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달콤한, 도쿄 - 도쿄에서 찾은 보석 같은 스위츠 숍 44
박현신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09년 11월
품절


일본여행을 계획하면서 일본에 생각보다 먹거리, 맛집들이 많다는 것에 깜짝 놀랐었다. 특히 일본에 가서 먹을 요리들로 스시, 우동, 돈까스 등만 떠올렸던 내게, 일본의 디저트와 빵 문화가 프랑스 못지 않게 굉장히 잘 발달되어 있다는 것은 새로운 정보였다. 그때 아기가 생겨서 항공권도 취소하고, 호텔도 여행 계획도 모두 그대로 취소를 하게 되었지만, 일본에 대한 관심은 여전히 식지를 않고 있다.
특히나 키르훼봉, 롤야 등으로 기억에 남는(워낙 많이 포스팅 되어 있어서 가보지도 않았는데 가 본 양 가게명이 세뇌돼 버렸다.) 맛있는 스위츠숍을 찾은 일본 여행객들의 블로그 포스팅, 여행후기 들을 보면서 달콤한 일본의 스위츠 숍의 매력에 눈으로 먼저 빠져들게 되었던 것이다.

눈 앞에 일본의 보석같은 스위츠 숍들이 무려 44곳이나 펼쳐지는 보물지도 같은 책 <나의 달콤한, 도쿄>..
이 책은 여행서적보다도 더 내 가슴을 설레게 했던 책이다.
당장 읽고 싶었던 그때에 감기가 심하게 걸려 입맛을 잃었던 때라 초코 케익이 무척 먹고 싶었는데, 동생에게 부탁해놓고 기다리던 중이라 먹고 싶은 것을 마침 못 먹고서 이 책을 보는건 나에겐 너무나 심한 고문일것같아서 꾹 참고 동생이 오기만을 기다렸다. 그리고, 진한 초코 케익을 한조각 먹고 나서야 나는 비로소 이 책을 펼쳐들게 되었다.

회계학을 전공했지만, 전공과 무관한 일본의 조리사 전문학교를 졸업하면서 인생의 유희 하나가 더 늘었다는 이 책의 저자 박현신님이 조리학교 시절 맛보았던 달콤한 과자들을 떠올리며 일본 여행을 다녀오기를 수십차례..
직접 발로 뛰며 찾아다닌,살아있는 맛집들로만 빼곡하게 채워져 있는 것이었다.
달콤한 디저트들을 총칭하는 '스위츠'라는 단어 자체가 생소했던 내게 이 분의 기록은 반짝반짝 빛나는 기록이 아닐 수 없었다. 유명한 스위츠숍들만을 골라, 저자가 직접 찾아가 맛을 보고 품평도 해주고, 사진을 뚫고 나올 것같은 생생한 스위츠 사진들과 멋진 디저트 가게와 파티쉐에 대한 설명까지..
사람의 입맛이 아무리 주관적인 것이라고는 해도 웬지 이 분이 추천해주고 호평해준 집에 가면 절대 실패할 일이 없을거란 확신이 들었다. 20년간 요리에 몸담고, 이제는 요리의 마무리라 할 디저트도 직접 만들어본 분인데다가 일본의 디저트 맛에 심취한 분의 추천이니 믿을 만하지 않겠는가?
그리고 몇가지 디저트 들은 저자만의 레시피도 실려 있었다. 제과점이나 멋진 카페에서 팔던 디저트를 직접 내가 만들어볼 수도 있다는 사실에 다소 흥분이 되기도 하였다.

44곳을 다 가보고 싶지만, 앞으로의 도쿄 여행에서 몇 군데만 우선 골라 가야한다면 꼭 가보고 싶은 곳 중의 하나가, 원료를 가장 중시하는 파티쉐의 노력으로 아몬드도 직접 숍에서 로스팅해서 사용한다는 [오리진느 카카오]였다. 내면의 깊은 맛을 고려해 카카오의 선택, 크림, 설탕까지 섬세하게 재료를 쓰는 파티쉐와 그 맛을 인정해주는 문화가 부럽다고 저자는 기술하였다. 저자가 맛을 본 카카오 크림의 사진을 보니, 아 정말 한 스푼 가득 떠 입안에 달콤함을 부여해주고 싶었다. 그 진하고 달콤한 부드러움에 온갖 피로가 사그리 녹아내릴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스위츠는 보석과 같이 일상생활에 꼭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그 자체로 기쁨이 되고 위안이 되는 존재라 말한다. 배고픔을 채우기 위해 먹는게 아니라 우리의 오감을 채워주고 만족시켜주기 위한 것이기에 분위기나 담는 그릇, 스위츠의 디자인까지 모두 중요하다 58p 정말 많은 여성들에게 특히 공감되는 이야기가 아닐까 싶었다.

초컬릿, 디저트 등에 관해 이렇게 따로 기술된, 상세하게 나온 책을 읽어본 것은 처음이었다.
하지만, 도쿄 여행은 조만간 가야지 하고 계획하고 있었기에 머나먼 상상 속의 이야기가 아니라 곧 현실이 될 이야기라 생각하니 벌써부터 두근거린다. 주요 스위츠 숍 몇군데를 꼭 일정에 넣어 방문해봐야겠다.

발렌타인데이에 너무 멋지게 어울리는 책, 나의 달콤한, 도쿄와의 만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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