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요정배급회사 ㅣ 호시 신이치 쇼트-쇼트 시리즈 7
호시 신이치 지음, 김진수 옮김 / 하빌리스 / 2025년 12월
평점 :


진짜 놀랐던게 이 책을 읽으면서 최근에 쓰여진 글인가 하고 읽을 정도였는데, 놀랍게도 이 책이 쓰여진 시기가 유리 가가린 소령을 태운 최초의 유인 우주선이 대기권 밖을 여행하던 1960년대라고 한다. SF 공상과학 소설을 쓰는 작가들의 경우 중 미래를 정말 잘 예측해서 과거의 글임에도 시대에 전혀 뒤처진 느낌을 받지 않는 경우가 있는데 이 작가의 글이 그러한 느낌이었다.
이 책은 총 35편의 쇼트쇼트라는 초단편소설들로 이루어져 있는데 200자 원고지 20매 분량의 초단편소설을 말한다 한다.
저자 호시 신이치는 도쿄대 출신으로 1957년 SF 동인지 우주진 창간에 참여하면서 쇼트쇼트라는 장르를 개척했다고 한다.
일본 SF의 전설, 일본의 국민작가, 초단편 소설의 거장이라하는데 나는 이 책으로 호시 신이치의 글을 처음 읽어보았고, 읽으면서 그 세련되고 간결되면서도 함축적인 문체에 감탄하였다. 원래 긴 글밥의 장편소설보다 단편소설에 하고 싶은 이야기를 다 담아내기가 어려운 법인데 초단편소설에 이렇게 허를 찌르는 듯한 깊은 의미를 함축하고 있는게 쉬운 일일 수 없을 텐데 말이다.
쇼트쇼트 초단편소설은 요즘처럼 SNS의 짧은 글들에 익숙한 시대의 독자들에게 더욱 잘 어울리는 글이 아닌가 싶었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길게 읽을 수 있는 장편소설들을 더 좋아하지만, 바쁜 현대인들 중에는 책 한권에 집중하기까지의 시간을 견디기가 힘들거나 어려워서, 짧게 읽거나 보기 좋은 숏폼에 익숙해져있는 경우가 많은데 쇼트쇼트는 바로 그런 숏폼에 최적화된 소설이 아니었나 싶다.
짧지만 깊은 울림을 주는 글들.
생각을 하게 하는 그런 글들을 재미나게 읽기 좋은 호시 신이치의 작품이었다.
첫 시작은 복신으로 시작하는데, 부자가 되고 싶어서 (일본의 )남들처럼 신사에 가서 비는게 아니라 재계 거물의 무덤에서 소원을 빌고, 감히 고인의비석의 귀퉁이를 부적으로 삼으려는 아주 위험한? 상상을 실천하려고 하였다. 그런 그를 말리는 목소리가 등장한다. 바로 복신.
복을 주는 신이 그를 진짜 부자로 만들어준다하였다. 아니 이렇게 운이 좋을 수가? 라고 주인공도 독자도 생각하겠지만, 놀랍게도 생각을 뒤트는 결말이 기다린다. 물론 이 책이 쓰여지던 당시가 아닌 소설이나 영화 속 반전이 일상화된 요즘에는 어느 정도 결말을 예상할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재미있는 결말이었다.
애프터서비스도 웃겼다. 아니 이건 현대 회사들의 상술이라고 해야할지. 처음에 베레모와 뇌 사이의 존재에 대해 영업하려는 회사원이 등장했을때, 존재라는 이름으로 혹시 무슨 유령이나 귀신 같은데 붙어있는 것인가? 라고 좀더 과하게 상상을 하였는데 그건 아니고 머리카락이 좀 많이 모자라신 화백에 대한 이야기로 탈모 치료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었다. 탈모인에게는 정말 절실할 수 있을 그런 상상이야기. 아니 이게 이렇게 다 된다고? 이런게 있으면 정말 좋겠다라는 상상을 누구나 할텐데, 하면 할수록 이게 상상과는 또 다른 식으로 흘러간다.
어쩜 저자는 1960년대에 이런 상상을 할 수가 있는거지? 정말 상상력이 무궁무진하게 샘솟아나가는 사람이구나 싶었다.
요정배급회사는 다른 글들보다 좀더 길었는데, 읽으면서 어째 좀 쎄한 기분이 들었달까?
우리가 생각하는 바로 그 요정이 맞나? 싶은데 얼핏 팅커벨을 떠올리게 하지만, 놀랍게도 외모는 팅커벨보다 박쥐에 가까운 외모를 갖고 있고 요정이라고 할수는 없지만 선악의 중간 쯤 애매모호한 느낌이라 요정이라는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아주아주 놀라운 그 요정에 대한 작가의 상상 이야기가 정말 인상적이었다.
사람의 말을 하는 요정을 먹어보기까지 하는 그 연구 이야기도 충격이었다. 아니 인간의 잔인함은 어디까지인가? 싶었다.
사실 더 중요한 것은 사람들이 간과한 부분이었지만 말이다. 그 요정이라는 것이 사실 오늘날에 비슷하게 사람들을 홀리는 것들과 마찬가지가 아닐까도 싶다. 아이들에게는 스마트폰이나 게임이 작가가 말하는 요정이 아닌가 싶었다.
읽으면서 탈무드도 생각나고, 이솝우화도 생각나던 책
현대판 우화 느낌이란 생각이 들었다. 재미나게 읽을 수 있었기에 호시 신이치의 다른 쇼트쇼트들도 읽고 싶어졌다.
무엇보다 선정적인 내용의 작품이 아니면서 충분히 재미있는 점이 정말 좋았다.
표지에 그려진 카드 7이, 쇼트쇼트 시리즈 7번째라는 뜻이었구나.
다른 시리즈도 읽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