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국굴기 중국역사기행
최대균 지음 / 푸른향기 / 2009년 12월
품절


중국은 현재 세계 1위의 외환보유고에다 세계2위의 경제대국으로 올라서는 등 눈에 띄게 발전하고, 변모하고 있다. 이렇게 대국굴기하는 중국을 여행할때마다 우리도 미국의 환상에서 벗어나 중국 쪽 시각의 비중을 높여야 한다는 생각에 저자가 중국의 과거를 통해 중국의 미래를 보려 하였다. 34년을 교직에 몸을 담가 역사교사, 교감, 교장으로 퇴임한 저자 최대균님이 퇴임후 3년을 발로 직접 누빈 중국의 곳곳을 그의 역사적 설명, 그리고 개인적 견해를 덧 붙여 낸 책이 바로 이 "중국 역사 기행"이다.

혼자서 그 많은 곳을 버스, 택시 등을 이용해 여행하고, 많은 사진을 찍어 매 페이지마다 사진이 몇장씩 꼭 실릴정도로 볼거리도 무척 풍성한 책이었는데, 아쉬운 점은 모두 흑백사진이었다는 점이다. 아마도 올 컬러로 하게 되면 책값이 많이 오를 것이라는 판단하에 흑백으로 사진을 넣으신게 아닌가 싶었으나 한가지 위안을 삼고자 한다면 흑백이라 과거의 모습이라는 느낌이 더욱 강했다는 것 하나랄까?

올해 마침 41년간의 교직생활을 마치시고, 정년퇴임하신 아버지를 보며, 이 분의 글을 꼭 읽어보고 싶단 생각이 들었다. 평생을 교직에 헌신하셨기에 퇴임후 갑자기 적적한 마음이 드실 것 같아 많이 걱정도 되고, 아버지를 위해 어떤 일을 해야할지 몰라 나 또한 난감하던 차에 이런 분의 글을 아버지께 권해드리면 정말 좋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여행과 독서 모두 아버지가 좋아하시는 분야였기에 내 눈에는 마치 이 책의 발간이 우연이 아닌 것 처럼 눈에 확 띄었다.

학창시절에 역사 수업을 듣다 보면 정말 해박한 지식을 갖춘 선생님들의 다양한 말씀들이 떠오르곤 하였다. 교과서적 이야기 외에도 가끔 공부에 지친 우리에게 들려주시곤 하는 이야기들은 옛날이야기 같이 재미있는 일화들도 많았고, 어쩜 그런 일이 있을까 싶은 일본의 747부대 이야기와 같은 자극적이고 무서운 이야기들도 있었다. 최대균님의 글을 읽다보면 그때 그 역사수업을 받던 때로 돌아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여행기이면서 역사 수업같은 느낌. 그러면서 이제는 퇴임하셨기에 100% 객관성을 띠기보다는 주관적인 견해도 종종 보이는 솔직한 느낌의 글.
아직 난 중국에는 못 가봤지만, 중국을 여행하는 사람이라면 대부분 들릴만한 곳에 거의 모든 곳을 누비고 오셨기에 자신이 다녀 온 곳, 혹은 앞으로 다녀 올곳이 있으면 이 분의 책을 들고 가 혹은..미리 복사를 하고 가서 그 곳에 대한 설명들을 찾아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았다.

아기를 낳기전에 아버지와 처음으로 단둘이 여행을 간적이 있었다. 아주 우연히 모 포털 사이트와 춘천시에서 주관한 여행 이벤트에 당첨되어서 당일치기로 춘천을 관광하는 여행에 채택되었던 것이다. 마침 방학을 막 시작하신 아버지와 집에 있던 내가 시간이 되어 다녀올 수 있었던 여행이었다. 그 여행 내내 버스안에는 "문화관광 해설사"라는 분이 동승하여 춘천의 여러 명소들을 자세히 설명해주곤 하였는데, 최대균님의 글을 접하면 문화관광해설사가 따로 필요없겠구나. 하는 느낌이었다. 오히려 중
국에서 만나는 어떤 가이드보다도 해박한 지식을 자랑하시는 분이시리라.

