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을 위한 기억수업 - 당신의 두뇌를 믿지 마라
와다 히데키 지음, 장은주 옮김 / 시드페이퍼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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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세계 최장의 노동시간, 치열한 생존경쟁, 강박적인 자기계발, 노력이 무색하게 어긋나기만 하는 가정과 직장생활 그리고 인간관계, 잃어 가는 꿈과 정체성, 쇠퇴해 가는 몸… 바로 ‘마흔’을 두고 하는 얘기이다. 40대는 그야말로 ‘세파’를 견디며 살아남았다. 권위적인 상사에게 치이고, 자기주장 강한 부하에게 밀리고, 자식에게 존경 받기 어려운 모습이 현재 마흔의 모습이다.

 

일찍이 공자는 마흔을 ‘불혹’이라 하여 ‘사물의 이치를 터득하고 세상일에 흔들리지 않는 나이’라고 했지만 현실에서의 마흔은 불혹과 거리가 멀다. 우리 시대 남자 나이 마흔은 분명 흔들리기에 가장 적합한 나이다. 그래서 자기계발이라는 명목으로 여기도 기웃, 저기도 기웃거려 본다. 유창한 외국어와 풍부한 지식으로 무장하여 좌중을 압도하는 카리스마를 풍기고 싶은 마음이야 굴뚝 같지만 도통 머리가 따라주지 않는다.

 

40대는 경제발전의 주역이기도 하다. 생산·수출현장을 누비기도 하고, 조직과 인력을 관리한다. 신기술 개발이나 새로운 금융상품 개발에도 책임을 맡고 있다. 작게는 소속 기업을 이끌고 크게 보면 한국 사회 전체를 이끈다. 그것도 말 없이 묵묵하게, 그런 이들이 위태롭다. 열심히 일은 해도 그저 생존을 위한 것이다. 당장 회사를 그만두면 생계가 막막하니 어쩔 도리가 없다. 연봉에 만족한다 해도 그것은 어디까지나 이 사회에서 탈락한 동료들과의 상대적 비교를 통해서다.

 

이 책은 일본 최고 정신과 전문의 와다 히데키가 마흔에게 필요한 기억법을 제안한다. 저자는 40세부터는 자신이 가지고 있던 지식으로부터 새로운 지식을 쌓을 수 있다고 말한다. 그동안 겪어왔던 수많은 경험과 배웠던 엄청난 지식, 인간관계까지 지식을 쌓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또한 마흔은 그간의 겪어왔던 것들을 글로 남겨두라고 말한다.

 

나이 마흔이 되면 점점 외우는데 자신이 없어지거나, 툭하면 깜빡깜빡 뭔가를 잊는다. 마흔에 들어선 중년들은 이런 일이 반복되면 치매 등의 질병에 대한 위기감을 느끼거나 우울해지고, 자꾸만 움츠러들어 사회생활을 할 때 문제가 되기도 한다. 그래서 기억력을 되돌리는 좋은 방법을 찾는다.

 

그렇다면 마흔의 기억법은 무엇일까. 저자는 그간의 겪어왔던 것들을 글로 남겨두라고 조언한다. 글을 쓰다 보면 다른 관점으로 사물을 보려 노력하고, 글 쓴 내용 이상의 것을 생각할 수 있다. 그리고 20가지의 원칙을 적용해야 한다. ‘무엇을 상기해야 하는가’, ‘명칭보다는 내용’, ‘부대 정보와 함께 기억하는 세트 기억법’, ‘저장의 조건은 복습’, ‘인간의 뇌는 네트워크 전체로 기억한다’ ‘지식을 가공하라’ 등 이 같은 원칙을 명심하면 100%의 노력이 70%가 아닌, 150%의 결과를 낳게 된다.

 

이 책에서 저자는 기억력 감퇴를 느끼는 서른 이후부터 기억을 하는데 있어 ‘정보를 무작위로 입력하지 말라’고 말한다. 나이를 먹을 수 록 기억력이 감퇴되지만 풍부한 인생경험을 했기에 그 경험이 더해져 자신에게 맞는 기억법을 익힐 수 있다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 앞에서 늘 강연을 하는 나로서는 강연내용을 암기하는 것을 큰 부담으로 여겨 왔는데 이 책을 읽고 새로운 정보를 습득하고 외우고 또 외우는 일이야말로 계속 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마흔과 기억력은 결코 떼려야 뗄수 없는 관계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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