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의 결과를 얘기로 들을 때면 더할 수 없이 흥미진진하지만 실제로 그런 재미있는 얘기가 엮어지기까지에는 모든 것이 불편한 오지에서 오랜 기간 동안 겪은 온갖 무용담들이 있다. 
TV로 보는 신기한 동물들의 세계이 매료되어 동물행동학에 뛰어들었다가 어려움을 이기지못해 도중하차하는 친구들이 적지 않다. 
모든 게 불편한 생활을 견뎌낼 수 있는 의지와 장시간의 관찰에실증내지 않을 인내가 무엇보다도 필요한 학문이 바로 동물행동학이다.
 어려서부터 워낙 책상머리를 지키기보다는 산으로 들로 쏘다니기를 좋아한 나였지만 장기간에 걸친 열대의 생활이 늘 신명나는 것만은 아니다. 
워낙 습기가 많은 곳이라 늘 축축하게 젖어 있는 침대에 누워 잠을 청해야 하는것이 나는 제일 싫었다. 속옷으로 흥건히 젖어드는 습기를 피부로 느끼며 잠을 칭하기란 그리 쉽지 않은 일이다.
 때문에 더욱 괴로운 것인지도 모른다. 어쨌든 앞으로 동물행동학을 전공하고 싶은 후학들을 위해서 실제로 야외에서 수행하는 연구가 과연 어떤 것인가를 들려주고자 한다.
 동물행동학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일은 동물을 되도록이면 그들이 사는 환경 그대로에서 관찰하고 실험한다는 것이다. 
20세기 중엽 유럽에서 시작된 이르라 제대학(ethology)이라 부르는 동물행동학의 한 분야는 바로 이 점을 강조하여 동물행동 연구에 새로운 장을 열었다.
덴과 나는 아즈텍 여왕개미가 트럼핏나무를 찾는 순간부터 하나의 국가로 자립하는 과정을 야외에서 있는 그대로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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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주변에서도 흔히 볼 수 있어

개미들의 전쟁은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우리 주위에서도 
흔히 관찰할 수 있다. 
필자의 연구진도 벚꽃이 한창인 따뜻한 봄날 바로 실험실 건물
 옆 벚나무 아래에서 장장 며칠에 걸쳐 벌어진 일본 왕개미의 전쟁을 관찰했다. 
무엇 때문에 싸우는지는 확실치 않았으나 그들에 게도 역시
 전투에 투입된 병사의 수가 중요한 것 같았 다. 
한 일개미가 적을 일대일로 마주하고 춤을 추듯 견제하다 
기회를 보아 적의 더듬이나 다리를 물어 행동을 부자유스럽게
만들면 다른 일개미가 옆에서 적의 목이나 허리를 물어 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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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개미는 아즈테카라는 속에 속하며 중남미 열대림에
 분포한다. 대부분의 종들은 큰 나무의 가지에 길게 매달린 
흙집을 짓고 살지만 그들 중 몇몇 종들은 트럼핏나무
(Cercropia)와 공생관계를 유지하며 산다.
 트럼핏나무는 흡사 대나무처럼 가지 속이 텅 비어 있는데 
이는 바로 개미에게 살 공간을 제공하도록 변화한 
공진화의 산물이다.
 트럼핏나무는 또 식물로는 드물게 동물성 당단백질이 풍부하게 들어 있는 물러체(Müllerian body)라는 물질도
 분비하여 개미들에게 숙식을 모두제공하는 셈이다.
 그 보답으로 아즈텍개미는 늘 트럼핏나무를 순찰하며 온갖 포식동물들로부 터 보호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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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의 행동 중 가장 쉽게 관찰할 수 있는 것은 그들이 어떻게 먹이를 발견하며 또 그렇게발견한 먹이를 어떤 방법으로 운반하느냐는 것이다. 특별히 크거나 풍부한 먹이를 발견했을때 어떤 의사소통 수단을 사용하여 동료들에게 정보를 제공하는가도 재미있는 관찰거리다.
물론 좋은 먹이를 발견했을 때에도 동료 하나하나를 손수 그곳에 안내해야 하는 개미들도 있지만 대부분의 개미들은 화학물질을 이용하는 이른바 대중전달 방식을 사용한다. 일개미들이먹이를 물고 집으로 돌아갈 때 배끝을 땅에 끌며 냄새길을 놓는 행동은 그리 어렵지 않게 관찰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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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는 아버지가 없는 개체들이다. 
외할아버지는 있으나 아버지나 친할아버지는 없는 묘한 존재들이다.
 스스로 만물의 영장이라 일컫는 우리 인간을 비롯하여 오늘날 이 지구 생태계를 지배하고 있는 동물들은 모두 고도로 
발달된 사회를 구성하고 사는 이른바 사회성 동물들이다.
사회를 구성하고 서로 협동함으로써 다른 종들과의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사회 전체가 이같이 엄청난 힘을 얻게 되는 
과정 속에는 언제나 가진 자와 가지지 못한 자와의 갈등이
 존재한다. 
똑같은 암컷으로 태어나 왜 누구는 여왕이 되고 누구는 일개미가 되어야 하는가?
언뜻 보면 일개미로 태어난 암컷들에게 무척이나 불공평한 사회처럼 보인다. 그러나 나는 거동이 불가능하도록 비대해진 몸으로 일개미들이 떠주는 먹이를 받아먹고 평생 알만 낳는 왕개미를 볼 때마다 누가 누구를 이용하는 사회인가 생각하게 된다. 
우리 나라 야사에 보면 양반집 씨받이 여인들은 문밖 출입도
 잘 못하고 비대해진 몸으로 아이를 낳는 일에만 전념해다는
 뒷얘기도 있는데 자못 흥미로운 비교가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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