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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면 쓴 개 ㅣ 맹앤앵 그림책 4
박정연 옮김, 아르노 부탱 그림, 마티스 글 / 맹앤앵 / 2009년 9월

강아지와 자동차를 무척 좋아하는 우리 아기에게 재미있는 그림책을 읽어주었다.
아직 아기에게 글밥이 많은 편이라, 그림과 그리고 내용은 간단히 그렇게 보여줬는데, 아기는 자동차와 강아지가 나온 장면을 연신 쳐다보면서 "멍멍" "붕~!!! 붕~~!!!"을 말하였다.
처음 만나는 책은 웬만하면 관심을 잘 안갖는데, 자기가 좋아하는 강아지가 주인공이라 그런지 관심을 갖고 책을 보았다.
우리 아기가 제일 좋아하는 강아지 몽이가 주인공인 동화책.
복면 쓴 개.
몽이는 특이한 개다. 웃을때면 심통이 난 것처럼 입꼬리가 아래로 쳐진다.문제는 몽이가 성격이 명랑해서 늘 기분이 좋아 항상 웃다보니 항상 입꼬리가 처져있었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괜히 몽이를 무서워했다. 심술궂어보인다는 둥 누군가를 물것같다는둥, 일어나지도 않은 일을 마치 일어난 일인양 몽이를 싫어하였다.
하지만, 우리의 명랑한 몽이는 그런 말에 귀기울이지 않고, 몽이만의 근사한 꿈을 생각한다.
롤러스케이트 대회에서 세계챔피언이 되는 것! 열심히 노력하고, 매일 연습하였다.
그러던 어느 날 국가대표 감독을 만나 온갖 묘기를 선보이니, 활짝 미소를 짓지 못하는 몽이는 자격이 없다며 받아들이지를 않았다.
아, 우리의 몽이 어찌 될 것인가?
아기들 동화책이니 아기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내용이 되겠지? 하지만, 직접 몽이의 귀여운 그림과 이야기를 책에서 만나는 것이 나의 줄거리 줄줄보다는 훨씬 나으리라.
초등학교 5학년때인가 알았다. 그전에는 모르고 있었던가? 암튼..
내 입꼬리가 평소에 처져 있다는 것을.... 바로 몽이처럼 말이다.
그러고보니 내 돌사진에서도 꼭 입술을 다문 아기 입매가 정말 아래로 처져 있었다. 5학년때 친구들이 내가 웃지 않으면 화가 난 것 같다면서. 심지어 무섭다면서 이야기를 해주었다. 그래서 거울을 보고, 친구들 이야기를 듣고 해보니 정말 내 입꼬리가 그렇게 처져 있는게 아닌가?
그 다음부터는 되도록 웃어보이려고 노력했지만, 아무때나 허허실실 웃는다는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
몽이는 나처럼 그런 일을 신경쓰지 않았지만, 대부분의 아이들은 크게 신경쓰이는 일이리라.
그래도 몽이처럼 외모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아이들도 깨닫고, 어른들도 깨닫고..
노력하는 자의 진정한 내면의 아름다움을 깨닫게 되기를 바라는 멋진 그림책이라고 본다.
마치 내 어릴적 모습을 보는 것 같아서, 입꼬리만으로도 반가운 그림책이었다.
며칠전 책을 다시 펼쳐든 아기가 이번에는 롤러스케이트를 가리키며 "붕~ 붕~""이런다.
롤러 스케이트를 처음 본 아기 눈에는 바퀴 달린 신발이 자동차처럼 보였나보다.
이건 바퀴 달린 신발이야. 하고 설명해주었는데, 아직은 붕붕이라고 말한다.
우리 아기들은 편견없이 자라길 바란다. 주관적이 잣대로 다른 사람을 판단하는 사람이 되지 않도록, 강아지 몽이를 통해 작가는 우리에게 이야길해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