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품명품 수집 이야기 - 쓰레기? 나에겐 추억
전갑주 지음 / 한국교과서 / 2015년 8월
평점 :
품절


나는 어려서부터 우표 수집을 했다. 지금은 몇 권의 책이 되어 나에게는 가장 귀한 보물이 되었다. 중학교 다닐 때 외국 학생과 펜팔을 하게 되고부터 우표를 모으기 시작했으니 40년이 넘도록 모은 것이다. 그 당시 학생들 사이에서 우표 수집은 인기가 있었다. 크리스마스 때는 학교에서 의무적으로 폐결핵 환자를 돕기 위해 크리스마스 실을 10장씩 사도록 하여 편지를 보낼 때 우표 옆에 붙여서 보내도록 했다.

 

우표 수집을 하다보면 기념일이나 올림픽 등 각종 행사 때면 우표가 발행되기 때문에 우표 값도 만만치 않게 들어간다. 그래서 편지에 붙은 우표를 한 장 한 장 모으기 시작했다. 소인이 붙어 있어 값어치는 없지만 편지 봉투에 붙은 우표가 많은 도움이 되었다. 한 번에 잘 떨어지는 우표도 있지만 떨어지지 않는 우표는 가위로 오려 접시 물에 동동 띄워두면 종이가 불어서 우표가 잘 떨어진다. 이렇게 뗀 우표가 눅눅하게 마르면 다림질을 해서 모아 두었다. 훗날 오랜 세월이 지나면 우표들도 자산의 가치가 있다고 하니 아이들에게 물려줄 생각이다.

 

이 책은 23살 때부터 지금까지 32년째 수집광인 저자 전갑주씨가 옛 교과서와 교육자료, 6.25 전쟁 흔적 자료, 역사사료, 근현대 생활 사료 총 20만여 점을 수집한 것을 추억장사 마수걸이 상품으로 자신의 32년 수집이야기를 엮은 것이다.

 

이 책에는 개화기 최초 3종 국어 교과서, 1948~1951년 사이에 간행된 바둑이와 철수(국어1-1)’4종 교과서, 한석봉 천자문, 조선어독본, 최남선 소년잡지, 6·25 한국 전쟁 당시 전시 교육 체제(비행기, 탕크, 군함) 교과서 9종 등 다양한 희귀 국내 유일본 통합 국어 교과서들을 소개한다.

 

수집을 즐기는 사람들을 두고 수집광이라고도 이른다. 수집, 그것은 마약과도 같은 중독성이 있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 열광하며 스스로 그것을 자신의 관념과 생활 속에 넣어 두길 원한다. 마치 아름다운 새가 럭셔리한 새장 속에서 아침마다 자기를 깨우기 위해 노래를 부르는 것을 즐기는 새의 주인과도 같이, 이 같은 공유에는 낯선 이가 방해할 수 없는 깊은 골이 있다.

 

이 책에는 쓰레기? 나에겐 추억이라는 부제가 달려 있다. 자신에게 유용한 것, 기쁨을 주는 것을 사모하고, 그것을 따라 삶을 영위해 나아가는 사람이야말로 수집가의 자질을 지닌 사람이다. 수많은 사람이 수집가가 되려고 한다. 담배를 수집하는 사람에 대해 이를 싫어하는 사람들은 비판적인 견해를 피력한다. 즉 담배 수집가들은 진귀한 담배를 금쪽같이 여기지만, 흡연을 경멸하는 이들에게 담배는 쓰레기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수집가 3대 요소는 돈, 열정, 시간이다.”라고 하면서, 그런데 이 세 가지 보다 더 중요한 것이 인내심이라고 강조한다. 온갖 유혹과 핍박을 견뎌 내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그 가슴앓이 속에서 최소한 10년 이상은 인내해야만 수집가로서 명함을 내밀 수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저자에게 존경심을 표하고 싶다. 아무나 쉽게 할 수 없는 것을 저자는 꾸준히 하여 오늘의 이런 결실을 맺게 되었다. 나도 늦었지만 지금부터라도 수집을 해야 하겠다. 부모님이 가지고 계신 도민증과 학생 시절 썼던 돈, 타자기, 전화기 등 모두 모아야 되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