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삼국지 - 하
저우다황 지음, 김석희 옮김 / 작가정신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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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삼국지>만큼 대중의 사랑을 한 몸에 받은 소설은 없을 것이다. 시간이 갈수록 그 생명력은 더욱 찬란한 빛을 발하고 있으니, 불멸의 고전이라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귀한 것일수록 짝퉁이 있는 법, 세상에는 수많은 <삼국지> 판본이 존재한다.

 

삼국시대가 끝난 후, 수많은 왕조가 들어서고 사라지는 와중에서도 삼국지 영웅들의 무용담은 민중들 사이에서 끊임없이 회자되고 확대재생산 되었다. 이러한 과정에서 유비는 가장 이상적인 군주로, 조조는 비정한 간웅으로, 관우는 충의의 무인으로, 또 제갈량은 신기의 군사로 인물상이 정립되었다.

 

중국의 저우다황이 집필한 이 책은 기존의 삼국지가 지닌 결말을 완전히 뒤엎은 대체역사소설이다. 독특한 전개와 해석으로 이본(異本) 삼국지 중 단연 독창적인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중국에 실존해 있는 가상의 역사서 삼국구지를 기초로 하여, 이를 옮겨놓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이 책은 정의가 패배하는 기존 삼국지의 결말에 씁쓸함과 허탈함, 나아가 울분마저 느껴온 독자들에게 통쾌한 카타르시스를 안겨준다. 기존 삼국지에서 별로 알려지지 않았던 인물들이 이야기를 이끌어 나간다. 유비·관우·장비·제갈공명 등의 기존 주역들이 배후로 물러나는 대신 마초·위연·강유·마운록 등의 장수들이 통일 대장정의 주역으로 나선다. 특히 변방인 서량 출신의 마초의 경우 한나라 중흥의 일등공신이라 할 만큼 대단한 활약상을 보인다.

 

<반 삼국지>는 모두 60회까지로 되어있는 바, 각 회마다 기다란 제목이 붙어있다. 상권 첫 회에서는 유비의 군사로 초빙된 서서가 조조에게 잡혀있는 노모를 구하기 위해 허도로 떠나는 장면에서부터 시작된다. 연의와는 달리 조조의 계략임을 간파한 제갈량이 조자룡을 허도에 밀파하여 서서의 노모를 구해옴으로써 서서가 끝까지 유비를 돕는 것으로 나온다.

 

상권에 이어 하권은 제26황충, 위세를 떨쳐 서황을 쳐부수다. 강유, 계책을 써서 조진을 속이다.’에서부터 제59마초, 비단 옷을 입고 서량으로 돌아가다. 조식, 슬픔의 노래를 부르다.’까지 기록했다.

 

제갈량은 세 방면으로 군대를 파병했다. 위연에게는 민지를, 마초에게는 낙양을 각각 공격하게 하고, 자신은 황충을 선봉으로 삼아 동관을 나와서 문향으로 향한 것이다. 그리고 남양 방면에서는 관우가 명령을 내려 장포와 관홍에게 등봉을, 황무와 최기에게는 겹욕을, 장비에게는 섭현을 각각 공격하게 했다. 이 소식을 들은 허창이 조진에게 병력 2만을 이끌고 민지를 지키게 하고, 그 밖의 각지에도 증원군을 보내 수비를 강화하면서, 모든 부대는 사마의의 자휘를 받으라고 명령했다. 마지막 회에서는 마초가 서량으로 금의환향하고, 조조의 두 아들 조식과 조창이 북방 피난지에서 만나 지난 일을 회고하며 탄식하는 것으로 끝을 맺고 있다.

 

이 책이 삼국지연의와 근본적으로 다른 것은 유비가 삼국통일을 완수하고, 그의 손자 유심이 촉한황제에 즉위하여 후한을 이어가며 승상 방통이 보필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우리가 그동안 진리처럼 알고 있는 사실에 대해 가끔은 반대로 볼 필요성도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는 앞으로 우리가 세상을 살아가는데 있어서 매우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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