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은 내가 가장 듣고 싶던 말
따듯한 목소리 현준 지음 / 더퀘스트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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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밤이 편안하기를

《사실은 내가 가장 듣고 싶던 말》

_따듯한 목소리 현준

불면의 밤이 찾아올 때면 어김없이 ASMR 영상을 뒤적거렸다. 각종 사물의 소리와 알 수 없는 입소리들이 즐비한 그 세계가 어느덧 지겨워졌다. 들릴까 말까 한목소리로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내는 수다 ASMR로 갈아탔다. 그리고 그 또한 물려서 최종 책을 읽어주는 영상에 안착했다. 유아기 때 습성대로 책 읽어주는 음성이 불면의 밤에서 해방될 수 있었다.

'따듯한 목소리 현준'이라는 채널은 오래전부터 구독하고 즐겨 듣고 있었다. 편안하게 낭독해 주는 그의 목소리는 섬세함이 가득 묻어 있었다. 포근한 호박색? 세피아 빛 조명은 촛불 하나로도 충분히 밝고 따뜻하다는 걸 반증하는 듯 했다.그의 꿀 보이스는 천성적인 게 아니었다. 그의 브이로그를 시청하다 발견.오랫동안 낭독을 훈련하고 연구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역시 노력형이었다는!



이런 그의 첫 번째 에세이 《사실은 내가 가장 듣고 싶던 말》가 내 손에 들려졌다. 예고 영상을 시청했던 터라 기다리고 있었던 책이었다. 본 책을 낭독하기 전, 인트로를 통해 보았던 그의 소소한 일상과 생각들을 담았을 것이라고 짐작은 했지만 시인의 재능도 있을 줄이야. 정말 이 책에 온 마음을 담았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나와 같은 불면인으로서 배게 유목민 생활을 했었고, 매우 내향적인 성격이지만 전국노래자랑에 도전했다가 역시나 긴장해서 5음절도 못 부르고 탈락한 사연, 당근마켓에서 사기당한 경험 등 웃프지만 깔깔거리며 웃기보다 조용히 미소 짓게 되는 글들이 있었다. '부끄러움이 많고, 타인의 시선을 많이 의식하지만 부단히 마음이 원하는 길을 걷는 사람입니다'라고 소개한 저자의 모습 그대로가 책에 녹아 있다.

편의점 도시락을 눕힐 수 있도록 큰 봉투에 담아주는 것에 기뻐하고 감사의 마음을 표하는 그는 말한다. 사소한 배려가 좋은 사람이 되는 가장 쉬운 방법이라고. 진정한 행복을 하는 사람이다. 특별한 일이 없이 지나가는 평범한 일상이 행복이라는 것을 실감할 때가 있다. 무소식이 희소식이듯 아무 일이 없는 평온한 일상이 우리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한 하루라는 것을.

《사실은 내가 가장 듣고 싶던 말》의 다정한 문장들은 소란스러운 마음을 거둬주고 온기로 채워주었다. 좋은 사람과의 대화는 기분 좋은 마음으로 하루를 마무리할 수 있다. 그런 사람을 늘 가까이에 두고 싶다. 이 책도 마찬가지다.

🌠 알프레드 아들러의 말처럼 자신을 싫어하는 사람의 영향을 받아 흔들리지 않으려면 ‘용기’는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 용기라는 것이 항상 ‘들이받을 용기’가 아니라도 ‘힘을 뺄 용기’라도 충분하다고 생각해요.

🌠 모든 사람들에게 친절할 필요는 없지만, 모든 사람들을 존중할 필요는 있습니다.

🌠 누군가를 대하는 순간순간들이 모여 나의 인격을 형성한다.

🌠 걱정을 걱정의 형태로 계속 남겨둘 것인지, 아니면 평온한 마음과 지식으로 그 형태를 바꾸어 갈 것인지, 역시 선택은 자신의 몫이 아닐까 합니다.


*출판사 지원도서로 개인적인 소견을 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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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의 말들 - 인생에 질문이 찾아온 순간, 그림이 들려준 이야기
태지원 지음 / 클랩북스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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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사에 의연하거나 초연할 수는 없지만, 흔들림 속에서도 중심을 잡으며 한 발짝씩 나아가는 것, 그것이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인걸요. 그렇게 발걸음을 내디디며 찾아낸 답을 이 책에 담았습니다.


