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는 아버지가 없는 개체들이다.
외할아버지는 있으나 아버지나 친할아버지는 없는 묘한 존재들이다.
스스로 만물의 영장이라 일컫는 우리 인간을 비롯하여 오늘날 이 지구 생태계를 지배하고 있는 동물들은 모두 고도로
발달된 사회를 구성하고 사는 이른바 사회성 동물들이다.
사회를 구성하고 서로 협동함으로써 다른 종들과의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사회 전체가 이같이 엄청난 힘을 얻게 되는
과정 속에는 언제나 가진 자와 가지지 못한 자와의 갈등이
존재한다.
똑같은 암컷으로 태어나 왜 누구는 여왕이 되고 누구는 일개미가 되어야 하는가?
언뜻 보면 일개미로 태어난 암컷들에게 무척이나 불공평한 사회처럼 보인다. 그러나 나는 거동이 불가능하도록 비대해진 몸으로 일개미들이 떠주는 먹이를 받아먹고 평생 알만 낳는 왕개미를 볼 때마다 누가 누구를 이용하는 사회인가 생각하게 된다.
우리 나라 야사에 보면 양반집 씨받이 여인들은 문밖 출입도
잘 못하고 비대해진 몸으로 아이를 낳는 일에만 전념해다는
뒷얘기도 있는데 자못 흥미로운 비교가 아닐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