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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왜 동물보다 잘났다고 착각할까 - 자신만이 우월하다고 믿는 인간을 향한 동물의 반론
장 프랑수아 마르미옹 지음, 김지현 옮김 / 북다 / 2025년 3월
평점 :

‘책좋사 카페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인간은 스스로를 동물이라고 부르기를 주저하며 동물과는 다른 고귀한 특성을 지닌 존재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흔히 다른 사람을 비난할 때 ‘짐승만도 못한 놈’이라고 한다. 비난의 강도를 높일 때는 ‘개만도 못한 놈’이라고 구체적인 종(種)을 지칭하기도 한다. 이처럼 인간들은 자신들이 지구상에서 가장 우월한 종이라고 생각하며 인간과 동물은 질적으로 다른 존재하고 여긴다.
성경에 보면 “하나님이 이르시되 우리의 형상을 따라 우리의 모양대로 우리가 사람을 만들고 그들로 바다의 물고기와 하늘의 새와 가축과 온 땅과 땅에 기는 모든 것을 다스리게 하자 하시고 하나님이 자기 형상 곧 하나님의 형상대로 사람을 창조하시되 남자와 여자를 창조하시고 하나님이 그들에게 복을 주시며 하나님이 그들에게 이르시되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라. 땅을 정복하라, 바다의 물고기와 하늘의 새와 땅에 움직이는 모든 생물을 다스리라 하시니라”(창 1:26~28)는 말씀이 있다. 하나님에 의해서 특권을 부여 받은 인간들은 지금도 수많은 생물들을 멸종시키면서 지구를 정복중이다.
이 책은 심리학자이자 인문과학 저널리스트, 그리고 세계적인 멍청이 권위자 장 프랑수아 마르미옹이 동물의 세계를 탐험하며 그 답을 우아하면서도 유머러스하게, 그리고 통쾌하게 전달하며, 인간만의 것이라 굳게 믿어 왔던 잔인함, 언어, 공감 능력 등이 얼마나 많은 동물 종에 존재하는지 알려 준다. 이 책에 참여한 30여 명의 심리학자, 과학자, 생물학자, 철학자, 인간학자, 행동학자, 동물심리학자, 동물행동학자, 역사학자 등은 오랫동안 인간 사회에 깊이 뿌리박혀 있던 동물에 대한 갖가지 오해를 깨부순다. 이 과정에서 인간이 동물과 얼마나 비슷하고 또 다른지 알 수 있다. 그리고 우리가 다른 동물들을 어떻게 바라보고 대해야 하는지, 자연과 어떤 관계를 맺어야 하는지를 일깨워 준다.
기분이 나쁘다고 다른 존재를 잔혹하게 대하는 건 인간뿐이다. 인간을 제외한 동물들은 다른 동물들에 불필요한 해코지를 하지 않는다고 알려졌다. 과연 그럴까. 저자들은 잔인함이 인간만의 전유물은 아니라고 주장한다. 가령, 고양이는 먹고 살기 위해서가 아니라 즐거움을 위해 쥐의 목을 물어 부러뜨린다. 침팬지는 권력을 얻기 위해 동료를 죽이는 걸 서슴지 않는다. 인간과 동물은 별다른 차이가 없다. 진화론을 확립한 찰스 다윈은 ‘종의 기원’에서 ‘고등동물의 정신 능력은 정도만 다를 뿐 본질적으로 인간의 정신 능력과 같으며 더 발전할 수 있다’는 입장인데, 저자도 다윈의 입장을 따르면서 인간이 동물보다 우월하다는 믿음이 잘못됐다고 강조한다.
이 책에서 저자는 “과학의 관점에서 볼 때 오늘날 인간은 하나의 독특한 동물에 불과하다.”고 하면서 “인간의 고유한 특성은 동물심리학 분야에서 새로운 사실이 발견될 때마다 줄어들고 있다. 지능, 추상성, 언어, 문화, 도덕성 등 지금껏 우리를 특별하게 만들어 준다고 여겨 왔던 요소들조차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다른 포유류에서 발견되었다.”고 말했다. 동물행동학은 동물의 세계가 지능적인 인간과 본능적인 나머지 동물로 구분되는 것이 아님을 보여 주었다.
인간과 동물의 만남은 인류 역사와 함께 시작되었다. 오랜 시간 동안 동물들은 단순한 동반자를 넘어 인간 삶의 필수적인 부분을 차지하며 다양한 역할을 수행해왔다. 현대 사회에서 동물은 가족 구성원으로 자리매김하며 우리 삶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 책은 동물에 대해 아주 사실감 있게 표현하고 있다. 비록 동물에 불과하지만, 지구의 생태계를 지배하고 있는 놀라울 정도로 조직화된 동물의 사회를 통해 우리 인간 사회의 한 단면을 들여다보는 것이다. 그 외에도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여러 동물의 재미있고 흥미로운 사실들과 인간의 본성에 대한 깊은 성찰과 우리 사회에 대한 교훈 및 경종을 주는 것으로 동물보다 잘났다고 착각하는 사람들이 읽어야 할 책으로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