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의 빛 1 환상문학전집 34
메리 도리아 러셀 지음, 형선호 옮김 / 황금가지 / 1997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참새 한 마리가 땅에 떨어지는 것도 너희 아버지는 다 알고 있나니.- 마태복음 10장 29절」

언제 어디서 구입했는지도 모를만큼 오래된 '메리 도리아 러셀'의 <영혼의 빛>.
흔히들 '가톨릭계 SF'라고 부르는 작품으로 그저 '외계행성으로 떠난 신부의 여행담'정도로만 알고 있었고 그동안은 왠지 손이 안 가길래 계속 묵혀두다가 마침내 펼쳐봤는데...

천문학자 '지미 퀸'은 어느날(정확히 2019년 8월 3일 오전 3시 57분!) 낯선 신호를 포착하게 되고 마치 노랫소리와도 같은 그 신호를 분석한 결과 지구에서 4광년 떨어진 알파 센타우리가 그 발신지로 드러나면서 전 세계의 천문학계가 발칵 뒤집혀진 가운데 로마 가톨릭의 예수회에서는 神의 또 다른 '생명체'들을 알고 사랑하기 위해, 神의 기적과 영광을 다시금 목격할 목적으로 뉴올리언즈의 교구장 '달콘 웨슬리 야브로'를 비롯한 네 명의 신부와 기술지원을 위한 일반인 네 명(인공지능 프로그래머 '소피아 멘데즈', '에드워즈'박사 부부, 그리고 '지미'까지)을 포함한 총 여덟 명을 소행성을 개조(?)한 우주선 '스텔라 마리스'호에 태워 외계행성 '라켓_Rakhat'으로 보낸다. 오직 神의 뜻에 따라서.
그로부터 지구 시간으로 40여년이 흘러 '에밀리오 산도즈'신부가 홀로 귀환하는데...

'산도즈'신부의 귀환에서부터 시작되는 이 작품은 '라켓'탐사팀의 성과를 따질 겨를도 없이 유일한 생존자인 '산도즈'신부의 神의 뜻을 거역한 천인공노할 엽기적인 행위(어린아이를 살해했다느니, 남창노릇을 했다느니 하는)에 대한 진상을 파헤치고 조사하기 위한 예수회 신부측과 산도즈 신부간의 대립과 화해의 과정을 보여주기위해 탐사선이 발사되기까지의 2020년대 전후와 탐사선이 복귀한 뒤의 2060년대를 교차로 진행시키면서 '과연 그 곳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가? 그들이 행한 일은 무엇이며 그들한테 생긴 일은 또 무엇인가? 그들은 과연 神을 영접했는가?'를 종교적/도덕적 관점에서 경건하고 차분하게 보여주고 있는데 특히나 지구에 있으면서 세상사람들로부터 살아있는 성인으로 추앙받을 때는 정작 神에 대해 회의적이었다가 머나먼 외계의 땅에서 비로소 神의 존재를! 神의 사랑을!! 神의 의미를!!! 깨닫는 순간, 神한테 뒷구멍을, 아니 뒷통수를 얻어맞는 농락을! 배반을!! 고통을!!! 당하게되는 '산도즈'신부의 충격을 생각해보면 가슴아프고 절절하기까지 하다. 그러함에도 이 작품의 강점은 이 슬프다면 한없이 슬픈 이야기를 전개하면서도 활력을 잃지 않도록 틈틈이 유머감각을 잃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이런 훌륭한 작품을 단지 품절/절판이라는 이유만으로 읽지 못한다는 건 이땅의 SF독자로서 감히 비극이라 아니할 수 없으니 헌책방을 뒤지든 검색을 하든 어떻게든 발품/손품 팔만한 건 다 팔아서라도 꼭 구입해서 읽어보기를 권장("누군가가, 이 책이 재간되기를 희망해..."). 구하든 못구하든 그 또한 神의 뜻이니 슬퍼하거나 노여워하지 말지어다~

'산도즈'신부를 절망시키고 파멸시킨 고통이 보기에 따라서는 '자연스러운 현상'일수도 있고보니 문득 동성애자들은 神의 존재를 어떻게 생각할지가 궁금해졌다...(동성애자는 신을 믿을까? ...)