이 책의 저자는 온라인 글쓰기 플랫폼 브런치에서 유랑선생으로 활동 중이다. 명화를 주제로 한 연재한 매거진이 제8회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 대상적으로 선정되면서 인문 에세이 <그림으로 나를 위로하는 밤>을 출간했다. 그의 글에 큰 감동을 받았다는 피드백에 명화를 통해 얻은 지혜와 통찰의 글을 계속 연재했고 이번에 <그림의 말>로 출간되었다. 이번 책은 혼란 속에서도 중심을 단단하게 잡아나가는 이야기와 앞을 향해 전진하는 이야기를 주로 다뤘다고 한다. 어른이 되는 길목에서 그림에게 배운 32가지 삶의 지혜가 담겨 있는 책이었다. 아름다운 명화와 삶의 지혜를 동시에 볼 수 있는 책이라니! 나는 이런 책이 너무 좋다. 그림이 없는 인생은 내겐 없었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속는 셈 치고 '꾸준히'라는 말을 믿어보는 것도 좋다. 나 역시 이 말의 힘을 믿는 편이다.



수많은 출품 거부와 살롱에서의 7년간의 외면에도 묵묵히 자신의 그림을 그려왔던, 19세기 프랑스 풍경화의 대가 테오로드 루소를 만나본다. 그는 외골수였다. 보통은 비평에 조금은 변화를 줄 법도 한데 그는 소재를 바꾸지 않았다. 흔들리지 않는 그의 뚝심은 결국 살롱전에서 1,2위를 나란히 수상했고 프랑스 화가의 최고 영예인 레이종 도뇌르 훈장을 받는다. 자신을 믿고 '꾸준히' 연습한 결과였을 것이다.



나는 배움과 꾸준함을 인생의 모토로 삼고 있다. 나의 온라인 닉네임은 이키다와 쿠쥬니인데. 배움과 꾸준함에서 비롯된 이름이다. 내게 필요한 것들을 꾸준히 익힘으로써 조금이라도 괜찮은 나이길 바라는 마음으로 만들었다. 언젠가는 그 배움을 나누는데 꾸준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소박한 행위와 작은 성취가 쌓이다 보면 마음이 단단해진다. 의외의 결과가 나타날 때도 있다. 작은 것에 정성을 쏟는 아름다움을 기억하다 보면 무기력의 순간도 점차 사라진다.



요하네스 베르메르의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를 본다. 이 그림은 네덜란드의 모나리자라고 불리는 것만큼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을 것이다. 영화와 각종 패러디 소품들을 통해 익숙한 그림이기도 하다. 일상적인 장면을 신비하고 경건한 분위기로 화폭에 담아내는 베르메르의 그림을 보면서 작은 일이라도 집중하고 있는 그 순간은 고요한 아름다움을 풍긴다는 것을 알 수가 있었다. 나에겐 소박하고 아무렇지도 않은 일들이 타인에게 다르게 보일 수도 있다는 것. 모든 일은 나름의 가치를 가지고 있다는 것에 위안을 얻는 그림이다. 매일 아침 노트에 기록된 투 두 리스트를 하나씩 지워가며 하루를 알차게 보내는 나 자신에게 칭찬을 해줘야겠다. 한두 개 빠뜨렸다고 실망스러운 하루를 보냈다는 생각보다 무엇인가를 하고 있다는,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노력을 하고 있는 나 자신을 응원하련다.




이 책을 만나기 전 온라인문고 사이트에서 책 소개에 딱 꽂혔던 문장.  '그림 고민 상담소'였다. 아름다운 그림에서 인생의 해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함께 하고 싶었다. 어느 철학, 심리학 도서 못지않은 지혜와 통찰이 담겨 있는 책으로 미술사조와 화가의 삶을 함께 볼 수 있어 더욱 유익했다. 서둘러 읽기 보다 천천히 음미하고, 사색하고 읽기를 추천한다. 명화와 좋은 글의 콜라보. 이것보다 좋을 수 없는 것 같다.




