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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를 바꾼 명화 이야기
니시오카 후미히코 지음, 서수지 옮김 / 사람과나무사이 / 2026년 3월
평점 :


학창시절 세계사, 한국사 등의 수업시간에 교과서에 나온 원래 학습 진도 내용보다 선생님이 들려 주시는 교과서 밖 이야기들이 훨씬 더 재미있었던 기억이 난다. 이 책은 우리가 알고 있고, 배워왔던 세계사에 나오는 사건들과 미술시간에 배운 유명한 화가들과 그의 작품들이 어떻게 연관되는지, 우리가 몰랐던 그 이야기들이 얼마나 흥미진진한지를 자세히 들려주는 이야기였다. 그래서 정말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었다.
베스트셀러인 세계사를 바꾼 약, 세계사를 바꾼 13가지 식물 시리즈의 열한번째 책으로 흥미진진한 미술사의 이야기를 정말 더욱더 재미나게 읽을 수 있는 책이었다.
종교개혁 이후 종교미술을 우상 숭배 행위로 규정하고 교회의 회화, 조각 등을 무차별적으로 파괴하자 종교개혁으로 인해 예술가들의 밥줄이 끊길 위기에 처했다고 한다. 종교개혁 이후 초토화된 17세기 네덜란드 미술은 오히려 한 세기 동안 600만점의 회화가 그려질 정도로 정물화, 풍경화와 같은 새로운 예술 장르가 나오게 되고 요하네스 페르메이르, 렘브란트 반 레인 등의 걸출한 화가에서부터 이후 빈센트 반 고흐로까지 그 흐름이 이어졌다고 하였다. 위기가 곧 기회, 기존에 종교가 먹여살렸던 예술가들의 관심이 일반 시민으로 확산되어 그리는 대상도 달라진 것이라 하였다.
또 고흐, 르누아르, 모네 등 오늘날에는 천문학적인 액수로 팔리는 작가의 작품들이 그 당시에는 너무나 인기가 없어서 작가들이 먹고 살 길이 막막해져 모네는 진지하게 자살을 생각하고 고흐는 그림 한 점 제대로 팔지 못해 결국 자살을 하게까지 되었다 하는데 인상파 회화가 그러면 언제부터 귀한 몸이 된 것인지에 대한 이야기도 놀라웠다. 궁정문화의 상징이라 여겨지던 금테 액자와 카브리올 레그 (찾아보니 오늘날에도 고급스러운 테이블 다리 등으로 사용되는 약간 구부러진 곡선의 테이블 다리를 말하는 것이었다.)등을 적극 활용한 최고 미술상 폴 뒤랑뤼엘의 공이었다고 한다. 그가 인상주의 회화를 알아보고 거기에 적극적인 마케팅 등으로 고급스럽게 포장한 전략 및 최고의 분위기, 서비스라는 기법으로 포장한 시너지 효과가 19세기 이후 세계의 돈줄이 된 미국 부호들의 귀족 콤플렉스를 제대로 공략했다는 것이었다.
오늘날에도 마케팅의 힘이 정말 대단함을 실감하게 되는데 그 훨씬 오래전부터도 이렇게 미술작품을 천문학적인 예술품으로 끌어올린 한 미술상의 안목과 전략이 숨어 있었다니 정말 놀랍지 아니할 수 없었다.
또한 그 이전에는 주로 귀족이나 왕족 등을 그려왔던 화가들 가운데서 특히 네덜란드에서 허드렛일을 하는 인물을 화면의 주인공으로 내세우기 시작했다고 한다. 다른 나라와 달리 네덜란드는 하녀의 위상이 높은 편이었고 하녀는 지역을 청결히 유지하는데 꼭 필요한 직업인으로 존중을 받는 분위기였다고 하였다. 요하네스 페르메이르의 우유를 따르는 여인은 푸딩을 만들던 하녀의 모습을 그린 것으로 이미 인지도가 높았던 화가의 작품을 사기 위해 프랑스에서부터 왔던 손님에게 페르메이르가 지금은 작품이 없다고 거절하자, 주변인들이 정 그의 작품이 보고 싶으면 근처 빵집에 가라고 하였다고 한다.놀랍게도 그의 유명한 작품 으유를 따르는 여인은 빵집 홍보용으로 걸려있었고 심지어 그림 값도 빵값 3년분에 해당하였기에 유명 화가의 작품이 빵집 홍보에 쓰였다는 점과 주인공이 하녀라는 두가지 충격을 받고 프랑스 사람이 자기 나라로 돌아갔다 하였다.
화가의 유명한 작품이 일상 생활 속 서민들 사이에 굉장히 깊숙이 자리했음을 알 수 있는 부분이었다.
또한 회화라는 영역을 부동산에서 동산으로 바꾸어진 캔버스의 등장도 당시에는 굉장히 획기적이었다고 한다. 천장, 벽면 등에 그려져 절대로 움직이기 힘들었던 최후의 만찬 등의 작품은 나폴레옹이 아무리 탐을 내도 가져갈 수 없었고 움직일 수 없는 부동산이었기에 세계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지정될 수 있었다고 한다. 반면 모나리자는 캔버스에 그려져 개인 소장이 가능해서 유네스코 문화유산에 등재될 수 없었다고 하는 차이가 있었다고 한다. 캔버스는 그리는 공간과 장식하는 공간을 가리지 않는 획기적인 유동성과 기동성을 갖게 해주었다고 한다.
또 정말 흥미로웠던 예술가들의 극적인 차이도 만나볼 수 있었다.
두 천재 화가였던 미켈란젤로의 대작 천지창조 천장화를 다빈치가 그리면 4000년이 걸릴 수 있다라는 이야기도 재미있었다.
미켈란젤로는 작업속도가 생명인 프레스코화에 적합하게 대담한 터치로 쓱쓱 그려나갔는데 다빈치의 모나리자는 돋보기로 아무리 확대해 보아도 붓자국이 거의 보이지 않을 정도로 정교하다 하였다. 옅게 푼 유화물감을 말도 안되게 엄청난 횟수로 덧칠하여 회반죽이 마른 뒤 덧칠하지 않는 프레스코와는 정반대 기법으로 그려졌기에 크기 면에서 소품 부류에 들어가는 모나리자 작품 하나에 장장 15년의 시간이 들어갔다고 한다.
반면 천지창조는 체육관 천장만큼 화폭이 크기에 다빈치가 모나리자를 그린 속도와 같은 화법으로 그린다면 장장 4000년의 시간이 걸린다는 것이었다.
이렇듯 미술과 세계사 속 몰랐던 이야기를 한데 엮어 설명으로 들으니 정말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많음을 알 수 있었다.
각자가 좋아하는 분야가 있고 그 분야의 세계사 속 이야기를 들으면 더욱 재미있을 텐데 내게는 미술과 관련된 세계사 이야기가 정말 재미있게 다가왔다. 세계사를 좋아하는 우리 아이도 이런 부분은 정말 더 재미나게 읽고 기억할 수 있겠다 싶은 부분들이었다.
단순히 시간대별 역사적 중요 사건 등으로만 암기하기 보다 중요 사건으로 인해 파생된 변화에 초점을 맞춰서 알게 되는 내용들이 꽤 재미난 부분들이 많기에 교과서를 떠나 교양으로 알고 있어도 좋을 그런 내용들을 재미나게 만나볼 수 있어 좋은 기회가 되는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