지 궁금할 지경이다.

사실 얼마전에도 19개월된 아기를 유모차에 태우고 횡단보도 앞에 서 있는데 초등학교 1~2학년으로 보이는 여자애 (키작고 예쁘장한 정말 어린 아이였다.)가 눈을 똘똘 뭉쳐서 자기 머리만한 눈덩이를 들고 서 있더니.. 유모차 옆의 자기 또래 남자애들을 가리키며 친구에게 말했다.
"이걸로 쟤네 맞히면 어떨까? "
"아프겠지"
'헉 뭐라는거야?' 하고 놀라는 사이에 다시 그애가 말했다.
"그럼 이걸로 이 아기를 맞히면 어떨까?"
"울겠지. 아니다. 병원 가겠다."

아기 엄마인 내가 옆에 서 있는데 꼬맹이 여자애 둘이서 그런 대화를 들으란 듯이 하고 있었던 것이다.
어찌나 기가 막히고 놀랐는지 뭐라고 할 말조차 떠오르지 않았다. 바로 파란불이 들어와 길을 건넜는데 그때 놀란 가슴은 한참이나 진정되지 않았다.

도저히 로즈 또래로밖에 안 보이는 여자애들 입에서 그 작고 예쁜 입에서 그런 말이 튀어나올 줄이야.
우리 아이를 바르게 키우고 싶은 마음은 어느 부모에게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정말 우리 아이만 바르게 키운다고 아이가 별 탈없이 클 수 있을지.. 걱정되는 세상이 되었다.

아..어쩌면 좋은가. 소설 속에서는 다행히 멋진 결말로 매듭이 되었다. 그리고, 그들은 정의를 실현했고 말이다. 지금 이 세상에도 정의가 실현되었으면 좋겠다. 그게 어른들이 나서서 해결해 줄수 있을지 어떤지 몰라도 적어도 왕따로 괴롭힘 당하는 아이들의 문제는 해결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어제도 엄마 학교 다녀오는 길에 학교에 걸려있던 플랭카드 문구가 떠오른다.
"괴롭힘 없는 학교를 만들겠습니다." 제발 그런 학교들이.. 문구뿐 아닌 실제로 실천되는 학교들이 늘어나기를..

아이들이 밝고 순수하게 자라날 수 있는 부모들이 안심할 수 있는 세상이 오기를..희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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