덧, 이 작품은 '황금가지'에서 출간된 '환상문학전집'의 전신인 '환상소설전집'으로 출간된 작품으로 <오트란토 성>을 끝으로 시리즈가 변경됐는데 제발 '레이 브래드버리'의 <화성연대기>를 출간하겠다던 마음은 변치않기를...(나야 뭐 두 가지 판본을 소장하고 있지만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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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작 아시모프 자서전 1
아이작 아시모프 지음 / 작가정신 / 1995년 12월
평점 :
절판


소설이 아님에도 '스티븐 킹'의 팬이라면 지나칠 수 없는 작품으로 자서전의 성격을 띠고 있는 <유혹하는 글쓰기:스티븐 킹의 창작론>가 있다면, 소설이 아님에도 '아시모프'의 팬이 지나칠 수 없는 작품 또한 있으니 그것은 바로 <아이작 아시모프 자서전>!
1920년에 태어나 1992년에 자신의 고향 행성으로 떠나기까지 결코 짧지않은 생을 살아오는 동안 역시 적지않은 작품을 출간한 다작가답게 하고픈 말이 많았는지 자서전도 한 권으로 끝내는 것이 아니라 딱딱딱 3등분 했는데 자서전 1권인 <추억은 더욱더 새롭게>에서는 1920~1954년까지의 청년기를, 자서전 2권인 <기쁨은 지금도 내 가슴에>에서는 1954~1978년까지의 장년기를 다루었으며, 1978년 이후의 노년기를 다룰 예정이던('아시모프'는 20세기의 끝을 보기를 원했다...) 자서전 3권은 <삶의 정경_The Scenes of Life>이라는 제목만 붙여놓은 상태였는데 출간여부는 미확인...;(다만, 2권인 <기쁨은 지금도 내 가슴에>를 보면 215권까지의 목록이 있는데 <아시모프의 SF특강>의 해설을 보면 '1994년에 출간된 자서전에는 469권의 작품목록이 나와있다'고 되어있는 것으로 보아 아마도 추가된 내용이 있을듯~)

이 책을 읽다보니 의외의 사실을 몇 가지 알게되었는데 예를 들면, 일생을 통해 500여권의 작품을 발표한 다작가이자 대학자(본인이 한 얘기임)이며 거리낌없이 자신은 천재라고 자랑하던 유태계 러시아인인 '아시모프'가 정작 '러시아어'를 모른다든가(두 살 때 이민왔으니 뭐...^^), 우리나라에서 작년 12월부터 서비스 로봇이 갖추어야 할 안전지침으로 제정해 한국공업규격_KS으로 시행할 정도로(물론 그 훨씬 이전부터) 유명한 '로봇공학 3원칙'이 사실은 '존 캠벨_John W Campbell Jr'의 아이디어에서 나왔다는 것!(이에 대해 '캠벨'은 "아냐, 아시모프. 나는 자네 작품이나 자네 이야기 중에서 그 원칙을 주워냈을 뿐이야. 자넨 명확한 형태로 말하진 않았지만, 그래도 그 안에 있었지."라며 장차 SF계에 혁명을 불러일으킬 '로봇공학 3원칙'의 명예를 기꺼이 '아시모프'한테 돌렸다는~), 그리고 '로버트 하인라인'에 대해 열등의식을 갖고 있었다는 점 등등은 깜짝 놀랄만한 사실인데(사실 <아시모프의 SF특강>에서 '하인라인은 최초의 작품을 팔았다'거나 '하인라인은 장편을 쓰면서도 겨우 두세 번 원고를 고친다고 한다'고 할 때 대충 알아봤지만서도~) 그중에서도 책을 출간하기 위한 그만의 '수완'이야말로 깜짝 놀랄 노릇~(정말이지 솔직하고 뻔뻔한데다 감각적이고 호색하기까지한...^^;)

말이 '아이작 아시모프 자서전'이지 읽다보면 < SF 자서전>으로 봐도 무방할정도로 초창기의 SF잡지들과 SF편집자, 그리고 SF작가들의 성장과정이 주욱 나열되어 있다~('클라크' 얘기는 의외로 적군...)

