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에이지즘에 반대한다 - 새파랗게 젊은 것과 고집불통 노인네가 모두 당하는 차별
애슈턴 애플화이트 지음, 이은진 옮김 / 시공사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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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최대의 사회문제로 떠오르는 것은 에이지즘이다. ‘에이지즘1969년에 처음으로 사용된 용어로서,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사람의 지적성적 능력, 생산성, 매력 등이 떨어진다는 일반적인 믿음을 근거로 하여 나이 든 사람에게 가해지는 편견과 차별을 의미한다. 인종차별이나 성차별과는 달리, 차별하는 사람들이 나이가 들면 차별을 받는 입장이 된다는 특징이 있다.

 

나 역시 노인이 되고 보니, 그 초입부터 연령차별이란 가파른 언덕이 내 앞을 가로막고 있다. 꽤 가파른 언덕이라 나는 지금 숨이 차다. 곳곳에 연령차별 자국들이 스며 있다. 이 자국들이 내 자아감에 상처를 주고 있고, 나이 먹은 사람들의 위치를 망가뜨리고 있다.

 

우리 사회에 만연된 에이지즘은 점점 늘어가는 노인 인구 활동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 그들이 사회의 건강한 일원으로서 기여하는 것을 방해한다. 이제 에이지즘은 고령화 시대의 경제적 측면만의 문제가 아니라 인권의 문제가 되었다. ‘늙는다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이 강한 젊은이들은 언젠가 부메랑을 맞게 된다. 자신들이 노인이 되었을 때 스스로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품게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재의 젊은이들이 나이가 들어 불행한 삶에 빠지지 않게 하기 위해서라도 만연된 에이지즘을 줄여나가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이 책은 미국자연사박물관에서 일하는 애슈턴 애플화이트가 자신의 노년 생활과 여러 연구 결과 등을 토대로 연령차별에 관한 메시지를 정리했다. 오랫동안 진행해온 인터뷰와 취재, 연구 조사 등을 바탕으로, 연령차별 논의가 왜 필요한지에 관한 이야기부터 연령차별의 구체적인 실상과 그에 대응하는 여러 행동 방안까지, 연령차별에 관한 모든 것을 담았다.

 

저자에 따르면 연령차별은 사회·문화적으로 구축된 개념이다. 연령차별은 1920세기 근대화의 진행과 맞물려 나타났고 지난 세기의 청년문화현상이 이를 심화시켰다. 인간을 노동력으로 간주하는 자본주의도 연령차별에 일조했다. 15세 이상64세 이하를 노동 가능 인구로 간주하고 만 65세 이상을 노령 인구로 분류해 사회가 부양해야 할 존재로 본다.

 

저자는 노년학자 칼 필레머의 말을 빌려, “젊은 사람들은 행복이 상황 때문에 생긴다고 생각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사람들은 상황에도 불구하고 행복이 생긴다는 것을 알게 된다고도 이야기한다. 뿐만 아니라, 건강, 성생활, 일의 능률 등등에서 당연히 젊은이들보다 뒤떨어질 거라 여기는 것에도 반박한다. 나이가 들면 무조건 병들 거라는 생각, 나이가 들면 성생활이 확연히 줄어들 거라는 생각, 나이가 들면 일적으로 능력이 떨어질 거라는 생각 등등이다.

 

저자는 나이로 누군가를 판단하고 편견에 사로잡힌 시선을 보내는 연령차별적 시각은 결국 자신에게 부메랑이 되어 돌아온다고 강조한다. ‘노인을 떠올릴 때, 가장 먼저 머릿속에 맴도는 거동이 불편한정형화한 이미지도 선입견일 뿐이고, 어떤 문화권에서 유용하게 쓰이는 어르신이라는 표현도 금기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연령차별은 타인에 대한 혐오로 시작하여 결국 자기 자신에 대한 혐오로 바뀌기 마련이다. 늙지 않는 사람은 없기 때문이다. 차별과 불평등이 돈이 되는 세상, 아주 오랫동안 그들의 배를 불려준 가장 크고 질긴 차별에 대하여 경고하는 이 책을 노인은 물론 젊은이들에게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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