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추는 자들의 왕 1
유진 지음 / 황금가지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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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에는 수많은 힌두 신이 존재한다. [힌두 경전]에 따르면 힌두 신의 수가 3억 3천이 넘는다고 한다. 그 많은 신들의 이름이 어떻게 되고, 각각 어떤 신화가 있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이 책을 읽으며 인도 신화를 살펴보는 시간을 가졌다. 신화 이야기는 어떤 것을 보든 재미있다.

힌두교의 신을 대표하는 신은 브라흐만, 비슈뉴, 시바인데 이들은 모두 남신들이다. 힌두교의 최고의 신 중의 하나인 시바라는 이름은 산스크리트로 ‘상서로운 존재’라는 뜻이라고 한다. 수많은 신비로운 요소들의 총체인 그는 극히 모순되고 복잡한 신이다. 시바는 파괴하는 자이며 동시에 창조하는 자이다. 또한 고행자이며 유혹하는 자이기도 하다. 그는 한편으로는 자비로운 얼굴을 지녔고, 또 한편으로는 분노에 불타는 복수자의 얼굴을 지니고 있다.

이 책은 인도신화를 배경으로 하여 힌두 신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여 일상과는 전혀 다른 세계관을 가진 인간과 신, 운명과 존재에 대해 질문을 던지는 판타지 소설로서 2001년부터 하이텔에 연재되었던 작품이다. 판타지 소설로는 ‘반지의 제왕’, ‘호비트’, ‘어시스의 마법사’등에서부터 유래된 ‘마법’, ‘드래곤’, ‘기사’ 등 서양적 분위기의 세계관을 무대로 쓰는 소설이 있으며, 현대와 현실 속에서 일상에 괴리되는 현상을 만나는 것을 계기로 이루어지는 내용도 있다. 우리에게는 잉카나 아즈텍에 맞먹는 생소한 신화인지라 멀게 느껴지지만 이 책은 인도신화를 세세히 알지 못해도 글 안에서 풀이와 설명이 자연스럽게 녹아있어 쉽게 몰입할 수 있다.

대학생인 주인공 유단은 우연히 자살하려는 여자를 구해주었는데 그녀가 유단이 다니는 학교의 학생이었다. 유단은 그녀에게 호감을 가지고 다가서지만 그녀에게는 이해할 수 없는 이상한 구석이 너무나 많았다. 그러던 어느 날, 트럭 폭발 사고를 겪게 된다. 그 후 유단은 그녀 지은으로부터 아수라와 신들의 전쟁에 대해 듣게 되는데 아수라라 불리는 악마들은 인간의 몸에 들러붙어 그 주인을 먹고 살아가는데, 지은의 몸속에는 칼리라 불리는 여자가 들어 있어 지은을 이용하여 아수라 일족들을 하나하나 없애고 있다는 것을 듣게 된다.

그리고 최근 들어 계속적으로 연쇄 살인 사건이 일어나고 있는데 그 연쇄 살인 사건의 진범이 바로 지은이었던 것을 알게 된다. 그러는 와중에 유단은 단지 지은뿐만이 아니라 자기 자신 역시 이미 벗어날래야 벗어날 수 없는 운명의 손아귀에서 놀아나고 있었음을 깨닫게 된다. 세계를 멸망시키려고 하는 자, 시바의 각성이 이루어지면 인류는 파멸의 길로 달려갈 수밖에 없는 것이고, 유단은 지은과 자신의 사랑을 위해, 인류를 위해 그 운명에 저항하고자 한다.

이 책의 추천사를 쓴 송경아는 이 소설을 “삭막한 현대 생활 속에서 말초적인 재미와 현실 도피로 향하는 기존의 판타지와는 달리, 판타지만이 던질 수 있는 형식으로 숙명과 자유 의지, 인간성과 신성에 대한 물음을 던지는 소설”이라고 평가하였다. 이 책은 재미만을 추구하는 판타지 소설을 넘어서 세계관과 작품성을 갖춘 판타지 소설이라고 할 수 있다. 저자는 이 소설을 위해 10년의 시간을 투자하였다고 한다. 이 책을 통해 현대 세계에 되살아난 힌두 신화 속의 신들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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