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는 힘껏 산다 - 식물로부터 배운 유연하고도 단단한 삶에 대하여
정재경 지음 / 샘터사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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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강원도 평창에 있는 전원주택에 간다. 집 앞에 있는 야산비탈에는 쑥이 돋아나고 연산홍과 꽃 잔디가 활짝 꽃을 피우고 있다. 며칠 전에는 산에 올라가 씀바귀, 망초, 민들레, 달래 잎을 뜯어다가 반찬으로 먹었다.

 

요즘 산야초, 산나물, 들나물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YouTuBe를 통해 배우고 있었는데, 오늘 이 책 <있는 힘껏 산다>를 받고 너무 기뻐 읽기 시작했다.

 

이 책은 2004년부터 감각적이고 건강한 생활용품 브랜드 더리빙팩토리를 설립해 운영하면서 식물을 키우듯 나를 키우는 창조성 코치이자 강연자로 꾸준히 활동 중인 정재경 작가의 두 번째 에세이집으로 식물을 돌보며 월간 샘터반려 식물 처방이라는 주제로 33개월 동안 연재한 글들을 바탕으로, 살다 보면 문득 마주치는 길을 잃은 것 같을 때를 위한, 식물에게 배운 삶의 기술을 담고 있다.

 

세상을 살다 보면 마주치게 되는 어려운 시기에 식물로부터 배울 수 있는 삶의 지식을 책을 통해 배울 수 있다. 작가는 단단하게 뿌리를 내린 식물을 돌보며 경험한 사랑을 통해 삶의 지혜를 배운다. 식물로부터 배우는 초록빛 지혜를 담은 글이 계절에 맞게 참 싱그럽다. 작가는 식물을 만나기 전 삶과 만난 후의 삶이 달랐다고 한다. 식물을 만나기 전의 삶은 건조하고 딱딱했다. 더 빨리 더 많이 달리려고 애썼다고 했다. 식물은 어떤 상황 속에서도 새잎을 틔어낸다. 퓰리처상을 두 번이나 수상한 에드워드 월슨은 우리가 다른 생명을 이해한 정도만큼 그 생물과 우리 자신에게 더 큰 가치를 부여하게 된다.”고 말했다.

 

작은 씨앗으로도 뿌리를 내리고 싹을 올려 생명의 신비를 보여준 파파야, 자기만의 속도대로 자라며 잎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 살구나무, 물을 찾아 길게 뿌리를 뻗어나가는 몬스테라, 잎이 떨어지자마자 다음 봄을 준비하는 겹벚꽃나무 등 생존을 위해 독창적이고 치열하게 살아가는 식물 이야기를 듣다보면 사람과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뿌리의 사전적 의미를 보면 식물의 밑동으로서 보통 땅속에서 식물체를 떠받치고 수분과 양분을 빨아올리는 기관으로 정의되어 있다. 풀도 만찬가지이다. 이른 봄에 가장 먼저 꽃을 피우는 식물들은 대개 꽃이 아름답고, 잎보다 꽃이 먼저 피며 키가 작은 특징을 가진다. 다른 풀들이나 큰 나무에 햇볕이 가리기 전에 부지런히 살아가는 전략을 가지기 때문인데, 이런 풀들의 공통점은 뿌리가 깊다는 점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마음이 흔들릴 때마다 나는 매일 하는 사람이야 라고 되새기면 마음의 풍랑이 잦아들었다.”고 말한다. 세상을 살아가는 것은 결국 또 나만의 방법을 찾는 것임을 책을 통해 깨닫게 되었다.

 

책을 읽어 내려가다 보면 어려운 환경에 놓이더라도 위기를 견디고 변화에 적응하며 살아가는 식물들이 건네는 위로와 응원이 이 책을 읽기 전에는 눈여겨보지 않았던 길가의 풀 하나까지도 소중하고 의미 있게 느껴지게 만든다. 무엇보다 식물과 함께 자라며 경험한 저자의 이야기에 공감이 가는 것은 누구나 살며 부딪는 인생 고민에 대한 해석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고 그 어떤 상황 속에서도 풀꽃나무들이 푸른 새잎을 틔우고, 고유한 생존 방식으로 생명을 이어가는 식물들을 보면서 용기를 내게 된다.


'이 글은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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