덧, 그런데, 뭔가 이상한 것은 1권이 1954년이 아닌 1942년까지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고 2권 역시 1954년부터가 아닌 1967년부터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데다(1943~1966년까지는 통편집!) 2권의 차례를 보면 1번이 아닌 25번부터 시작하고 있다. 이거 혹시 세 권짜리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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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지평선 문예출판사 세계문학 (문예 세계문학선) 33
제임스 힐튼 지음, 이경식 옮김 / 문예출판사 / 200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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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angri-La. 명사.
① 가공적 이상향('James Hilton'의 소설 < Lost Horizon>중의 이상향의 이름에서).
② (美) 비밀(소재 불명)의 장소; (미국 공군의)비밀 기지.
③ (美軍俗) 변소.
'샹그릴라_Shangri-La'는 티벳어로, '샹그릴'은 '마음속의 해와 달'을 뜻하며 '라'는 고개를 나타낸다고 함.

'행복한책읽기'에서 출간된 SF무크지 < HappySF>창간호에 실린 '초/중/고급자를 위한 SF가이드'를 따라 이것저것요것조것 한 권, 두 권, 한 권, 두 권씩 구하던 재미에 퐁당 빠져지내던 그때 그시절, '고급독자'가 되고 싶다는 열망(?)에 이끌려 구입한 '제임스 힐튼'의 <잃어버린 지평선>~
이전까지만 해도 이 작품에 대해서는 그저 이상향, 유토피아 소설의 고전으로만 알고 있었을 뿐 굳이 구입할 생각까지는 없었는데 장르문학과 비장르문학 사이에 걸쳐있다는 작품인데다(일종의 환승소설!) 문학사적 가치까지 있다기에 어디 한 번 읽어볼까나?하는 마음에 구입해 놓고도 그동안은 선뜻 이상향에 다가가지 못하채 속세에 묻혀 지치고 힘겨운 일상을 보내다가 마침 영화상영회가 있다길래 부랴부랴 탐독!

내용인즉슨 인도 북부의 소도시 '바스쿨'에서 일어난 원주민들의 폭동을 피해 탈출하려던 네 명의 서양인 승객 -영국 영사 '휴 콘웨이', 부영사 '찰스 맬린슨', 미국인 '헨리 버나드', 선교사 '브링클로우'여사- 이 의문의 조종사에 의해 히말라야 산맥 속으로 납치되었다가 깊은 계곡 위에 위치한 신비의 라마교 사원 '샹그릴라'를 발견하게되고 그곳에서 영원한 젊음을 누린다는 기이한 인물들을 만나는데...

