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자와 공자가 만났을 때
안성재 지음 / 어문학사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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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살아가면서 인생의 답이 잘 보이지 않을 때 책을 읽어보기도 하고 여기저기 찾아다니며 묻기도 한다. 밑줄을 좍좍 그으며 철학책을 독파하고, 유명 인문학자의 강연을 열심히 찾아다닌다. 그렇다고 길이 훤히 보이느냐면, 그렇지도 않다.

 

벚꽃, 개나리가 활짝 핀 4월에 어쩌면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책 한권을 읽었다. <노자와 공자가 만났을 때>라는 책이다.

 

노자는 위대한 사상가일 뿐만 아니라, 도가 학파의 창시자이다. 그런가 하면 공자 또한 당 시대의 위대한 사상가요 유교학파의 창시자다. 이들 두 사상가는 춘추전국시대의 혜성 같은 인물들로 등장하여 각기 태평천국을 위한 도를 가르쳤다. 노자가 무위자연에 입각한 무위의 정치를 역설했다면, 공자는 인의예지 사상에 입각하여 도의의 정치를 강조했다.

 

이 책은 중문학자인 안성재 인천대 교육대학원 교수가 노자와 공자의 사상이 대치된다는 기존 해석에 이의를 제기하면서 노자와 공자 모두 법치(法治)보다는 덕치(德治)를 중요하게 여겼고 윗물이 맑으면 아랫물이 맑다고 믿었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노자가 이상향인 대동(大同) 사회로 돌아가기 위해 무위자연의 통치법을 강조했다면, 춘추시대의 혼란기에 살았던 공자는 일종의 과도기인 소강(小康) 사회를 이루기 위해 인의예악(仁義禮樂)을 중시한 것이 차이라고 안 교수는 풀이했다. 선배 노자가 원론주의자라면, 후배 공자는 수정론자에 가까웠다는 것이다.

 

고전은 확실히 어려운 분야이지만, 노자와 공자의 사상에 대해서 우리가 쉽게 이해하기 쉽게 대화형식으로 어떤 부분이 다르고 어떤 것이 같은지를 객관적으로 다룬다. 특히 열 하룻날의 대화라는 형식을 가져와 좀 더 친숙하게 노자와 공자의 사상을 비교하므로 현대의 우리처럼 혼란기에 살았던 노자와 공자의 대화에 참여하다 보면 우리에게도 그들이 고민했던 선택의 기로가 놓이고 현실 세계 참여에 대한 질문을 피할 수 없게 된다.

 

이 책은 모두 열한 가지 주제로 나누어 토론 형식으로 전개하였다. 먼저, 노자가 추구한 대동사회와 공자가 회복하고자 노력한 소강사회의 개념을 정리하여 소개하고, 이어서 대동사회를 이끈 성인과 소강 사회를 다스린 군자에 대해 상호 비교하였으며, 무위자연이란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이러한 무위자연의 정치란 궁극적으로 무엇인지 설명한다. 또한 날은 중()과 화()라는 덕의 양대 구성요소에 대한 두 사람의 생각을 알아본다. 중이란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공정하고도 객관적인 태도를 일컫고 화란 어느 하나 버리지 않고 모두 함께하려는 조화로운 태도를 말한다. 따라서 중과 화는 덕을 행하기 위한 양대 실천 강령인 것이다.

 

이 책에서는 노자가 말하는 지도자의 세 가지 보물에 대해 이야기 한다. 노자는 검소함, 자애로움, 겸손함이다. 이는 중과 화를 실천하기 위한 전제조건이다. 공자 역시 이 세 가지를 중요시 여겼다.

 

동양에서나 서양에서나 고전은 모두 오래된 과거 문헌이지만 고전은 과거에만 머물지 않고 미래를 상상하는 생각의 창고가 된다. 이 책을 읽으면서 노자와 공자가 태어난 역사적 상황을 머릿속에 그려본다.

 

노자와 공자가 만났을 때 / 안성재 저 / 어문학사 / 2015.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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