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직, 어른이 되려면 멀었다 - 청춘의 밤을 꿈을 사랑을 이야기하다
강세형 지음 / 김영사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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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쩜 이럴 수가! 『나는 아직, 어른이 되려면 멀었다』, 이 작품의 제목을 보며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매일을 보내며 수시로 밀려오는 나의 생각을 엿보기라도 한 것 같은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다. 나와 같은 나이대의 친구들이나 동료는 이미 훌륭한 어른으로 성장한 것처럼 보이지만 정작 나는 나이와 무관하게 어른이 되려면 여전히 멀었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는 나의 조바심을 불러왔었다. 스물 살이 되었을 때도 그러했고, 서른 살이 되었을 때도 그랬었다. 물론 현재의 상황도 그다지 달라지지 않았음에 나의 마음은 항상 조급하기만 하다. 그런데 나뿐만 아니라 수많은 다른 이들도 나와 같은 조바심을 갖고 있노라며 『나는 아직, 어른이 되려면 멀었다』는 나를 안심시켜주었다.

이 작품의 저자 강세형은 라디오 작가이다. 저자는 테이의 뮤직아일랜드, 이적의 텐텐클럽, 스윗소로우의 텐텐클럽에서 쓴 원고들을 모아서 『나는 아직, 어른이 되려면 멀었다』를 탄생시켰다. 그리고 당시 코너의 제목을 차용하여 ‘청춘, 그 길에 서서’, ‘기억, 한 컷’, ‘어떤 하루’, 크게 세 부분으로 구분하여 편집하였다. 2~3페이지 분량 정도의 짧은 글들은 자유시 형식을 빌려 독자의 눈과 마음을 편하게 해 준다. 빽빽한 활자의 구성이 아닌 듬성듬성한 활자의 향연은 읽는 이가 작품을 쉽게 접근하도록 도와준다. 특히 라디오 원고의 특성상 읽는 즉시 독자의 머리 속에서는 영상이 그려진다는 점이 매우 즐거웠다. 글자를 통해서 ‘상상하는 라디오’가 실현된다는 점은 이 작품의 독특한 매력이라 할 수 있겠다. 또한 간간이 등장하는 본문의 일러스트 그림은 정겨운 느낌으로 잠시 쉬어가는 휴식처 역할을 한다.

『나는 아직, 어른이 되려면 멀었다』는 상당히 친절한 작품이다. 마치 청춘에서 점점 멀어져가는 이들의 등을 토닥거리며 그들의 불안한 마음을 안심할 수 있게 해준다. 즉 나만이 느낀다고 생각했던 고민들이 내 주변 사람들의 수많은 고민으로 탈바꿈 되는 순간 편안해져버리는 것이다. 그리고 반복되는 일상에 무뎌진 나로서는 너무나 사소해서 무심하게 지나쳐버릴 이야기들을 작가는 다시 한 번 돌이켜보게 만든다.

사람은 나이가 들수록 주변인들과의 동질감을 중요시 여기게 된다. 그래서 나만 홀로 그들을 따라가지 못하고 뒤처져 있다고 생각하면 한없이 불안해진다. 어른이 된다는 것도 매한가지일 것이다. 우리는 매순간 청춘을 원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어른이 되지 못한 자신 때문에 한숨짓는다. 그로 인해 불안하고 조급해지는 마음은 당연한 결과일 것이다. 하지만 『나는 아직, 어른이 되려면 멀었다』는 이런 일들은 인간이라면 너나할 것 없이 겪게 되는 것이고 그 누구도 완벽한 어른이 될 수 없으며 우리 모두 항상 청춘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해 준다. 잊고 있었던 청춘의 감성을 기억하고 싶은 이들은 『나는 아직, 어른이 되려면 멀었다』를 읽으며 삐걱거려 더욱 아름다운 청춘을 즐겁게 복기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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