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방황해도 괜찮아
강성찬 지음 / 일리 / 2011년 6월
평점 :
절판
‘창조적 부적응자’라는 말을 처음 사용한 사람은 노벨 평화상 수상자이자 흑인해방 운동가였던 마틴 루터 킹 목사였다. 그는 남들과 다르게 생각하고, 다르게 행동하고, 다른 세상을 만들려는 사람들을 ‘창조적 부적응자’라고 불렀다. 그들은 세상이 정해준 대로 살지 않고 새로운 세상을 만들려는 사람들이었다. 그들은 세상의 틀에 맞추어 살기보다 틀을 깨부수려는 사람들이었기에 늘 ‘부적응자’로 불렸다. 하지만, 그들은 자신만의 ‘창조적’인 방식으로 조금씩 세상을 변화시켜 왔다. 결국, 세상은 그들에 의해 바뀌어 왔다.
북아메리카 인디언들이 들소를 잡는 방법 중에 들소의 성질을 이용하여 잡는 방법이 있다. 들소는 눈이 양 옆에 달렸기 때문에 흥분하면 고개도 들지 않고 는다. 비스듬히 옆을 보고 달린다. 그저 무리 속에 섞여 앞에 가는 녀석의 엉덩이를 보며 달린다.
인디언들은 들소의 이런 특성을 이용했다. 그들은 들소 떼를 절벽으로 밀어붙이기만 하면 된다. 절벽 끝에 다다른 들소가 뒤에 오는 녀석들에게 멈추라는 신호를 보내지만 이미 때는 늦다. 밀려서 혹은 제 발로 들소들은 차례로 절벽 아래로 떨어진다. 그리고 바로 뒤에서 따라오던 녀석들은 절벽을 보지 못해 추락한다. 앞에 있던 녀석들은 밀려서 떨어지고, 뒤에 오던 녀석들은 제발로 떨어지는 꼴이다. 인디언들은 절벽 밑에서 기다리다가 절벽 아래로 떨어지는 들소들을 거둬들인다. 사냥은 이렇게 끝난다.
이 책은 사회가 정해놓은 성공이 아니라 자신만의 성공과 인생을 찾아가는 과정에 대한 저자 강성찬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열정으로 스펙 지배 사회에 맞서며 선망의 대상인 IBM에 입사했다가 회사생활에 회의를 품고 퇴사한 후 ‘나는 누구인가’ ‘삶이란 무엇인가’ ‘행복이란 무엇인가’라는 답을 찾아 8개월여에 걸쳐 전 세계로 여행을 떠난 경험담을 들려준다.
저자는 ‘내가 알던 것은 다 틀렸다’는 것을 깨달은 후 정답을 강요하는 집단압력에 저항하기 위해 대놓고 대든다. 겉으로만 보면 그 반항은 참으로 무모하다. 세계적인 대기업 IBM을 걷어차고 제 발로 걸어 나온 것이다. 대안으로 선택한 것은 ‘여행’이다. 홍콩에서 베이징 행 기차를 타는 것을 시작으로 8개월여 동안 세계를 돌아봤다. 네팔 히말라야 산을 오르고 이집트 사막을 거쳐 에티오피아, 케냐, 탄자니아, 나미비아, 중동의 요르단, 인도 뭄바이, 두바이, 산티아고 순례길을 따랐다. 산티아고 가는 길에는 ‘배낭 무게가 자기 삶의 무게’라는 말이 전해져 온다. 고통이 점철된 긴 여행의 끝자락에서 그가 찾아낸 건 ‘창조적 부적응’의 가치다. ‘창조적 부적은자’들은 자신만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본다. 그들은 주위 사람들이 무엇을 하는지 곁눈질하지 않고 자신의 눈을 통해 세상을 이해한다. 그들은 자신만의 기준과 원칙을 가지고 스스로 생각한다.
‘영혼이 가라는 대로 간다’는 부제가 붙은 이 책은 모두 5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은 ‘정상에 오르다’ 2장은 ‘길을 잃다’ 3장은 ‘도대체 무엇이 옳은 것일까’ 4장은 ‘결국 정답은 이곳에’ 5장은 ‘나만의 세상을 만들다’이다.
저자의 경험은 정답이라기보다는 하나의 사례로서 삶의 방향을 찾지 못하고 방황하는 젊은이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남들과 다른 성공을 추구하며 다르게 살아가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자신의 길은 스스로 찾아야 한다는 것을 알려주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