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지산
히라노 게이치로 지음, 양윤옥 옮김 / 하빌리스 / 2025년 1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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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제공받은 책을 읽고 쓴 솔직후기입니다.


히라노 게이치로 작가는 교토대 법학부에 재학중일 때 첫 작품 일식을 투고하여 아쿠타가와 상을 수상했다고 한다. 2020년부터는 본인이 아쿠타가와 상 심사위원을 맡고 있다 한다.

매 작품마다 변화하는 다채로운 스타일로 일본 문학계에서 독보적인 존재감을 드러냈고 이 작품 후지산은 10년만에 발표한 귀한 단편집이라 하였다.

개인적으로는 이 작품으로 히라노 게이치로의 글을 처음 읽어보게 되었다.

5개의 단편소설로 이루어져 있고, 인생을 좌우하는 사소한 '선택'의 이야기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었다.

제목이기도 한 후지산은 데이트 매칭앱을 통해 코로나 시기에 만난 썸을 타고 있던 커플이 후지산을 볼 수 있는 기차를 타고 여행을 떠나려던 찰나 맞은편 열차의 여자아이의 위험 신호 사인을 눈치챈 여주인공이 아이를 구하기 위해 내리면서 남자에게 같이 내리자했는데 주저하는 모습에 크게 실망을 하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아무도 보지 못한 그 신호를 여주인공이 눈치채고, 실제로 성폭행을 당할 위기에서 소녀를 구해냈는데 결혼까지 고려하고 있던 남자가 자신의 말을 들어주지 않고 따라 내려 도와주지 않자 실망하고 그로 인해 헤어지게 되었다는 내용이었다.

그리고 그 이후의 이야기까지.

위급한 상황이다 생각했지만 남자의 그때 그 반응에 실망했던 여성은 그 이후의 남자의 행보에 더 놀라게 되었다.

이때 그 선택이 아니라 다른 선택을 했더라면 어땠을까?

오래전 유행했던 선택에 대한 프로, 이휘재의 인생극장이 생각나기도 하는 대목이었지만 이 책은 그보다는 좀더 진지한 느낌으로 다가온다.

단지 썸을 탔을 뿐이고 다른 사람들처럼 스쳐 지나갔을 인연일 수도 있다 생각했지만, 그런 그에게 실망했다 생각했지만

그는 그녀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착한 사람이었고, 그로 인해 미안한 감정이 들고 슬플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된다.

이후의 이야기들 중에서 거울과 자화상 속에서도 사형을 받고 싶은 남자의 엉뚱한 거울 속 자화상과의 대화 이야기가 나온다.

이건 또 무슨 이야기지? 이 사람은 왜 이럴까? 싶은데 자라온 형편이나 배경을 생각해보면 정말 살인이라는 생각 자체는 너무 끔찍하지만 이 사람도 너무 억울하게 살아왔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 와중에 자신에게도 상대방에게도 특별한 경험이 되었던 중학교때 미술선생님과의 대화.

평범하게 지나갔을 수 있었을 상황이었는데 두 사람에게 각자에게 다 특별한 순간이었구나 싶었다.

히라노 게이치로 소설은 처음 읽어보는데, 장편소설에 대해서도 정말 궁금해졌다.

단편임에도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글이었기에, (현학적인 글이 아닌 것도 정말 좋았다.)

낭만 3부작이라는 초기 글들부터 시작해, 일관되지 않고 다양한 이야기들을 다루고 있다는 그의 많은 다른 작품들 역시 궁금해졌다.

다음에는 장편도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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