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약속 키다리 그림책 11
리사 험프리 지음, 이태영 옮김, 데이비드 데니오스 그림 / 키다리 / 2010년 3월
절판


사랑하는 내 아기가 뱃속에 있을때, "희망"이라는 태명으로 아기를 불렀다.

처음에는 콩알이었고, 그다음엔 호두, 그 다음이 희망이였다.

초음파 사진을 보면서 점점 커지는 아기를 보며 태명을 바꾸다가, 이제는 정말 진심을 담아 붙인 이름이 바로 외할머니가 불러준 희망이였다.



처음 임신하고, 아이를 10주 정도에 잃고, 그 아픔이 너무나 컸기에 희망이를 갖고서도 내내 얼마나 불안하고 무서운 날이었는지 모른다. 그래서, 마음껏 기뻐하지도, 마음껏 아기를 위해 태교를 해주지도 못했다. 태명을 미루고 미루다가 나중에 붙인 것도 그래서였다.

내가 너무 기뻐했던 나의 태양이가 그렇게 쉽게 내 곁을 떠날 줄 몰랐기 때문이었다.



내가 너무 방정맞게 좋아했구나 엄마의 가벼움이 우리 아기를 힘들게 했구나.. 내 잘못인것만 같아 울고 또 울었다. 그저 생각만 해도 눈물이 흘렀다.



그렇게 한참의 시간 후에 다시 온 나의 희망이는 말 그대로 나에겐 온 세계요, 우주였다.

아이가 마의 석달을 지내고 나서도 나는 열달을 꽉 채워 예정일에 정확히 아기가 나올때까지도 안심의 끈을 놓지 못했다.



그렇게 다가온 나의 소중한 아가.. 그 아기가 어느 덧 만 19개월이 되었다.

다른 엄마들처럼 음악도 많이 듣고, 책도 많이 읽어주고 싶었다.

하지만, 너무 티내려하지 않은 나의 소심함은 오히려 아기에게 많은 기회를 주지 못한 것 같아 미안하고 또 미안하였다. 태교 책이라고 사놓고서도 제대로 읽어준적이 몇번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래도 우리 아기가 뱃속에 있을때의 그 신비함은 잊혀지지가 않는다.

내 안에 살아 숨쉬는 생명이 있다는 그 느낌..

초음파로 심장 박동 소리를 들을때 눈물이 흘렀어도 그래도 태동이 있기 전까지 미처 느끼지 못하는 존재감..



그저 마음으로 대화하고 이야기하고 할뿐이었는데..



엄마의 무한한 사랑을 표현해주고, 거룩한 마음을 전달해주고 싶었는데 표현력이 짧아 생각이 잘 나지 않아 많이 답답했다.



그때의 온전한 내 마음을 알아주는 듯한 멋진 책을 읽었다.

지금의 우리 아기에게도 충분히 읽어주면 좋을..아름다운 책.



그리고, 둘째를 갖게 된다면 보고 또 볼 그런 책 말이다. 그때는 부록으로 나온 cd까지 꼼꼼이 같이 들으며 책의 아름다운 그림과 글을 되뇌이고 또 되뇌여야겠다고 생각했다.


이 세상의 모든 것을 아기에게 보여주고프고, 느끼게 해주고픈..

엄마의 거룩하고 아름다운 마음이 가득 담겨 있는 책이다.



정말 좋은 것만 보여주고 싶었고, 아기와 함께 많은 것을 같이 느끼고 싶었다.

그런 엄마 마음을 바로 그대로 보여주는 책이었다.


신비한 보라색의 임산부의 물 아래 투영된 것은 바로 아이의 미래 모습이다.

보라색을 좋아하는 나여서 그런지 이 장면도 너무나 멋지게 느껴졌다.



바람이 은색 달빛에 너를 실어 엄마에게 데려다 줄거야.

내 아기, 내 아들을 힘든 산고 끝에 가슴위에 올려놨던 그때 그 숨결, 그 경이로운 순간을 다시 떠올리며..

사실 난 그때도 펑펑 울면서 아기에게 미안해했지만 말이다. ^^

경이로운 순간에.."아가야 미안해.. 엄마가 힘들게 해서 미안해. 우리 아기 힘들었지.." 하며 울었던 나였다.

아마 간호사, 의사선생님들이 시끄럽다고 뭐라고 했을지도 모르지만..

우렁차게 우는 사랑스러운 우리 아기에게 엄마 목소리는 원없이 들려줬다.



지금 다시 태담책을 보며, 그때의 감동을 되살려본다.

그리고, 그때 느꼈던 감동 그대로 아기에게 다시금 더 예뻐하고 잘해줘야겠다고 생각해본다.

요즘 그러고보니 엄마가 아들에게 뽀뽀를 백만번 해줘야하는데 좀 덜해줬던 것 같다.

건강히 태어나줘서 너무나 큰 효도를 한 아기에게 더욱 사랑을 베풀리라.



아기야 고맙다. 사랑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