중국 역대 황제들의 가장 큰 고민 중 하나가 죽어서 자기 무덤이 도굴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었다 한다. 미리 그런것까지 예상했다니 참 치밀했던 사람들이다. 아무리 어렵게 무덤을 조성해놔도 욕심에 눈먼 도굴꾼들이 무덤을 모조리 파헤치곤했는데, 진시황릉 하나 만큼은 아직도 아무도 도굴해내지 못했다 하였다. 그의 무덤이 발굴되는 날, 인류 최고의 볼거리 잔치가 벌어질 것이라고 한다. 외형상 외곽 둘레가 2km에 달하고, 높이가 76m인 인공산의 모습이 장관이나 진정한 볼거리가 지하에 있어 , 노역에 참가한 자들을 모두 죽여 아직 아무도 그 비밀을 풀지 못했다고 하였다. 2천년넘게 진시황릉을 지켜온 병마용갱이 발견되어 그 엄청난 규모에 사람들이 모두 놀랄 지경이니 진시황릉의 실체가 드러나는 날이 내 생전에 꼭 오기를 희망해본다.

김용의 영웅문을 재미있게 읽었는데 저자분도 읽으셨나보다. 중국에서도 워낙 그 책이 유명한 터라 영웅문에 나오는 사람들과 관련된 곳들은 모두 관광명소가 되어 있다 하였다. 도교의 왕처기에 관련된많은 곳들과 김용의 또다른 소설 화산논검의 배경이 되는 화산 등이 얼마나 김용의 이름을 업고 관광객들의 발길을 끌고 있다는지.. 또한 우리에겐 뜨거운 감자나 다름없는 기자 조선의 기자라는 인물에 대한 언급도 눈길을 끌었다. 중국 주나라 무왕이 은나라 태사였던 기자를 조선왕에 봉했다는 [상서]와 [사기]의 기록이 있다 한다. 오늘날의 중국학자들은 이 기록을 당연시하고 우리나라 학자들은 기자가 조선에 왔을리가 없다고 부정하고 있다. 문제는 사대사상에 젖어있던 고려와 조선시대에 우리 조상들이 있지도 않은 기자의 묘를 우리나라 평양에 만들어놓고 사당까지 세웠다. 사마천은 [사기]에서 기자묘는 양나라 몽현에 있다고 했다. 당시 산동이나 조선을 모두 동이라고 표현한것을 보면 기자가 산동까지 온 것을 조선으로 확대해석한것일수 있다. 어렵사리 그 조현까지 찾아가 허름한 봉분 하나를 발견하고, 비문에 기자를 조선에 봉했다는 [상서]를 발견했다. 이 무덤의 실체로 평양의 기자묘는 가짜묘임이 밝혀졌고, 기자가 다스렸다는 조선지역 역시 동이지역인 이곳 산동성 일대였다는 것을 증명하는 묘역인 것이다. 기자 조선이라는 말도 안되는 중국의 주장을 반박할 수 있는 좋은 증거였다.
이 외에도 무수히 많은 역사 이야기들이 줄줄 흘러나온다.

나 또한 아버지와 어디를 가면, 아버지의 해박한 많은 지식에 놀라곤 하는데, 역사를 전공하신 작가님이시니 그 지식은 참으로 방대하리라. 교과서에도 나오지 않은 많은 이야기들이 실려 있었고, 중국의 곳곳에 남아있는 우리나라의 역사적 흔적을 찾아보는 느낌 또한 새로웠다. 모르고 있는 부분들이 정말 많았다. 신라, 고려, 조선시대의 사대주의에 젖어있던 지난날을 되돌아보며 씁쓸한기분에 입맛이 텁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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