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인호의 인연 - 최인호 에세이
최인호 지음, 백종하 사진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9년 12월
품절


신랑과 나의 인연은 참 독특하다.

같은 대학 같은 과 동기 혹은 선후배도 만날 수도 있던 우리가, 내가 다른 대학 다른 과에 들어감으로써 10년이나 후에 만나게 된 것이다. 그것도 같은 지역도 아니고, 다른 지역에 살다가 말이다.

내가 대학에 들어갈때만 해도, 대학별로 입시일자가 달라서 가군, 나군, 다군,라군 등으로 나뉘어 복수지원, 복수합격이 가능했고, 나는 복수 합격한 곳 중 신랑이 다니던 곳과 다른 곳을 선택했다.

다른 곳에 내 인연이 있었던 줄은 꿈에도 모른채 말이다.

인연은 이렇듯 돌고 돌아 다시 만나게 되는 그런 게 아닌가 싶다.

내가 10년전 그때 신랑의 대학을 선택했더라면, 우리가 좀더 일찍 만나 연애도 하고, 결혼도 하고, 채성이도 좀더 일찍 낳아 길렀을까? 그건 돌아가보지 못한 과거이기에 미지수로만 남겠지..

양가 부모님들도, 그리고 우리도 입모아 말한다. 우리는 천생연분인가보다..라고.

천생연분이 따로 있을까? 둘이 그렇게 믿고 살면 그게 천생연분인게지..



책을 읽으며 가장 먼저 떠올린, 남에서 우리가 된 신랑과 나의 인연 이야기였다.

최인호님의 인연에는 물론 아내 분과의 인연도 나와 있지만, 최인호 작가님이 애정을 갖고 있는 사람,사물... 모든 이야기들이 다뤄지고 있었다. 그렇다. 그 분은 헤어짐에 익숙하지 않아 사물 하나하나에도 모두 애착을 갖고 있는 분이었다.

낡고 닳은 자동차, 그리고 죽은 줄 알았으나 꽃을 피우고 관심이 커지게 된 난, 부지불식중에 다가와 향이 되어 준 모과 등등..

또한 책의 향기에 빠져들 기 쉽게끔 작가님의 빼어난 글솜씨만큼이나 곱고 단아한 사진들로 채워져 있었다. 푸근하게 추억의 여행으로 동참할 수 있게 말이다.



별들의 고향이라는 아주 유명한 옛날 영화. 난 사실 아직 그 영화를 보지도 못했고, , 유명한 작가분이신 최인호님도 이 책을 통해 처음 만나 뵈었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니 이 분의 다른 작품들도 찾아서 읽어보고픈 욕심이 생겼다. 인연이라는 책을 통해 최인호님과의 인연이 생긴 것일까?



최인호님의 인연을 읽으며 많은 생각을 하였다.

최인호님의 추억여행에세이집이래서, 난 책 속에서 그 분의 인생을 읽겠구나 했는데, 책을 읽는 내내 인연이라는 끈이 계속 내 인생의 또다른 책을 읽어주고 있었으니 말이다. 책을 다 덮고, 나는 두권의 책을 읽은 느낌이었다.



부모님의 다리를 열심히 주물러드리는 안마 전담사였다 하셨는데, 우리 엄마도 안마 받기를 좋아하시는데 엄마가 원하실때까지 주물러드린게 몇번이던가..작년에 난 교통사고로 더 많이 편찮으시고 불편해하시는데도 아직도 난 엄마께 뭐든지 받기만 하지, 내가 먼저 나서서 그 좋아하시는 안마해드린 기억조차 없다. 학창 시절에도 다리 좀 주물러달라고 하시면.. 계속 조금만 더..라고 말씀하시는 어머니께 짜증내기도 일쑤였다.

오빠는 그런 면에서 참 효자였던 것 같다. 엄마가 주무실때까지.. 조심조심 엄마 다리를 주물러드리곤 했으니 말이다.



내 곁에 계셔주실때 그 감사함을 알고 더 잘해드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작년 교통사고 때 박았던 심때문에 입원해 계시는데, 퇴원하시면 아프지 않게 다리 안마도 해드리고, 더 잘 해드려야겠단 생각말이다. 작가님이 손녀 정원이를 끔찍이 생각하는 만큼.. 병원에 계신 엄마도, 지금 우리 채성이를 보고 싶어하시며 매일 핸드폰으로 6개월전 사진부터 동영상까지 매일 다시 보고 계시다는데, 얼마나 보고 싶으실까 말이다. 아기 데리고 병원에 가보고 싶은 마음 굴뚝이건만, 신종플루다 뭐다해서 병원에는 못 오게 하시니 퇴원하실 그 날만을 기다린다.



부모님과의 나의 인연, 그리고 신랑과의 인연, 그리고 내 아기와의 인연..

내게는 소중한 인연들이 참 많다. 그 인연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깨닫게 해주는 책이었다.



이 인연이 소중한 것은 반짝이기 때문이다. 나는 너의 빛을 받고, 너는 나의 빛을 받아서 되쏠 수 있을때 별들은 비로소 반짝이는 존재가 되는 것. -머리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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