'샹그릴라'호텔, '샹그릴라'리조트, '샹그릴라'나이트 등 휴식과 쾌락을 상징하는 장소로 사용될 뿐 아니라 최근에는 40, 50대 중년 여성들이 웰빙이니 성형을 통해 노후 생활을 젊게 보내고 싶어 하는 징후를 가리켜 '샹그릴라 신드롬'이라 부르기도 할정도로 널리 알려진 '샹그릴라'라는 단어가 처음 등장한 이 작품은('샹그릴라'의 영향력은 대단해서 '프랭클린 D.루스벨트_Franklin Delano Roosevelt' 대통령 시절인 1942년, 미국 메릴랜드 농촌지역에 건립된 대통령 휴양지 명칭으로도 사용. 지금은 1953년에 개칭된 '캠프 데이비드_Camp David'로 불림) 서양인의 시각에서 바라본 동양에 대한 무한한 동경심으로 가득차 있기에 동양에 대한 '환상'에서 비롯된 작품이라고들 하지만 어찌보면 동양에 대한 '오해'가 아닐까도 싶다. 미지의 세계에 대한 호기심에서 나오는 최상과 최악의 평가중 어느 한 쪽, 그런데 다행히도(?) 그것이 낭만적으로 표현되었다고나 할까?
일상에 지친 현대인들한테 '아주' 잠시나마 도피의 수단으로 일독을 권할만한 작품으로, 읽고나면 히말라야에 가고 싶어질지도 모른다(너무 멀면 가까운 북한산에 오르는 것도 괜찮은 생각~)
작품을 읽고 처음 드는 생각은 '과연 이상향을 꿈꾸던 사람이 막상 이상향을 보게되면 바로 알아 볼 수 있을까?'하는 점. 이상향은 말그대로 '이상향'인데 현실로 나타나면 더이상 '이상향'이 아니니 결국 이상향을 찾더라도 이상향을 찾았다는 것을 알 수 없다는 얘기...(뭔 소리얏!)

번역자는 '샹그릴라'의 존재를 확인해 볼 목적으로 (작가도 가보지 못했다는) 히말라야를 육로와 경비행기를 이용해 한 달에 걸쳐 직접 탐사에 나서기도 했단다...(베스트셀러 <내 영혼의 닭고기 수프>를 번역하면서 직접 양계장을 운영했다는 얘기...는 있을 턱이 없지~)

덧, 굳이 '도원경'이 아니어도 우리들한테 익숙한 '샹그릴라'가 있기는 하다.
바로 KBS 인기드라마 [파랑새는 있다]에서 '한진희'가 "오늘도 저희 샹그릴라를 찾아주신 여러분께 캄사의 말씀 올리면서..."하던 바로 그 나이트클럽의 이름~
(들리는 바로는 '이문열'의 신작 <호모 엑세쿠탄스>에서도 '샹그릴라'나이트클럽이 등장한다고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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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 세미콜론 그래픽노블
프랭크 밀러 글.그림, 린 발리 채색, 김지선 옮김 / 세미콜론 / 2007년 2월
평점 :
절판


얼마전 아는 분께 선물로 받은 '프랭크 밀러'의 걸작 그래픽 노블, <300>! <300>!! <300>!!!
발행일을 보면 알겠지만 나온지가 한~~~~참이나 된 책으로 당연히/진작에/보자마자 구입했어야 마땅한 처사이나 <씬 시티>조차 5권까지만 구입하고 6, 7권은 미처 구입하지 못한채 '저걸 언제 마저 구입하나...' 손싹싹발동동거리고 있는 처지인지라 거금 15,000원짜리 책을 구입한다는 건 도저히 있을 수 없는 노릇. 한때나마 '<씬 시티>를 팔아서라도 구입할까?'하는 생각까지 할 정도로 갖고 싶은 책이었는데 3월 지나 4월 들어서자 신간SF까지 무더기로 출간되는 바람에 '당분간은 인연이 아닌가보다...'하며 묵념같은 체념에 빠져 있었는데 이렇듯 선물로 받을줄이야! 어흑, 눈물난닷!...ㅠ_ㅜ

이 작품은 역동적인 화면과 강렬한 색상이 인상적이었던 영화 [300]의 원작으로, 이미 <씬 시티>시리즈를 통해 만화가 보여줄 수 있는 흑백미학의 초절정을 보여준 '프랭크 밀러'가 글과 그림을 그리고 일본 시대극과 사이버 펑크를 결합했다는 <로닌_浪人>과 역대최고의 '배트맨'시리즈로 너나할것없이 손꼽는다는 <배트맨:다크 나이트 리턴즈_Batman The Dark Knight Returns>에서부터 호흡을 맞춰온 '린 발리'가 채색을 맡아 영화에서도 차마 보여 줄 수 없었던 처참하고 치열했던 그 날의 현장을 마치 목격이라도 한 듯 처절하리만치 섬뜩하게 보여주고 있는데, '헤라클레스'의 후예로 태어나 죽음도 두렵지 않은 용맹함을 발휘하여 영원한 자유인으로 기억될 '스파르타'의 300 전사들이 들려주는 '필사즉생필생즉사_必死卽生必生卽死'의 메시지가 예술성이 느껴질만큼 아름답고 인상적인 삽화를 통해 전해지는 것이 소장용/선물용으로도 더할나위 없다~

자~자, 백문이불여일견! 말이 필요없다.
비교 체험!  만화 對 영화!

