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야구부의 영광
이재익 지음 / 황소북스 / 2011년 3월
평점 :
절판


지구촌은 2년마다 뜨거운 열기로 달아오른다. 4년마다 벌어지는 올림픽과 월드컵이 번갈아 가며 열리기 때문이다. 6월이 되면 지구촌은 다시 뜨거운 열기로 달아오르기 시작한다. 대한국민이 하나가 되는 축제, 월드컵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세계적인 스포츠 대회가 열릴 때면 온 세상 사람들이 승리에 환호하고, 패배에 아쉬워한다. 그리고 자신이 좋아하는 스포츠에는 더더욱 열광한다. 인생의 축소판과도 같은 냉정한 스포츠 세계에서 벌어지는 감동과 휴머니즘은 길을 잃어 서성이는 우리들의 삶에 이정표를 제시한다.

<서울대 야구부의 영광>은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스포츠에 대한 새로운 개념을 심어 주고, 스포츠맨의 도전과 열정에 좀 더 친근한 시선을 갖고 감정을 이입할 수 있게 해준다. 승리에 자만하지 않고 패배에 굴복하지 않는 신념을 가진 스포츠맨들의 이야기는 단순한 이야기로 남지 않고, 우리 삶을 위한 힘찬 응원가로 들려온다.

이 책은 SBS 라디오 ‘두시탈출 컬투쇼’의 PD로 활동하며 다양한 작품 활동을 펼치고 있는 작가 이재익씨가 자신의 모교인 서울대 학생들의 꿈과 사랑을 그린 야구소설로 실화를 모티브로 한 장편소설이다. 공부는 대한민국 1등이지만 야구는 세계 꼴찌인 서울대 야구부를 통해 승리와 패배의 진정한 의미를 되짚어보는 이야기이다.

서울대 야구부의 투수였던 김지웅이 이 소설의 주인공이다. 그는 경영학과 출신으로 대기업의 영화제작 투자 파트에 취직을 하고, 고액의 스카우트 제의를 받을 정도로 성장한다. 하지만 ‘서울대 출신의 엘리트’인 그는 결국 사기를 당하고 이혼 위기에 놓이는 뼈아픈 경험을 하게 된다. 지웅은 우연히 야구부 시절의 감독을 만난 후 잊고 살았던 ‘용기’를 얻고, 회사 일에 치여 던지지 못했던 진짜 공인 ‘영화’를 던지기 위해 옛 부원들을 찾아 나선다. 이 소설은 현재와 과거가 교차 편집되며 사기와 이혼이라는 난관에 부딪친 주인공의 심리 묘사가 잘 그려져 있다. 사실적 묘사와 야구에 대한 전문 지식이 소설의 근간을 지배하고 있다.

야구를 심신단련이나 취미 생활로 생각하지 않고, ‘내 마음이 원하는 것’으로 가슴 깊이 받아들인 서울대 야구부원들. 한 번 이기고 256번 졌지만, 그들이 했던 경기는 모두 승리였다. 꿈과 열정을 잃지 않는다면 패배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들이 세운 영광스런 기록은 열정과 의지를 잃어버리고 사는 현대인들에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저자는 이 책의 마지막 ‘작가의 글’을 통해 “책을 다 쓰고 난 지금, 나는 성공과 성취는 다르다고 감히 결론내린다”며 “그 차이는 ‘행복’에 있다고 생각한다. 많이 성취하더라도 행복하지 않다면 그런 성취를 성공이라 부를 수 있을까”라고 밝혔다. 실패의 의미도 단순히 성공의 반대말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종종 스스로를 실패했다고 여기는 사람들에게 이 소설 속 구절을 인용해 “꿈과 열정을 잃지 않는다면 패배가 아니다. 자신이 정말 원하는 공을 던져야 진짜 좋은 투수가 된다”고 말하고 싶다.

이 책을 읽으면 짜릿한 재미와 뭉클한 감동을 얻게 된다. 열정과 사랑의 감정이 메마른 이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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