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리어 - Warrior
영화
평점 :
상영종료


 

14년만에 집에 돌아온 해병대 출신 토미 ( 톰 하디 )는
전장에서 동료를 잃은 슬픔을 안고 알콜중독자 아버지 패디 ( 닉 놀테 )에게
자신의 트레이너가 되주길 부탁한다.
아버지에 대한 미움으로 집을 나간 토미의 형 브랜든 ( 조엘 에저튼 ) 역시
아버지와 연락을 끊고 아내와 자녀만을 위해 살아가고 있다.
어느날 갑자기 아버지가 그를 찾아오게 되고 동생이 돌아왔다는 소식을 전하지만,
브랜든은 아버지를 매몰차게 밀어내고 만다.
브랜든은 고등학교 물리교사이지만, 딸의 병원비로 거액의 빚을 지고
집마저 날릴 위기에 처해 500만달러의 상금이 걸린 이종격투기 대회에 출전하게된다.
토너먼트 경기를 통해 두 형제가 맞붙게 되는데...
 

이 영화를 처음 들었을때 크리스찬 베일과 마크 월버그 주연의 "파이터"가 연상됐다.

링 위에서 싸우는 파이터라는 점과 강한 형제애를 소재로 삼았다는 점에서
왠지 비슷한 느낌의 영화일거라 생각되었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워리어와 파이터는 비슷한 소재이지만,

이야기의 접근법이나 전체적인 분위기는 분명 다른 색을 지니고 있다.  
'파이터'가 크리스찬 베일과 마크 월버그의 형제 이야기와 가족이야기에 비중을 실었다면 
'워리어'는 가족사를 상세히 설명하기보다는 이종격투기의 모습에 좀 더 비중을 실었다.


 

대부분의 여성관객들이 그러하듯이
나 역시 복싱이나 이종격투기의 격한 링 위의 대결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혹시나 영화를 볼때 불편하지 않을까 조금 염려되었는데,
워리어는 이런 염려를 깨끗이 날려버리고 영화 자체에 집중할 수 있게 만들어 주었다.
아마 감독의 탁월한 연출력도 크게 작용했겠지만,
톰 하디와 조엘 에저튼의 격투 장면이 실감 넘치는 영화로 완성시켜주었다.
이런 실감 넘치는 격투기 장면을 위하여 두 주연배우는 촬영기간보다 더 혹독한 훈련기간을 거쳤다고 한다.
토미는 한 방에 치고 나가는 저돌적이고 파워풀한 파이터의 모습을
브랜든은 침착하게 기다리는 의지의 파이터의 모습을 보여준다.
이렇게 상반된 경기진행방식으로 형제의 대립과
경기장 밖의 열기로 더욱더 긴장감 넘치는 챔피언쉽 리그 모습을 전해준다.
 

하지만 워리어는 이렇게까지 극으로 치닫게 된 그들의 가족사에 대해 친절히 설명해주지 않는다.
이 형제가 겪었던 이야기를 그 흔한 회상씬 하나 없이
그들의 대사를 통해 관객들로 하여금 그들의 과거를 추론하게 만든다.
그리고 그런 대화조차도 충분치 않아
깔끔하게 정리해주는 영화를 좋아하는 관객이라면 조금은 답답함을 느낄 수 도 있을것이다.
 

이런 취약점을 지니고도 워리어는 가족의 깊은 갈등에 상당히 높은 설득력을 전해준다.
이것이야말로 배우들과 게빈 오코너 감독의 힘일것이다.
톰 하디, 조엘 에저튼의 몸을 사리지 않는 연기도 대단했지만,
형제의 아버지 패티역의 닉 놀테의 연기는 정말 박수를 보내고 싶었다.
알콜 중독자로 폭력적인 가장을 연기한 닉 놀테는
무게감있게, 또는 섬세하게, 폭발적인 감정연기와 섬세한 내면연기까지...
70이라는 연륜이 얼굴에 고스란히 묻어나는것처럼
어떤것이 노장의 힘인지를 여실히 보여주었다.
 

토미는 전장에서 잃은 전우에 대한 죄책감과 그의 가족때문에 링에 오르고
브랜든은 딸의 병원비 때문에 링에 오른다.
직접적으로 많은 대사를 전달해주진 않지만,
그들이 비오듯이 쏟아내는 땀을 보고 있노라면
그 어떤 대화보다 더 깊은 여운과 감동을 느끼게 된다.

토미와 브랜든이 링에 올라가는 이유는 서로 다른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시작되지만,
그들의 마지막은 가족이라는 강한 형제애로
링 위에서 해묵은 감정과 반목을 녹이고 강한 형제애로 화해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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