*출판사 지원도서로 개인적인 소견을 담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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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 못 드는 밤의 궁궐 기담 궁궐 기담
현찬양 지음 / 엘릭시르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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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잠 못 드는 밤의 궁궐 기담




🔖33. 부엉이 소리는 임금의 광증을 부추긴다. 형제와 조카들, 아버지의 팔과 다리였던 사람들을 무수히 베고 나서야 왕이 됐던 임금이 두려워하는 것이라고는 하늘에서 보낸 보엉이의 소리뿐이다.




🔖33. 죽은 사람의 이름을 꺼내선 안된다. 특히 팔월에는 더더욱.



고양이매는 부엉이를 이르는 말로 태종이가 부엉이를 두려워 한데는 신덕왕후 강씨와 정도전의 원혼이 부엉이에 깃들어 나타나기 때문이라고 한다. 외척의 도움으로 왕이 된 태종은 즉위하자마자 위척을 경계했고 그로 인해 교태전은 냉궁이 되었다. 


어김없이 올해 팔월도 고양이매가 궁에 나타나 밤새 울고 있다. 궁은 고양이매를 쫓아내기위해 부산했다. 으스스한 분위기를 견디지 못한 어린 신입궁녀들은 베개를 들고 백희의 방으로 모여 그들만의 기담회를 열다가 경안궁주에게 들키고 만다. 냉궁이 지루했던 그녀에게 궁녀들의 기담은 솔깃한 화제였기에 그 이야기를 들려달라고 궁녀들을 겁박한 끝에 기담회에 함께 참여하였으나, 입을 잘못놀려 사라진 궁년들이 많았기에 긴장하며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낸다.




경복궁 터가 이전에는 도깨비집이었다는 것, 그 도깨비는 백 명의 사람을 먹어야 살 수 있다는 것, 웃지 않는 궁녀가 물고기였다는 추측과 빨래터에서 사라진 궁녀는 금기하던 우물을 들여다보았기 때문이라는 등 다양한 기담을 엿볼 수 있다. 신입궁녀들에게 제공되는 '궁녀 규칙 조례' 안에는 금지와 권고사항이 기록되어 있는데 궁에서 살아남기 위해 반드시 지켜야 하는 항목들이었고 대부분 벌어지는 괴담은 그 문서와 관련된 이야기들이었다.



하나의 괴담이 종결되면 등장했던 괴물에 대한 코너가 마련되어 있었다. '괴이도감'에서 유래와 대표적인 사건등이 기재되어 있어 이 소설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많이 된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조선사를 복기할 수 있어 너무 좋았다. 그런데 한 권에서 끝나는 이야기가 아니었다는 것! 본격적인 이야기는 다음편에 이어질 것 같다. 궁궐에서 벌어지는 괴이한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입궁시킨 강수의 액션이 따로 없었기 때문이다. 강수와 비비의 대립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끝까지 나오지 않았다. 이들의 만남이 너무 궁금한데... 작가님 언넝 2탄을 내놓으시지요..




이 책의 저자는 곽재식 작가의 <한국 괴물 백과>를 보고 반드시 소재로 한 이야기를 써야 한다고 다짐한다. 괴물의 출현 장소는 모두가 다 아는 경복궁으로 선정되었다. 귀신들의 단골 장소 폐교, 폐가가 아닌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경복궁이라니, 흥미 요소가 배가 되는 역할은 역시 장소인가!


배경은 조선 태종 6년(1406년)에 벌어진 이야기로 호칭은 다소 혼란스러울 수 있다. 조선의 제도와 품계를 확인하는 명칭은 세종 이후에 정립되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러나 무슨 상관인가! 소설이고 재밌으면 그만이지. 그러니까 작가님 2탄을 어여 주세요.




*출판사 이벤트도서로 개인적인 소견을 담았습니다.

