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의 기적 - Miracle on Jongno Street
영화
평점 :
상영종료


 

게이들의 작은 낙원 종로에서 만난 네 명의 게이친구들의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
일반적인 영화가 아닌 다큐멘터리 영화....
그리고 흔히 접할 수 없는 "게이"라는 성적 소수자들의 이야기라는 점에서
다소 무거운 분위기의 영화일거라 예상하고 시사회장을 찾았다.
하지만 "종로의 기적"은 나의 예상을 뒤엎고 기대이상의 결과물...
기적을 안겨주었다.
그 어떤 코미디 영화보다 즐겁고
픽션이 아닌 현실에서 느껴지는 진솔함과 안타까움, 감동,
그리고 성적 소수자들의 삶을 조금은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해주었다.

이들의 겪는 차별과 폭력의 현실은
일반인들이 상상했던 것보다 아니, 내가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잔인하고 무서웠다.
 

영화감독이지만 커밍아웃을 하여 게이라는 사실 때문에
영화현장에서 스탭들과 배우들에게 큰소리 한 번 치지 못하는 소심한 준문.
곳곳의 집회현장을 누비며 여러 시위의 선두에 서는 동성애자 인권연대 활동가 병권.
시골에서 상경해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 합창단 "G-voice"에서
노래하고 춤추며 게이인생의 황금기를 누리고 짧은 생을 마감한 영수.
에이즈 감염자 석주와 열렬히 연애중이며
다니던 대기업까지 그만두면서 에이즈 운동에 열성적인 욜.
 

영화를 보는 동안 그들에게 느껴지는 거부반응은 전혀 없었다.
그것은 이 영화가 눈에 보이는 폭력적인 차별에 중점을 두기 보다는
사람 한 명, 한 명 그들의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들려주어
그들의 생활속에 보이지 않는 차별을 보여주는 형식을 취했기 때문일 것이다.
 

취향이 다르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타인들에게 괴물로 취급당하고
자신의 목소리도 맘껏 소리칠 수 없는 사회.
그들을 100% 이해한다는 것은 쉽지 않겠지만,
이 영화를 통해서 조금이라도
그들을 괴물로 바라보지 않고 하나의 인격체인 사람으로 그 자체로 받아들여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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