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밉스 가족의 특별한 비밀 - 2009 뉴베리 아너상 수상작 ㅣ 생각하는 책이 좋아 6
인그리드 로 지음, 김옥수 옮김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10년 1월
절판
이름도 특이한 밉스라는 13살난 소녀.
사실 그녀의 이름은 미시시피이지만, 이제 막 이가 나기 시작한 세살박이 막내동생이 미시시피 발음이 어려워 밉스라고 부르기 시작한 것이 그녀의 애칭이 되었다.
밉스네 가족은 다른 가족들과는 약간 다르다. 13살난 생일에 꼭 한가지씩의 초능력을 갖게 되는 것이다. 땅을 늘릴 수 있는 할아버지, 날아다니는 음파를 병에 담아 저장해 들을 수 있던 할머니, 모든 일을 완벽하게 해낼 수 있는 엄마, 전기를 일으키는 첫째 로켓 오빠, 물 근처에 있으면 태풍도 불러 일으킬 수 있는 피시 오빠, 그리고 13살 생일이 이틀 남은 밉스와 7살난 샘슨, 막둥이 집시까지 모두 초능력자이거나 잠재된 초능력자이다. 단, 한 사람 아빠만 제외하고 말이다.
평범한 사람이었던 아빠는 초능력 군단이라고 할 수 있는 가족 중에서 유일하게 초능력이 없는 사람이다. 하지만, 가족들의 낯선 초능력에도 아빠는 적응해가며 식구들과 조화롭게 잘 살아가고 있었다.
바로 밉스가 13번째 생일이 되기 이틀전에 아빠의 교통사고 소식이 전해진다. 출퇴근을 고속도로로 다니던 아빠께서 심한 교통사고의 피해자로 아빠의 온 몸의 뼈가 다 부서지고, 의식 불명이 되셨다는 소식에 엄마는 쓰러지고 만다. 하지만, 이내 아빠 곁에 가기 위해 전기를 부릴 수 있는 로켓 오빠만 데리고 설리나로 떠나셨다.
학교에서 이상한 가족이라고 놀리는 못된 아이들을 개구리로 만들어준다거나, 하늘을 나는 등의 아이다운 초능력을 갖기를 원했던 밉스는 마음이 바뀐다. 다른 모든 것들이 소용없다. 나의 초능력으로 아빠만 살릴 수 있다면.. 밉스는 간절히 바란다. 그러다가 생일날 샘슨의 죽은 개구리가 살아나고 집시가 일어나는 것을 보고 자신에게 아빠를 살릴 능력이 생겼다 믿은 밉스가 어린 나이에 150km나 떨어진 설리나 병원으로 가기 위해 분홍색 성경 버스에 몰래 타게 된다. 밉스를 따라 윌과 바비라는 목사님네 아이들, 피시오빠, 숨어 있기 좋아하는 샘슨까지 밉스의 일행이 되어버렸다.
아빠의 교통사고라는 상상하기도 힘든 그런 슬픈 현실 속에서도 밉스와 그 주변 아이들의 여행은 모험이 되고 정신적으로 성숙해지는 계기가 된다. 물론, 그 과정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다행히 사람좋은 레스터 아저씨와 릴 아줌마 덕분에 그들의 여행이 무사히 진행된 것이긴 하지만 말이다. 아이들만의 모험, 물론 모험을 떠나고파 떠난 여행은 아니었고, 아빠를 살리기 위한 딸의 사랑과 걱정이 가득한 여행이었지만, 가족들에게는 얼마나 큰 고통의 짐이 되었겠는가.
눈물 펑펑 쏟게 될..그래서 중간중간 멈추어야 할 그런 책이 될줄 알았는데, 다행히 그들의 여정과 밉스네 가족의 결과는 나를 눈물짓게만 만들지는 않았다. 오히려 얼마나 따뜻하고 감동적이었는지 모른다. 표지에서 느껴지는 따뜻한 색감처럼 특별한 밉스네 가족, 그리고 밉스만큼이나 비밀이 있는 윌 주니어의 이야기는 우리 입가에 흐뭇한 미소가 지어지게 할 만큼 아름답다. 그리고, 13살 밉스의 초능력이 어떤 것이고, 어떻게 진가를 발휘하게 되는지 지켜보는 것도 책을 보는 묘미 중 하나가 될 것이다.
지구의 운명을 쥐락펴락하는 X맨같은 초능력 대군단이 아니더라도 밉스네 초능력 가족은 너무나 인간적이고, 훌륭하다. 오히려 사람들에게 해가 되지 않도록 자제하고 컨트롤할 수 있도록 다른 사람들르이 수군거림을 뒤로 한채 부단하게 노력을 한다. 단지, 조금 특별할 뿐인데 색안경을 끼고 보는 사람들 덕에 밉스 가족은 조용히 지내는 것이다. 보통 사람들, 특히 밉스 아빠 역시 특별한 능력을 갖고 있었음이 밝혀진다.
우리에게도 초능력이 있을 것이다. 밉스 할머니처럼 날아다니는 라디오 전파를 잡아서 평생 아름다운 음악을 유리병에서 꺼내 들을 수 있을 낭만적인 재주는 아니더라도, 남들이 쉽게 할 수 없는 나만의 장기가 있을 것이다. 그것이 바로 밉스 가족이 우리에게 알려주는 또다른 메시지가 아닌가 싶다.
그리고, 가족을 생각하고 아끼는 밉스의 마음과 아빠,그리고 가족 모두의 마음이 가족들에게 가끔 퉁명해지는 우리를 붙잡아줄 계기가 될 테고 말이다. 사랑하니까 더 잘해드려야 하고, 더 아껴줘야 하는 법인데 사랑하니까 마구 생채기를 내고 쉽게 더 짜증을 내고 있는 모습을 반성하고, 어린 밉스에게서 어린 샘슨에게서 사랑을 배워야겠다고 결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