진정한 '스파르타'인이 되기 위해 맹수에 맞서 혹독한 입문식을 치르는 소년 '레오니다스'.


마늘과 쑥을, 아니 땅과 물을 요구하는 '크세르크세스'의 전갈을 가지고 온 '페르시아'의 전령.


강압적인 '페르시아'인들한테 '스파르타'식 외교정책을 몸소 알려주려는 '레오니다스'.



그 무엇도 갈라놓을 수 없는 '스파르타'식 방어벽 앞에 추풍낙엽처럼 나가 떨어지는 '페르시아'군대.


주렁주렁치렁치렁딸랑딸랑거리며 요란하게 등장하는 '페르시아'의 황제 '크세르크세스'.

 


도대체 어느 쪽이 그림인지 모를정도로 똑 닮은 페르시아의 최정예 전사 '임모탈'부대.


'크세르크세스'의 쌍판대기를 향해 창을 날린뒤 울부짖으며 포효하는 '레오니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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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ntastique 판타스틱 2007.6 - Vol.2
판타스틱 편집부 엮음 / 페이퍼하우스(월간지) / 2007년 5월
평점 :
품절


음하하핫, 장르전문지로서 '창간호 매진'이라는 그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대박을 터뜨리며 전국 일만 명의 장르 독자들을 열광케 만들었던, <판타스틱> 2호!
창간호 출간 일주일 남짓만에 게시판에 '매진 임박'이라는 충격적인 공지가 뜬 이후로 참으로 오랜시간동안 아무런 소식이 없길래 '왜 이리 조용한걸까??????'하는 불안감마저 들었으나 무사히 2호가 출간, 냉큼(?) 구입해 놓고는 첫날밤 샤워중인 신부를 기다리는 신랑의 심정으로(으?, 떨린닷!!!) 이번엔 무슨 내용으로 채워졌을까를 궁금해하며 창간호와 마찬가지로 조금씩조금씩 깨작깨작 거려가며 맛을 보았는데, 오홋! 맛있구나야! 일단 6월호는 창간호에 비해 한결 밝아졌다!
창간호가 비라도 내릴듯한 우중충한 날씨였다면 6월호는 구름 한 점없는 화창하고 맑은 날씨라고나 할까?(우중충한 날씨였다 함은 호러/미스테리의 비중이 SF보다 많았음을 기상학 관점에서 바라본 표현일뿐 실제로는 눈부신 햇살뿐 아니라 빗방울도 좋아하고 눈송이도 좋아하고 세상 모든 장르적 기후를 다 좋아하기에 불만은 없다는~)
연재중인 SF를 제외하고도 호러의 열매를 맺고는 있으나 그 뿌리를 SF에 두고 있는 '조지 R. R. 마틴'의 <샌드킹_Sandkings>,('알프레드 베스터'의 <타이거, 타이거>에 비해 한참 뒤처지는 감이 있지만) 이영도의 <순간이동의 의미에 관하여>, '트루스 주사'를 맞은 것임에 틀림없는 검색엔진이 등장하는 '산드라 맥도널드_Sandra McDonald'원작의 <로스트 앤 파운드_Lost & Found>, '아서 클라크'한테 직접적인 영향을 끼쳤다는 영국의 철학자 겸 SF작가 '올라프 스태플든'의 기사 등등 SF관련 읽을거리가 넘치고 넘쳐나니 SF독자로서 이만한 행복이 없다!...(7월호엔 판타지의 절대제왕 '톨킨', 내별명은 판타지황태자 '젤라즈니'의 걸작단편이 수록예정이라니 판타지독자들은 지금부터 비명지를 준비하시라. "끼야아아아아아아악~~~~~~~~~~")
특히나, 많은 읽을거리 중에서 가장 큰 수확은 '풀 윌슨'의 <다이디타운>! 3부작짜리 연재물이라기에 완료되면 읽으려고 창간호에 실린 1부 前편을 고이 접어두었다가 1부가 끝났기에 이제야 읽어봤는데, 우왓! 하드보일드+사이버펑크! 이런거 은근히 좋아하는 터라 '진작에 읽어보고 이번에 한 번 더 읽을걸!!'하는 생각이 들정도였다!(그랬다면 창간호에 대해 "장르를 떠나 '이거다!'싶게 재미를 느낀 내용이 없어 충분히 만족스럽지는 못하다"라는 말따위는 절대 하지 못했을텐데;) 2부는 9월호에나 실린다니 석달을 어찌 기다린담?ㅠ_ㅜ;

