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헬프 - The Help
영화
평점 :
상영종료
1960년대 미국 남부.
흑인노예제도는 사라졌지만, 미시시피주는 여전히 강하게 인종차별주의가 남아있다.
백인 가정집에는 "헬프"라는 이름으로 흑인 가정부가 보모와 집안의 모든 일들을 맡고 있고
헬프는 백인들과 절대 화장실과 식기를 함께 사용하면 안되며
흑인의 손이 닿으면 병이 옮는다는 말도 안되는 속설을 진실인냥 믿고있다.
미시시피 고향에 돌아온 스키터(엠마스톤)는 기자가 되기 위해 가사일 칼럼을 쓰게 되고
친구집의 헬프인 에이블린(비올라 데이비스)에게 도움을 청하게 된다.
에이블린의 이야기를 듣던 스키터는 점점 흑인여성들의 삶에 관심을 가지게 되고
그녀들의 이야기를 책으로 쓰기로 결심하게 되는데....
이 영화의 소재는 "인종차별"이라는 심각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으나,
전체적인 분위기는 사회고발 드라마라기보다 사람과 사람사이에 벌어지는 휴먼 드라마에 가깝다.
심각한 이야기를 무겁지 않게 흑인 여성과 백인 여성간의 갈등을
코믹하고 유쾌하게 풀어나갔다가 그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 순간 비극적인 현실에 슬퍼하고 분노하고 눈물을 흘리게 된다.
이렇듯 테이트 테일러 감독은 드라마의 완급조절을 이루어
137분이라는 다소 긴 러닝타임의 느긋한 진행속도에도 지루할 틈을 주지 않는다.
그렇다고 이 영화가 절대 가볍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헬프는 캐서린 스토킷의 베스트 셀러를 원작으로 하여
그 당시 흑인 여성들의 삶과 사회상을 세밀하고도 섬세하게 표현해냈다.
그리고 배우들의 명품연기가 영화의 완성도를 한 단계 더 높여주었다.
"다우트"에서 눈에 띄는 존재감을 드러냈던 비올라 데이비스는
이 영화에서 흑인 가정부 에이블린으로 변해 절제있는 연기를 선보였고
할리우드의 샛별 엠마 스튼은 흑인 여성들의 삶을 대변하고
점점 주체적으로 자신의 삶을 이끌어나가는 독립적인 여성상을 보여주었다.
털털하지만 솔직하게 자신의 주장을 펼치며 흑인 여성들에게 먼저 악수를 건네는
인간적인 스키터의 모습을 완벽하게 완성해낸것이다.
그리고 항상 분오에 차있는 미니의 모습을 옥타비아 스펜서가 당당하게 표현해냈으며
그녀와 사사건건 부딪히는 힐리역의 브라이스 달라스 하워드,
미스 셀리아역의 제시카 차스테인 등등...
마치 다른 누군가를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딱 맞춘 옷을 입은듯한 연기를 선보인다.
이 영화는 인종차별이라는 거대한 이야기를 다뤘지만,
그 안에 펼쳐지는 이야기는
어머니와 딸의 갈등, 남편과 부인사이의 사소한 오해, 산후 우울증에 시달려 자신의 아이를 돌보지 않는 엄마,
여성들 사이에서 존재하는 시기와 질투 등
2011년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그대로 투영되어 있다.
그렇기에 관객들은 이들의 이야기에 점점 빨려들어가게 되고
갈등이 하나둘씩 해결될때마다 자신도 모르게 카타르시스를 맛보게 된다.
상하의 주종관계가 아닌 인간과 인간으로써 마주대하고 친구처럼 어울릴때
모든 가등은 자연스럽게 풀리게 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리고 헬프는 이러한 희망을 관객들에게 부드럽게 전해준다.
엄청나게 큰 사건이나 무거운 분위기로 이야기를 풀어나가진 않지만
조용히 전해오는 깊은 여운으로 큰 감동을 전해준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