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인과 싸우는 법 - 벤처신화 아이리버의 끝나지 않은 혁명
이기형 지음 / 링거스그룹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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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 제조업으로 신화를 일군 거의 유일무이한 벤처기업 ‘아이리버’가 미국 진출 6개월 만에 미국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했고, 설립 4년 만에 국내시장 점유율 70%를 차지했고, 세계시장 점유율 25%를 달성했다. 그야말로 창업 4년 만에 전세계 MP3 시장을 석권했다. 그러나 아이리버의 세계 제패 신화는 오래가지 못하고 무너졌다. 한때는 일본의 소니를 이기고 세계시장을 석권했었지만 신화는 오래가지 못하고 애플의 아이팟 앞에 무릎을 꿇고 말았다. 아이리버 신화의 주인공 양덕준 전 대표는 뇌출혈로 쓰러진 후 지금 홍콩에서 요양중이라고 한다.

<거인과 싸우는 법>의 저자 이기형씨는 서강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서울경제신문에서 기자생활을 시작하여, 1999년 10월 머니투데이로 옮겨 10년을 보냈다. 2010년 초 ‘온라인총괄부장겸 시장총괄데스크’라는 직책을 마지막으로, 15년의 행복했던 기자생활을 마감하면서 벤처업계와 증시에 혜성처럼 등장해 소니 삼성 애플 같은 거인들과 겨뤘던 양덕준 아이리버 창업자의 '치열했던 혁명'을 병상에 누워있는 양 전대표와 주변 동료분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왜 양덕준사장이 삼성 임원에서 나오게된 배경과 아이리버를 어떻게 창업하게 되었는지, 큰 위기에 몰리게 된 근본적인 이유가 무엇인지, 현실의 '벽'을 뚫은 신화의 창조와 좌절과정을 차분하게 이 책을 통해 보여 주고 있다.

'아이리버'라는 새로운 자체 브랜드로 전 세계에 새로운 시장을 열었던 양덕준 사장, 사회 초년병부터 '삼성맨'으로 살아왔던 그가 엄청난 현금이 보장된 삼성전자와 삼성전기로의 납품하청도 거절했고, 수백억씩 이익을 내던 해외 바이어와의 거래도 포기해 버렸다. 대기업에 의지해서는 독립적인 기업으로 설 수 없다는 판단을 하게 된 것이다. 아이리버를 세계적으로 키우겠다는 꿈 하나로 당시 삼성, LG, 대우 등 국내 대기업들이 벽이라고 말해왔던 소니를 뛰어넘어 MP3 세계시장을 석권할 수 있었다고 저자는 말한다.

고정관념을 깨뜨리는 디자인으로 소비자 반응을 이끌어냈고 혁신을 외쳤던 양덕준은 손쉽게 대기업을 택했던 일반 중소기업들과 달리 거인과의 싸움을 피하지 않았다고 저자는 지적한다. 양덕준은 도전하고 정면승부를 걸었던 것이다. 그러나 레인콤의 추락은 2003년 코스닥 진입을 통해 세계적인 기업으로 우뚝 서는 계기를 마련하고 자축할 때, 전혀 경쟁상대로 여기지 않았던 애플이 아이팟을 출시하고 가파르게 추격하기 시작한 것이다. 레인콤은 애플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대대적으로 방어에 나섰으나 공세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저자는 이 책에서 레인콤이 적이 아닌 내부의 거인에 의해 무너졌다는 자체 평가도 곁들이고 있다. 애플이 잠식해오는 시장 위기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자신감을 넘어선 자만심이 실패의 요인이자 한계였다는 것이다. 어떤 일에든지 자만심은 금물이다. 성공하면 성공할수록 더욱 겸손한 자세로 해야 한다는 교훈을 얻게 된다. 저자는 레인콤의 도전기를 짚어보며 “거인과 싸우려면 먼저 스스로 거인이 되어야 한다.”고 결론 내린다.

저자는 '당신은 누구와 일을 하는가'라는 질문으로 아이리버가 남긴 숙제를 마무리한다. 사람을 우선으로 여겼던 양덕준과 그를 믿고 따르는 구성원들이 만든 창의적이고 유연한 조직. 그것이 바로 '거인과 싸우는 법'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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