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캔들 미술사 - 미드보다 재미있고 사랑보다 매혹적인 이야기 갤러리!
하비 래클린 지음, 서남희 옮김 / 리베르 / 2009년 2월
평점 :
절판


가끔 위대하다고 칭송받는 미술 작품을 접하게 될 기회가 나에게도 우연히 찾아온다.
그럴때마다 미술에 대해서는 한없이 작아지는 미술 초보입장이기에 도대체 어떤 점이 훌륭한건지 하는 물음표가 머릿속을 가득 채우는 경우가 다반사이다.
<스캔들 미술사>는 이런 미술 초보인 나같은 사람이 읽기에 적합한 작품이다. 

총 26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미술 작품 하나하나마다 꼼꼼하고 친절하게 작품에 대해서 알려준다.
그림을 그린 화가, 그림 속의 인물, 배경, 작품이 완성되었을때의 상황, 작품 그 자체의 이야기가 흥미롭게 펼쳐져 있어서 나의 호기심을 채워주기 충분한 <스캔들 미술사>이다.
너무나 유명해서 그동안 많이 봐 왔던 작품도 있고, (실제로는 유명하지만 미술 초보인 나의 입장에서는) 처음 눈에 들어오는 생소한 작품도 실려있다.
'미술사'라는 말이 자칫 고리타분해 보이고 어려울거라는 부담이 들 수도 있겠지만 <스캔들 미술사>는 할머니가 들려주는 재미있기도, 슬프기도, 놀랍기도 한 옛날 이야기처럼 전혀 부담스럽지 않으니 걱정할 필요는 없다.
그렇다고 단순 재미만을 추구하는 작품이 아닌 미술사 관련 정보와 여러 역사적 사실이 많이 포함되어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그래서 나도 이 책을 통해서 몰랐던 새로운 사실을 많이 알게 되었다.

이 책을 읽고 있으면 미술 작품을 훼손하거나 훼손을 시도하는 일이 많이 등장한다.
어찌보면 도난보다도 더 마음 아픈 일이 미술작품에 가하는 훼손이리라.
현재 모든 사람들의 인정을 받는 인상파운동을 이끈 마네의 작품 중 「올랭피아」가 당시에는 일반인 뿐만 아니라 미술계까지 그 작품이 저속하다며 비난을 받았다. 어떤 사람은 분노해서 마네에게 침까지 뱉었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올랭피아」를 작품으로 인정하기 싫어한 관람객에 의해서 훼손을 당할 뻔 했다고 한다.
결국 그 당시 인상파 작품들과 마찬가지로 마네의 「올랭피아」역시 눈높이 에 맞는 전시를 포기하고 훼손을 막기 위해 손이 미치지 않는 문 위에 전시를 하게 되었다니 정말 웃지 못할 광경이 눈 앞에서 펼쳐지는 것 같았다.

19세기 중반, 파리는 여자가 그림을 그리는 것을 인정해 주지 않았다.
여인 로사 보뇌르는 스스로 남장을 했던 용감한 행동파 화가였다. 픽션이지만 얼마전 우리나라에서 인기 있었던 <바람의 화원>의 신윤복이 19세기에 정말로 존재했다니 신기했다.
프랑스판 <바람의 화원>, 로사 보뇌르는 당당하고 자기 주관이 확실한 화가였다.
  

"남성을 내가 얼마나 하찮게 여기는지 안다면, 댁이 그런 야릇한 생각을 안 하셨을텐데요. 수컷으로 치자면 난 내가 그리는 수소들만 좋아하거든요." (중략)..
그녀의 삶에 단김 진정한 이야기는 그녀가 남장을 했다는 게 아니라, 자기가 여자로서 어떤 사람인지를 숨기려 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스캔들 미술사 p.280-

이 대목은 로사 보뇌르라는 사람의 진정성이 나에게 전해졌다.

<스캔들 미술사>는 한번만 읽고 책을 덮기에는 많은 정보와 이야기가 넘쳐 흐르는 작품이다.
그렇다고 해서 읽기도 전에 부담을 느낄 필요는 없다.
작품 하나가 한 챕터씩 수록되어 있어서 골라 읽을 수 있는 재미가 있고 관심있는 작품을 먼저 읽어도 내용의 흐름에는 아무 문제가 없는 구성이기 때문이다.
마치 작은 이야기책을 한권씩 한권씩 모아서 만든 전집이라고 생각하면 되겠다.
자신이 미술에 무관심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스캔들 미술사>를 추천하고 싶다.
책을 다 읽을 때쯤이면 미술에 대한 사랑이 새록새록 피어나는 느낌이 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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