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에서 예술 찾기 - 예술 도시를 말하다 Newyork
조이한 지음 / 현암사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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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와 예술의 도시, 뮤지컬과 금융, 음식의 도시, 패션과 쇼핑의 도시, 뉴욕을 일컫는 말들은 무수히 많다. 지금, 뉴욕은 모든 도시들의 롤 모델이자 선망의 대상이 되었다. 타임스퀘어에는 엄청난 전광판들로 가득 차있고 매년 5,000만명의 관광객이 뉴욕을 찾아오고 있다. 그래서 죽기 전에 꼭 가보고 싶은 도시의 명단에서 뉴욕은 최고를 차지한다.

나는 몇 년 전에 뉴욕을 방문하고 뉴욕만큼 박물관, 미술관이 거리거리마다 널려 있는 도시가 또 있을까 하고 생각했다. 물론 미국 내의 다른 도시인 필라델피아나 워싱턴D.C, 유럽의 많은 대도시에도 박물관은 많지만, 그 가짓수나 다양성에서 만큼은 뉴욕이 지구상 최고일 것이다.

여성학자이면서 미술사학자인 조이한은 <베를린, 젊은 예술가들의 천국>에 이어 예술 도시 뉴욕을 선택했다. 이 책은 전 세계 현대미술의 중심지 ‘뉴욕의 예술’에 대한 에세이다. 뉴욕에 대한 책은 그 수를 다 셀 수 없이 많이 쏟아져 나온다. 하지만 현재 이슈가 되고 있는 현대미술 작가들뿐 아니라 미술계의 소수자로 여겨지는 여성작가들, 조지아 오키프, 주디 시카고, 루이스 부르주아 등의 작품을 마치 친절한 도슨트(전시 해설가)의 해설을 직접 듣는 것처럼 생생하고 경쾌하게 조달해 준다.

뉴욕과 미술이라고 하면, 뉴욕에 가볼만한 미술관이 상당히 많다는 정도의 상식밖에 없었던 나에게 이 책을 통해서 알게 된 것은 뉴욕이 현대미술의 중심지로 부상한 것이 1940년대 후반부터라는 것이다. 1945년 이전의 뉴욕은 서양 미술 전체를 놓고 볼 때 변두리에 불과했다. 당시 모든 예술가는 파리로 향했다. 19세기 후반 인상주의 이래 20세기 전반까지 미술의 중심지였던 파리를 제치고, 뉴욕이 미술의 중심으로 도약하기 시작한 것은 유렵에서 1차 세계대전이 발발하면서부터였다. 1942년부터 1970년에 이르는 짧은 시간 동안 일어난 일이다. 1950년대 말에는 실험 영화, 화랑가의 지원이 활발한 뉴욕에 대한 입소문이 퍼지면서 세계 각국에서 젊은 예술가들이 뉴욕으로 오기 시작했다. 한국의 백남준 선생이 일본, 독일을 거쳐 정착한 곳도 뉴욕이었다고 한다.

이 책은 모두 9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2장 ‘뉴욕 현대미술관’, 3장 ‘프릭 컬렉션’, 4장 ‘브루클린 미술관’, 5장 ‘휘트니 미술관’ 6장 ‘구겐하임 미술관’, 7장 ‘디아 비콘’, 8장 ‘노이에 갤러리’, 9장 ‘그 밖의 미술관, 갤러리 그리고 미술시장’이다.

뉴욕의 예술을 보겠다고 떠난 여행에서 저자는 주로 미술관 안에서 살았다. 너무나 풍부한 작품들 앞에서도 끊임없이 예술에 목말라한다. 작품이 만들어진 상황이나 얽힌 에피소드를 생생하게 이야기하고, 작가를 탐구하며 조금 더 깊숙하게 독자가 작품을 감상할 수 있게 돕는다. 조지아 오키프의 당당한 아름다움을 찬양하고, 잉카 쇼니바레의 기괴함과 충격적인 전시 장면을 눈앞에 펼쳐지도록 그리기도 한다.

1000여 개의 갤러리에 200여 개의 박물관과 미술관. 모퉁이만 돌아도 예술이 눈앞에 새롭게 펼쳐지는 뉴욕은 현대미술의 중심지다. 뉴욕에서 만날 수 있는 수많은 미술작품을 날카로운 안목으로 재해석하고, 때로는 신랄한 어투로 따끔한 비평을 하기도 하는 이 책은 처음 뉴욕에 가는 사람에게는 여행 길잡이로, 다시 뉴욕에 가는 사람에게는 현대미술 가이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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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여자집 2011-11-17 19: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평 잘 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