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의 배회자 우먼스 머더 클럽
제임스 패터슨 지음, 이영아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8년 1월
평점 :
절판


『한밤의 배회자』는 우먼스 머더 클럽 시리즈의 다섯 번째 작품이다. '시드니 샐던'이나 '존 그리샴'은 알지만 작가 '제임스 페터슨'은 『한밤의 배회자』를 통해서 처음으로 알게 되었다. 그리고 나에게 '제임스 페터슨'은 꼭 기억해야할 작가가 되었다. 1억 독자를 사로잡은 작가의 이야기는 한마디로 재미있었다. 또 글 속으로 한없이 빠져드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어떤 글이든 초반에는 공감대를 형성하느라 독자의 입장에서 크든 작든 지루한 기분이 들게 된다. 지루함이 금방 떨쳐지면 책을 끝까지 읽게 되는 것이고 지루함이 점점 커지면 그 책은 손에서 놓게 된다. 바쁜 요즘을 살아가는 독자이기에 누구나 한번쯤은 후자 쪽을 경험했으리라. 하지만 작가 제임스 페터슨은 매우 영리한 사람이다. 그는 이러한 지루함을 차단해버리는 구성으로 이야기를 들려준다. 2장 이내의 분량으로 각 플롯을 구성하여 총 139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마치 드라마나 영화 속의 장면(씬:scene)을 각 장으로 분리시킨 느낌이 든다. 이런 구성은 처음부터 지루함을 느낄 겨를이 없는 효과를 주는 듯 하다.
현장에서 뛰고 싶은 열혈 부서장 린지, 린지의 절친한 친구이자 항상 그녀에게 도움을 주는 검시관 클레어, 좌충우돌 성격만큼 사건을 한 눈에 바라보는 기자 신디, 이번 시리즈에서 어머니를 잃게 되는 전도유망한 변호사 유키. 네 여인들은 우먼스 머더 클럽 시리즈의 붙박이 주인공들이다. 그리고 린지의 현장 동료로서 눈빛만 봐도 통하는 재코비 경위, 출중한 외모에 능력까지 두루 갖춘 꽃미남 컨클린 형사. 이 두 사람도 빼놓으면 섭섭한 인물이다.

『한밤의 배회자』는 캐딜락 안 시체에서 사건이 시작된다. 신원불명 여인의 정체를 파악하지 못한 상태에서 연이어 재규어 안에서도 시체가 나온다. 또한 샌프란시스코 시립병원에서 원인모를 사망환자가 줄을 잇는다. 두 가지 사건을 능수능란하게 오가는 작가의 솜씨는 매우 대단하다. 두 사건 중 "한밤의 배회자"가 저지른 사건은 약물착오로 사망한 병원이야기이다. 린지와 재코비가 열심히 캐딜락 아가씨와 재규어 아가씨를 죽인 범인을 잡는 동안에도 나는 샌프란시스코 시립병원에서 활개를 치고 다니는 악마가 누구일까, 하고 추리를 했다. 가장 의심이 가는 인물은 절대 범인이 아니라는 추리소설의 기본 원칙부터 가장 착하고 조용한 사람이 100% 범인이라는 최종 원칙까지 차곡차곡 머릿속에 정리했다. 하지만 작가는 가장 유력한 범인용의자인 가르자를 그가 잡힐 때까지 계속 의심이 들게 서술한다. 가르자가 정말 범인이었나, 이러다 끝까지 범인을 못 잡는 거 아닌가 싶을 정도로 말이다. 하지만 진짜 "한밤의 배회자"가 붙잡혔을 때 나는 진심으로 다행이다 싶었다. "한밤의 배회자"에 대해서 약간의 플롯을 덧붙인다면 좋겠다는 아쉬움이 들었지만 오랜만에 말 그대로 흥미진진하게 이야기에 빠져들었던 것 같다.

『한밤의 배회자』는 미국의 유명 시리즈인 CSI를 보는 것 같았다. 살인 현장이나 사체를 검사하는 장면이 나오면 나도 모르게 CSI가 떠올랐다. 이 점은 내게 단점이 아닌 장점으로 다가왔다. 활자는 바로바로 머릿속에 영상화되었기 때문에 더욱 즐겁게 작품을 읽을 수 있었다. 제임스 페터슨 덕분에 책을 읽는 동안, 나는 『한밤의 배회자』의 감독이 되어 본 것이다. 『한밤의 배회자』의 감독이 되고 싶은 독자는 도전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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