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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샤의 열두 달 ㅣ 타샤 튜더 클래식 7
타샤 튜더 지음, 공경희 옮김 / 윌북 / 2010년 1월
품절

마음이 촉촉하게 따뜻해지고 어루만져지는 책을 만났습니다.
그냥 흔한 동화책이 아니라, 따뜻한 정감 가는 그림이 가득한 동화책이라 우리나라에서도 꽤 많이 알려진 타샤 튜더 할머니의 책이라합니다. 몰랐는데, 찾아보니 어떤 이들은 타샤 튜더 신간이 나올때마다 하나하나 소장해서, 전권을 모두 소장하기도 하고, 두터운 마니아 층을 형성할 정도로 인기가 많은 분이었네요.
타샤 튜더는 미국에서 가장 사랑받는 동화작가이자 삽화가로, 칼데콧 상을 두번 수상하고 동화작가 공로상인 리자이너 메달을 받은 할머니입니다. 평생 100권이 넘는 그림책을 내놓아 전세계 어린이들의 큰 사랑을 받은 분이랍니다. 그 분의 소중한 책에는 시골을 동경하고, 자연과 친화적으로 살며 그녀가 아끼던 꽃과 동물, 어린이, 가족을 중시한 그녀의 삶이 녹아 들어 있습니다.
어렸을적에 이분의 동화책을 만났으면 더욱 좋았으련만.. 그때는 지금처럼 풍족하던 삶을 살지 않아서 다양한 그림책은 접하지 못하고, 글밥이 많은 책으로 바로 넘어갔던 것 같아요. 그림책이라고 기억나는건 아주 어려서 읽은 디즈니 몇권이 전부였으니 말이지요. 그래도 아기를 키우면서 동화책에 관심을 갖게 되어 타샤 튜더할머니 책을 이제라도 만나게 되니 이것 또한 늦지 않은 행운이 아닐까 싶습니다.
만 16개월의 아직 어린 채성이는 따뜻한 타샤 튜더님의 책에 아직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지만, 엄마는 잘 안답니다. 채성이가 책에 낯을 가리는 편이라 일주일쯤 더 지나면 또 한참을 갖고 놀고 바라보고 할것이라는걸요.
알록달록한 색감의 그림책이나 놀이북이었다면 처음 만나는 호기심에 확 관심을 이끌기 쉽겠지만, 이 책은 그런 인스턴트적인 책이 아닙니다. 그리고 그렇게 채성이와 만나게 되길 바라지도 않구요.
따뜻한 그림체의 자연스러운 분위기에 채성이도 살짝 젖어들어 자연스럽게 좋아하게 되길 바란답니다. 처음 만나는 책에 낯을 좀 가리는 채성이라도 엄마는 충분히 기간을 두고 기다려준답니다.
이 책을 처음 읽고 페이지마다 둥근 꽃무늬 구름 무늬인듯한 테두리에 예쁘게 그려진 그림에 매료되지 않을 사람이 얼마나 될까 싶었어요. 페이지 하나하나마다 완성도가 높아서 한장씩 뜯어서 액자에 당장 걸어도 될만큼 예뻤답니다. 1월부터 12월까지 어린이들의 시골 생활을 통해 매 달마다 어떤 일들이 일어나는지 그림과 짧은 글로 기록이 되어 있습니다. 한국어와 영어로 모두 나와 있는데, 문장이 짧아 이해하기에도 쉽고, 어린이들이 쉽게 영어를 접하기에도 좋을 것 같더라구요.
글밥이 적은 편이라 아기에게 읽어주기에도 무리가 없구요. 그림에 낯이 익기 시작하면 열심히 읽어줄 요량입니다.
지금이 아닌 예전 미국의 시골 생활이었음직한 그림들을 보면서 어릴적 TV에서 보던 "초원의 집"이라는 영화가 생각나더라구요. 한장면 한장면 볼적마다 어디서 많이 봤는데? 하는 그 느낌.. 한 가족이 시골에 내려가 생활하는데 그중 자매인 말괄량이 여동생과 참한 언니의 시골생활이 잘 표현된 영화였기에 어릴적 본건데도 부분부분 기억이 나네요.
또 12월 동안의 시골생활이면서 우리나라가 아닌 미국의 시골이기에 우리나라 시골과 비교해보는 재미도 있었답니다. 썰매타기 등은 비슷하구나 하면서도 다른 일상생활 등에는 호기심 어린 눈으로 바라보게 되었지요.
특히 2월의 생활 중에 캐러멜을 쭉쭉 늘이고 사과도 구워요~ 라는 장면.. 처음에 글을 안 보고 아이들이 뭔가를 잡아당기는 장면만 보고서는 우리나라 실타래 엮는 장면인가? 했답니다. 타샤 할머니의 시골에서는 캐러멜을 저렇게 손으로 죽죽 늘이는게 2월의 일상이었나봐요. 또 우리는 생으로 그냥 먹는 사과를 불에 구워먹는것도 신기했구요. 집에서 해먹는 캐러멜과 불에 구운 사과는 어떤 맛일까요?
아기가 크면 엄마에게 물어볼 것 같아요. 엄마, 나도 캐러멜 만들어주세요 내지는 엄마, 사과도 구워먹어요? 구우면 어떤 맛이 나나요? 라구요. 그러면 캐러멜은 못 만들어주더라도 사과는 한번 구워줘봐야겠네요.
바라보고 있으면 입가에 미소가 지어지는 따뜻한 그림 동화, 타샤의 열두달을 읽으면서 아이들이 달에 대한 개념, 계절에 대한 개념을 자연스럽게 알게 되는 것 같아 좋네요. 그리고 열두달 내내 행복하게 지내는 법을 터득하면 더욱 좋겠지요.
엄마도 아가와 함께 행복한 열두달을 보내렵니다. 타샤의 열두달을 보면서 말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