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그림 앞에 서다 - 그림에 비춰본 28가지 인생 이야기
이명옥 지음 / 21세기북스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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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육신의 장애를 갖고 산다는 것은 불행한 일이다. 눈이 안 보인다든지, 귀가 들리지 않는다든지 또는 신체 장애자가 되어 평생 휠체어를 타고 다녀야할 때 그 사람의 마음속에 슬픔과 어려움이 상상을 초월할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육신의 장애만 있는 것이 아니라 정신적인, 심적 장애를 갖고 사는 것도 대단한 고통이다. 더 큰 행복과 기쁨을 갖고 살 수 있는 데도 마음에 있는 장애 때문에 좌절하고 만다.

 

그래서 그런지 요즘은 ‘미술치료’가 뜨고 있다. ‘미술치료’란 시각 매체를 사용하여 인간 내면의 심상을 표현하게 함으로써 무의식 속의 자가 치료 능력을 개발하여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치료법이라고 할 수 있다.

 

 

 

미술 치료는 미술과 심리학이 접목된 치료 기법으로 교육, 재활, 정신 치료 등 다양한 분야에서 널리 사용된다. 미술을 진단과 치료의 도구로 처음 적용한 분야는 정신 질환이다. 초기에는 자유화 속에 나타난 상징성을 통하여 환자 내면의 갈등을 이해함으로써 무의식 갈등을 의식화시키는 미술 치료법을 주로 사용하였다. 최근에는 환자에게 다양한 환경 접촉 기회를 증가시키고, 현실 검증력을 높이는 기법이 활용되고 있다.

 

이 책은 한국 예술계의 킬러 콘텐츠 작가로 불리며, 현재 사비나미술관 관장, 국민대 미술학부 교수. 한국사립미술관 협회장, 과학문화융합포럼 공동대표인 저자 이명옥이 미술 작품을 자신의 인생을 통찰하는 광학기구로 활용했던 경험담을 들려주면서 왜 우리의 삶에 예술이 필요한지에 대한 해답을 제시해 주며, 예술 작품을 통해 인생을 이야기한다. 저자는 “뛰어난 예술 작품에는 예술가의 삶을 주관하는 거대한 힘이 숨겨져 있기 때문에 한 인간의 직업관이나 인생관에 커다란 영향을 끼친다”고 말한다.

 

 

 

이 책에서 저자는 “미래의 모습을 자화상으로 그리는 것은 자신에게 걸고 있는 기대를 배신하지 않겠다는 맹세이기도 하다.”고 하면서 “얼굴에는 인간의 역사, 세상사가 담겨 있고 다양한 감정들이 축적되어 있다”고 말한다. 또한 “자화상을 그리기 위해서는 먼저 내 자신을 완전히 발가벗기고 드러내는 용기가 필요하다. 결점을 감추거나 속이지 않고, 타인이라는 거울에 나를 온전히 비추면 본연의 나, 참된 나와 만나게 된다.”고 말한다.

 

이 책을 읽어보면 고전에서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동서양의 예술가들 파울라, 모더존, 베커, 마크 퀸, 고흐, 에드가드가 등 다양한 예술가들의 작품을 접하게 된다. 대다수 예술가들의 세계를 들여다보면 ‘나’를 찾기 위한 치열한 노력을 읽을 수 있다. 예술가의 특별한 감정과 생각, 그리고 그들의 통찰과 교감할 수 있도록 하며, 작품에 투영된 그들의 인생을 통해 ‘나’ 자신을, 그리고 타인을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나는 누구인가’란 질문을 좇는 예술가들의 삶을 살펴보노라면, 일상에 휩쓸려 하루하루 살아가는 우리네 인생을 돌아보게 되며, 예술가들의 삶과 작품들을 통해 고통과 자유는 물론, 사랑과 배신마저도 예술로 승화시킬 수 있는 힘, 우리의 내면에 존재하지만 미처 인식하지 못했던 생각이나 감정, 꿈과 욕망의 정체를 들여다 볼 수 있게 한다.

 

한 편의 그림을 통해서 우리는 또 다른 나와 만나는 경험을 하고, 이렇게 만난 객관화된 ‘나’를 통해 치유 받고 위로받는다면 이 책을 읽은 보람을 느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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