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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께서 말씀하시기를 - 김형규 선교에세이
김형규 지음 / 샘솟는기쁨 / 2013년 12월
평점 :
절판
얼마 전에 MBC 방송이 한국교회를 폄하하고 교회에 대한 비판적인 일부 사람들의 말만 듣고 사실 확인 없이 편파 보도한 일이 있었다. 물론 교인의 한 사람으로서 부끄러움을 금할 수 없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한국교회는 개혁되어야 한다고 말하기도 한다. 교회를 향한 세상의 요구에 충족시켜 주지 못하기 때문이리라.
한국에 복음이 들어온 선교 초기만 해도 한국 교회는 사회를 리더해 나갔다. 20세기 초 구한말과 일본강점기 시절 지독한 봉건적 윤리가 지배하고 있던 한국 사회에서 남녀가 함께 예배를 드리고, 성경공부를 하고, 병을 고쳐주고, 학교를 세웠다. 뿐만 아니라 기독교는 서구 문물을 받아들이는 데 앞장섰으며, 한국 사회에 빛과 소금으로서의 사명을 감당했다.
여기 개혁을 부르짖는 김형규 선교사의 목소리가 있다. 이 책은 나이 서른넷에 고신대교수로 부임하여 일흔 살이 된 지금까지 필리핀을 비롯하여 남아공화국 등에서 가르치는 삶을 살면서 흑백 인종차별 문제로 고통 받고 있는 이들을 위해 봉사와 섬김의 본을 보이고 있는 김형규 선교사의 선교에세이를 담은 것이다. 이 책에는 27가지 선교에세이를 비롯하여 논문 1편이 포함되어 있다.
몇 년 전에 남아공에 단기선교를 다녀온 경험이 있는 나에게는 김형규 선교사의 글이 감동적으로 다가왔다. 내가 남아공에 직접 가서 보았던 현지인들의 모습 속에서 천국과 지옥을 보는 듯 했다. 그런 곳에서 선교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짐작이 간다.
이 책에는 김현규 선교사가 필리핀에서 했던 선교활동에 대해서도 기록하고 있다. 그는 “전 국민의 대부분이 로마 카톨릭 신자이기 때문에 필리핀을 아시아의 유일한 기독교 국가라고 하지만 필리핀 교회는 오랜 세월 말씀을 교회에 가두었다”고 하면서 “종교의 자유가 있어서 누구나 자유롭게 하나님의 말씀을 읽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 말씀이 자유로운 것은 아니다. 인간의 영혼이 하나님의 말씀을 갈구하는 곳에 말씀의 자유로운 흐름이 있다. 이렇게 되기 위하여 교회의 지도자들에게 하나님의 말씀이 자유롭게 흐르는 분위기가 먼저 이루어져야 한다.”(p.44)고 말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김형규 선교사의 삶이 위대하다고 생각했다. 언어와 환경이 다르고 또한 모든 것이 열악한 가운데서도 교수로 선교사로 하나님의 사명을 위해서 헌신하는 모습을 보면서 나 자신 한없이 부끄러웠다.
이 책의 마지막 페이지에 보면 “한국 교회는 잉태한 아이를 낳을 힘이 있는가?”라고 질문한다. 아이를 낳아서 길러야 하는데 낳을 힘이 없다면 결국 죽고 말게 될 것이다. 힘을 잃은 한국교회에 주는 경고의 메시지로 받아들여야 한다.
이 책은 주님을 진정으로 사랑하는 선교사들과 목회자, 그리고 한국회의 미래의 지도자들인 신학생들에게 꼭 읽기를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