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신부님, 쫄리 신부님 - 수단의 슈바이처 이태석 신부 이야기 스코프 누구누구 시리즈 5
이채윤 지음 / 스코프 / 2011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검은 대륙 아프리카 곳곳이 연초부터 유혈 사태로 얼룩지고 있다. 종교 갈등과 정정 불안 등 이유는 다양하지만, 연일 사상자가 속출하고 있다. 아프리카 수단은 1956년 독립했지만 남부와 북부는 종교 갈등은 물론 국토의 중앙에 자리한 대규모 유전지대를 둘러싼 다툼을 벌였다. 2005년 평화협정을 맺기까지 200만명이 사망했고 수많은 난민이 주변국으로 탈출하는 등 내전으로 인한 고통을 겪어 왔다. 수단은 평화협정 이후 6년간 남부의 자치를 시험했으며 이번에 국제사회의 감시 아래 분리독립을 위한 국민투표에 이르렀다. 아프리카에서도 가장 오지로 불리는 수단의 남부 톤즈는 수십 년간의 내전(內戰)으로 폐허가 된 지역이며 주민들은 살길을 찾아 흩어져 황폐화된 지역이었다.

이 책은 장래가 보장된 의사라는 직업을 포기하고 서른일곱의 나이에 신부가 된 고 이태석의 이야기다. 소말리아와 함께 아프리카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 전기·전화·TV·인터넷도 없는 오지 중의 오지인 수단 남부 톤즈에 부임한 이태석 신부는 그곳에서 카톨릭 선교활동을 펼쳤으며 말라리아와 콜레라로 죽어가는 주민들과 나병환자들을 치료하기 위해 흙담과 짚풀로 지붕을 엮어 병원을 세우고 그곳에서 한센병 환자들과 스스럼없이 지냈다. 진료소에서 환자를 맞는 틈틈이, 직접 찾아올 수 없는 한센병 환자들이 사는 마을을 찾아갔다. 스스럼없이 지내며, 피부가 뭉개진 탓에 맞는 신발이 없어 맨발로 다니던 그들에게 직접 본을 떠 만든 신발을 신겨주기까지 했다. 오랜 전쟁으로 상처받은 아프리카 어린이들에게 악기를 가르쳐 브라스밴드를 만들고, 학교를 세워 어린이들에게 수학과 음악을 가르쳐 주었다. 그런 그를, 톤즈 사람들은 세례명인 존(요한)을 따서 존리, 쫀리, 쫄리 신부라고 부르며 믿고 따랐다. 그는 톤즈 사람들에게 다정한 친구였고, 의사였고, 선생님이었고, 지휘자였고, 아버지였다.

이태석 신부는 한국에 계신 홀어머니를 뵙기 위해 휴가를 얻어 귀국한 그는 병원에서 갑작스레 대장암 말기암 판정을 받고 2010년 1월17일 선종했다. 그러나 그는 얼마 남지 않은 자신의 삶을 걱정하기보다 “톤즈에서 우물을 파다가 왔어요. 마저 다 파러 가야 하는데…….”라고 말해 독자들의 눈시울을 뜨겁게 만든다. 눈물을 흘리는 것을 수치라고 생각하는 톤즈 사람들은 서럽게 울었다.

책은 '신부님의 어린 시절', '예수님은 무엇부터 하실까', '사랑은 기적입니다' 등 7장으로 나눠 이 신부의 삶을 보여준다. 이 신부의 삶은 KBS 다큐멘터리로 방송되고, 영화 '울지마, 톤즈'로도 제작돼 큰 반향을 일으켰다.

나는 종교는 다르지만 영화 ‘울지마, 톤즈’를 보고 많은 감동을 받고 눈물을 흘렸다. 요즈음은 종교가 세상에 빛과 소금으로서의 사명을 감당하지 못하고 오히려 비난을 받는 일들이 많다. 세습, 윤리문제, 돈 문제, 폭행 등으로 성직자들이 구설수에 오르는 때에 이태석 신부의 헌신과 희생의 삶은 귀감이 된다.

이 책을 읽으며 이태석 신부의 생애를 통해서 진정한 사랑이 무엇인가를 배울 수 있었다. 저자는 이런 신부의 삶과 마음을 독자들에게 전달하고 싶어서 이 책을 썼다고 했다. 이 책을 통해서 이태석 신부의 ‘그 마음’을 을 배워 사랑할 줄 아는 사람들이 많이 나오게 되리라 믿는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