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개신교 근본주의 대장간 문고 3
배덕만 지음 / 대장간 / 2010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한국 교회는 세계 어느 나라보다 보수주의 교회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한국교회의 보수성은 미국 개신교 근본주의에서 찾을 수 있다. 19세기 자유주의 신학에 대한 반작용으로 출현한 미국 근본주의 교회의 선교사들이 한국에 들어옴으로 한국 교회는 보수적인 관점을 가지고 출발하게 되었다.

미국에서 온 초기 선교사의 대부분은 19세기 말 미국교회의 ‘종교대각성운동’과 ‘학생자원운동’에 영향을 받고 입국한 자들이고, 이들의 신앙과 신학은 ‘성경중심적’ 보수주의 신앙과 신학을 한국인들에게 주입하였고, 그 결과 성경은 한국 교회 안에서 절대적 권위를 차지하게 되었다.

근본주의라는 용어는 원래 20세기 초 미국 개신교 안에서 일어났던 신학 논쟁 과정에서 등장한 <근본적인 것들>이라는 책자에서 처음 등장했다. 여기서 ‘근본적인 것들’이란 ‘성경의 영감과 무오성’, ‘그리스도의 동정녀 탄생’, ‘그리스도의 대속적 죽음’, ‘그리스도의 육체적 부활과 재림’ 등과 같은 교리를 신앙의 본질로 선언했다.

당시 미국 선교사들의 근본주의 신학은 한국 사회의 현실개혁과 사회참여보다는 하나님 앞에서 죄의 고백을 강조하고 내세에 대한 뜨거운 믿음과 그리스도의 임박한 재림 등을 강조하였는데 이는 일제 식민지하의 암울한 삶을 살아가던 백성들에게 위안을 주면서 호소력 있게 다가왔다. 이러한 근본주의 신학과 신앙은 일제 말엽의 혹독한 상황과 6·25 전쟁을 겪으면서 교회 안에서 더욱 강력한 힘을 발휘해 갔다.

한국의 개신교 근본주의는 신학적 유산을 미국에서 물려받았으나 내용과 표현은 한국사회와 교회의 독특한 역사적 경험을 통해 변형, 발전되어온 것이다. 신학적 측면에서는 성서무오설, 세대주의 전천년설, 타종교와 진화론에 대한 배타적 태도 등의 특징을 보이면서 그 유산을 보존하고 있다. 윤리적 차원에서는 금주금연, 동성애 반대, 성과 결혼에 대한 엄격한 기준, 여성에 대한 차별의식 등을 통해 근본주의의 전통적, 보수적 윤리의식이 고수되고 있다.

정치적으로 반공주의를 축으로 하여 친정부적, 반정부적 태도를 명확히 취해 왔으며, 경제적으로는 친자본주의, 성장주의, 기복주의, 물질주의의 태도를 보인다. 이러한 한국 개신교 의 근본주의적 속성에 대해 저자는 한국 개신교가 성경에 대한 자신의 존경과 신뢰의 전통은 계속 유지하되, 변화된 교회와 신학의 환경들을 정직하게 직시하고, 책임 있는 신학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라고 한다.

마지막으로 한국교회가 친자본주의 나무에서 따먹은 열매는 금지된 선악과이다. 교회의 전통, 신학, 기복, 배금, 성장, 대형, 일등이란 마법에 걸려, 그리스도 십자가도, 복음도 빛을 잃고 있다. 한국교회가 이 문제를 해결하지 스스로 해결하지 않는다면 주께서 분노하실 것이다. 교회에서 맘몬을 축출하고, 성령의 전으로 환골탈태 하는 것, 이것이 현재 한국의 근본주의적 교회들이 당면한 과제임을 역설한다. 이 책을 읽고 난 후에 교인의 한 사람으로서 무한한 책임감을 느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