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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빵빵
곽미경 지음, 임서우 그림 / 인시아 / 2026년 5월
평점 :


아들이 달라는 바나나를 꺼내주면서, 엄마 어릴 적에는 바나나가 그렇게 비싸고 귀한 과일이었는데 지금은 정말 흔하고 저렴해졌다는 사실이 (요즘과 같이 고물가 시대에도 바나나만큼은 내가 어린 시절보다도 더 저렴하니 정말 신기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신기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바로 얼마전 일 같은데 몇십년이 지난 일은 시대가 다르고, 경험이 다르다보니 겪어보지 않은 세대에게는 정말 생소하게 느껴질 수 밖에 없는 일들이 있다.
부모님께서 어릴 적 이야기를 해주시면(학교까지 십리 길을 걸어 다니시고 운동화 신은 친구들보다 고무신 신은 친구들이 더 많던 시절의 이야기가 내게는 정말 옛날 이야기책 이야기처럼 낯설게 느껴졌었다), 정말 까마득하게 느껴졌었는데 지금 나와 내 아이의 상황이 그렇지 않나 싶다.
우리 때는 그래도 큰 차이가 없지 않을까 싶지만 그래도 그게 아니었다.
초등학교로 바뀐 국민학교를 나온 세대다보니 토요일에도 학교를 다녔었고 체벌 문화도 있었고 가을 운동회 연습을 위해 한참을 시간을 들여 연습하는 일도 당연했었다. 도시락도 싸가고 겨울에는 학교에서 난로를 뗐기에 갈탄인지 조개탄인지를 아이들이 우유급식마냥 받으러 가기도 하고 그랬다. 지금처럼 비질만 하는게 아니라 나무 바닥의 교실에 왁스칠도 아이들의 몫이었다. 뭐 그 뿐이랴, 그 외에도 아주 많은 차이가 있을 것이다.
이 책은 바로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 빵과 관련된 자신의 인생 이야기를 담아낸 작가님의 인생 이야기와 같은 책이다.
60년대생이시다보니 나와 똑같은 시절은 아니지만 그래서 옥수수빵 급식 이야기는 내가 겪어보지 못한 일이라 생소했지만, 이전 시대의 문화를 경험해볼 수 있게 하는 이야기들이 담겨있어 좋았고 오늘의 이야기와 다른 그 시절만의 이야기들이 담겨 있어서 타임머신을 타고 돌아간 느낌이 드는 점이 좋았다.
부모님은 기억하실 수 있는 부분도 있겠다 싶어서 처음 책 소개글을 접했을때 부모님과 함께 읽으면 더 재미있겠다 싶은 부분이 있었는데
금새 집중해서 책을 다 읽고 나서 나 역시도 즐겁고 재미있게 읽었지만 부모님은 더 좋아하시겠구나 싶은 부분들이 많았다.
글도 잘 쓰는 분이라 이야기가 매끄럽고 재미있게 읽기 좋았는데, 그림은 정말 초등 4학년이 그렸다는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훌륭한 솜씨의 그림이었다. 손녀의 그림을 보고, 직접 그림을 부탁하셨다고 하는데 이모할머니의 부탁에 열심히 자료 조사까지 해가며 고증을 거쳐 그림을 완성했다는 똘똘한 손녀의 그림 덕에 글 내용에 몰입하기가 더 좋아지기도 하였다.

입학 첫날부터 선생님께 지적을 받고 학교 가기 싫어졌던 동생을 학교에 보내기 위해 엄마가 동생만 몰래 사주었던 소라빵 이야기
아빠가 사온 제빵기로 엄마가 좋은 재료를 넣고 만들어주셨던 맛있는 계란빵 이야기
길거리에서 구걸하던 소년 현우에게 빵과 용돈, 그리고 연락올때마다 챙겨주던 그 깊은 관심에 대한 이야기 등등
에피소드 하나하나가 기억에 남을 이야기였다.

그 중 어? 이건 나도 관심 많이 가던 이야기였는데 하는 부분은 하이디의 검은 빵과 흰빵 이야기였다.
알프스 소녀 하이디에서 빵 이야기에 관심 갖는 사람은 나밖에 없을 거다 생각했는데 작가님도 그 부분에 관심이 있으셨다니 무척 반가웠다.
거친 검은빵만 먹던 하이디가 도시에서 흰빵을 먹어보고 할머니 할아버지께 갖다 드리고 싶어서 자기몫의 빵을 몰래 보관하다 들킨 부분이 있었는데 그 하얗고 보드랍다는 흰빵이 도대체 무슨 빵인지 궁금했다.
어린 시절 생각하기엔 겉까지 하얀 빵이 흰빵이 아닌가 했는데(그때 내 상상력으로는 흰빵이 그때 먹어보던 찐빵인줄만 알았다.) 오늘날의 식빵처럼 속이 하얀 그런 빵이 흰빵이었을테고 검은 빵은 호밀, 오트밀 등이 들어가서 딱딱한 그런 빵이 아니었을까 싶다.
작가님은 나와 반대로 검은 빵이 궁금해서 오빠 초대로 스위스에 놀러갔을때 검은빵을 찾고 찾았는데 완벽한 검은 빵은 만나지 못했다란 이야기가 있었다.
빵에 얽힌 이야기들을 바탕으로 인생 이야기를 멋지게 풀어내주신 곽미경님의 빵빵빵
먹는 것을 좋아하고 빵을 특히 좋아해서 생각만 해도 즐거운 이야기가 바로 빵 이야기였다.
워낙 당 걱정, 다이어트 걱정 등으로 탄수화물 특히 밀가루를 줄여야한다고들 해서 빵을 예전처럼 마음껏 먹기 힘든 시기가 되긴 했지만 말이다.
책을 읽는 내내 다양한 빵을 만나볼 수 있는 것도 좋았고 작가님의 담백하면서도 한결같은 빵 이야기를 듣는 것도 좋았다.
입안에 너무 단 그런 빵이 아니라 기분 좋은 느낌의 빵 이야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