그외 특집기획으로 '보네거트'의 작품/생애/영향력을 알기쉽게 정리했는데(발빠른 기획력에 박수를, 짝짝짝~) 10장이라는 분량이 보네거트 팬들한테는 다소 부족한 감이 들지도 모르겠지만 그래도 제법 의미있는 소중한 자료가 될 듯.(내가 '보네거트' 팬이라면 <판타스틱>을 한 권 더 구입해서 따로 스크랩을 하겠건만...^^;) '문학동네'에서 보네거트의 마지막 수필집 < A Man without a Country>를 출간 준비중이라는 것도 희소식~

참, 아낌없는 성원과 더불어 '질책'도 바란다고 했으니 한마디,
'르 귄'할멈 인터뷰가 실리지 않은 것은 거듭거듭 생각해봐도 아쉽고아쉽고또아쉬운 노릇. 비록 편집장이 새로운 인터뷰가 성사되지 않았음을 '편집장의 글'에서 밝히고 있지만 성사되지도 않은 인터뷰에 대한 예고를 한다는 것 자체가 자칫 독자에 대한 기만/우롱이 될 수도 있으니 기왕 말 나온 김에 최대한 빠른 시일안으로 '르 귄'할멈과의 인터뷰를 성사시켜 근황을 엿볼 수 있게끔 지속적인 시도를 부탁한다(누군가 묻는다. "아니, 뭐가 그렇게 궁금한데?" 나는 답한다. "아니, 뭐가 그렇게 안 궁금한데?..."). 더불어 함께 예고되었던 SF평론가 '개리 웨스트폴'의 도발에세이 '왜 과학소설은 존중받지 못하는가'도 아무 설명없이 실리지 않았다. "편집부의 사정에 따라 일부 변경될 수 있다"는 말 한마디로 은근슬쩍스리슬쩍 모든 것이 넘어가는 건 아니라는 것을 명심하고 다음 호부터는 학실한, 아니 확실한 것만 예고 해주기 바란다~

끝으로, 창간호가 나오기까지 워낙 오랜 기간을 씨뿌리고 추수하고 쌀씻고 밥짓고 뜸들였기에 '2호도 무사히 출간될 수 있을까?'를 기다리는 동안의 심정은 마치 '박찬호'의 투구를 보는 것 같았다. 경기가 완전히 끝날 때까지 조마조마조마조마해지는 심정으로 결코 안심할 수 없었기에(오히려 그 때문에 '재미'있기는 했다~) 마침내 2호가 출간되자 내가 다 안도의 한숨을 내 쉬기도 했다. 휴~우...
자, 오늘부터는 또 다시 기다림의 시작이다. 흔들리지 않는 신뢰를 가지고 일방적인 응원을 펼치며, 나는 우리는 그들 모두는 기다린다. <판타스틱> 3호를...(어허, 저기 아직도 6월호를 구입하지 않은 사람이 있네 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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