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왜 우울할까 - 멜랑콜리로 읽는 우울증 심리학
대리언 리더 지음, 우달임 옮김 / 동녘사이언스 / 2011년 11월
평점 :
절판


통계청이 발표한 ‘2010년 사망원인통계 결과’에 따르면 2010년 우리나라 자살자 수는 1만 5,566명으로 하루 평균 42.6명, 평균 34분당 1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한다. 이는 한 해 전인 2009년 자살자 1만 5,413명에 비해서는 0.4% 늘어난 것이고, 1997년 7,056명에 비하면 무려 두 배 이상 급증한 것이다.

 

자살의 원인으로 현대에 와서 가장 눈에 띄게 부각되고 있는 것은 우울증이다. 고도성장기에 열심히 일하며 나라 경제 일으키고 자식들 다 키워 세상을 내보내고 나니, 막상 수중에는 돈도 없고 노년을 보장해줄 가족의 울타리가 있는 것도 아닌 노년도 우울하고, 늙은 부모 봉양하랴 자식들 뒷바라지하랴 허리가 휘는 중년도 우울하다. 이 화창한 나이에 사랑도 접고 놀이도 접고 죽어라 공부해도 일자리 하나 찾기 힘든 청년도 우울하고, 집에 가도 공부, 학교 가도 공부, 세상은 공부‘만’이어야 하는 소년도 우울하다. 그만큼 우울한 소식은 늘어나고 또 그만큼 우리의 우울도 늘어난다.

 

우울증을 앓는 사람들은 슬픔, 낙담, 절망 등 부정적 감정에 휩싸여 최잭감과 열등감에 시달린다. 비관적 미래의 전망 때문에 두려움과 걱정을 내려놓을 수도 없다. 늘 의욕이 없어 모든 일을 귀찮게 여기다가 자신만의 세계 속에 갇히게 된다.

 

이 책은 우울증으로 인해 괴롭고 힘들게 살아가는 사람들을 위해 라캉주의 정신분석가. 슬라보예 지젝과 함께 난해한 라캉의 정신분석 이론을 일반대중들에게 소개하는 작업을 꾸준히 해온 대리언 리더가 저술한 것이다.

 

이 책은 항우울제를 먹기만 하면 우울과 슬픔을 해결할 수 있다는 현대의학의 편의주의를 비판한다. 현대의학은 환자 내면의 삶을 들여다보지 않은 채 의학적 해결만을 강조한다. 따라서 우울증은 세균 감염처럼 특수한 생물학적 치료가 필요한 의학적 문제로 간주되고, 우울증을 앓는 사람에게 항우울제를 먹게 해서 예전의 생산적이고 행복한 상태로 복귀하게 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즉, 현대의학은 인간 내면을 탐구하는 일을 정신 위생이라고만 간주한다.

 

저자는 이 책의 머리말에서 “우울증은 별 생각 없이 널리 쓰이기 때문에 상실에 대한 우리의 반응을 상세히 조사하는 데 걸림돌로 작용한다”면서 “우울증 진단이 지배적인 위치를 점하게 된 사실에 대해서는 해명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저자는 우리 사회가 인간의 삶을 기계적 관점으로 보게 되면 우울증은 더 만연하기 쉽다고 본다. 최초에 우울증을 유발한 원인을 약으로 치료할 수 없으며, 증상을 일탈 행동이나 적응 장애의 신호로 볼수록 우울증을 앓는 사람들은 정상, 즉 어때야 한다는 중압감을 더 많이 느끼게 된다.

 

우울증에 때문에 약을 복용하면서 괴로워하는 사람들이 내 주변에도 많이 있다. 우울증으로 고통 받는 사람들은 지금까지 복용하던 약을 버리고 멜랑콜리를 통해 우리의 마음을 들여다보게 하는 이 책을 읽기를 권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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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여자집 2011-12-19 20: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평 잘 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