#잠못드는밤의궁궐기담 #현찬양

#엘릭시르 #소설추천

#경복궁 #괴담 #기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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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의 통찰 - 돈의 규칙을 꿰뚫어 찾아낸 5단계 부의 열쇠
부아c 지음 / 황금부엉이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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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은 돈에 그다지 욕심을 없는 편이다. 어쩌면 부자가 되지 못하는 이유는 무소유의 삶을 지향하고 있는 탓이기도 하다. 좀 웃기긴 한데 요즘 세상에 빚이 없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부자라고 생각하고 있다. 이 책을 만나기 전에 나름 고민을 했다. 내가 과연 이 책을 읽고 욕심이란 걸 부릴 것인가. 평온한 삶에 활력소가 되어 줄 책인가. 아니면 부자에 대한 반감만 더 사게 되는 것은 아닌가... 그런 생각들이 앞서 들었다. 그런데 이 책은 단지 부내를 풍기기 위한 수단으로 집결한 무기가 아니었다. 물론 투자 방향과 소득 파이프라인 창출 등에 대한 노하우와 방법이 포함되어 있지만 전반적으로 봤을 때는 인생 조언집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당신이 견딜 만한 상황에 있다고 절대 안주해서는 안 된다. 상황은 아주 조금씩 나빠지기 때문이다.

-통증에 익숙해지면 아픈지도 모르듯 부조리에 익숙해지면 부조리한지도 모르게 된다.

-회사 임원들은 성공의 상징으로 보였는데 그들도 우리처럼 돈 때문에 직장을 다니는 직장인이었을 뿐이구나.

(프롤로그 중)

한때는 임원이 꿈이었던 저자는 미친 듯이 일하고 허리 디스크가 두 번 터지면서 결심하게 된다. 회사에서 성공한 사람이 아닌, 나 자신으로서 성공하겠다고. 그는 자본주의와 투자 공부를 시작하여 돈의 노예가 아닌 돈의 주인이 되기로 한다. 저자는 강조한다. 자본주의는 빈곤에 대한 두려움을 느끼게 해서 노동하게 만드는 시스팀이라고. 즉, 빈곤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평생 일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자본주의를 이용하길 권장한다. 자본주의가 나를 위해 작동할 수 있도록 공부를 해야 한다. 이 책의 1단계에서 3단계는 자본주의 완전 정복에 대한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4단계는 돈을 버는 방법 마지막 5단계는 돈만큼 중요한 것들이라는 제목으로 관계에 대해 이야기한다.


지인 추천으로 드라마 <안나>를 어제 정주행으로 완방했다. 명대사가 몇 가지가 기억에 남았고 그중에 이 책의 내용과 연결되어 다시 한번 기록해 보기로 했다.

학생 : 선생님. 그 애는 운이 좋았던 거잖아요.

안나 : 나래야, 내가 불행해지면 자꾸 타인에게 관심이 생겨. 나도 옛날에 남들 때문에 불행했는데, 근데 이젠 기회를 노리지 행운을 믿지는 않아. 남 생각하지 마. 오직 너만 생각해.

대한민국에서 가장 행복한 도시는 세종시라고 한다. 20% 이상의 인구가 공무원이다. 도시 인구 30% 이상이 공무원과 그들의 가족이라고 할 수 있다. 복지 정책이 행복을 주기도 하지만 여기서 포인트는 구성원들이 비슷한 수준이라는 것이다. 비교를 통해 불행을 느끼는 경우가 타 도시에 비해 월등히 낮다.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 부탄이 인터넷이 발달되면서 잘 사는 나라의 모습을 알게 됨으로써 그들의 행복 지수가 몰락한 것처럼. 우리는 타인과의 비교로 행복의 정도를 가늠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유념하자.

경제 서적, 투자 책은 선호하지도 않고 어렵다는 편견이 있어 잘 읽지 않는데 이 책은 잘 읽힌다.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서는 역시나 독서가 필수였다. 저자의 경험과 경제적 자유를 위해 달린 사람들의 경험을 함께 녹여낸 책으로 보통 사람도 쉽게 성공할 수 있는 방법을 제안한 책이다. 곳곳에 인생 명언들이 많아서 더 인상 깊게 읽은 것 같다. 평생을 걸쳐 성공하는 습관을 쌓는 방법을 알고 싶다면 이 책을 추천한다.

*출판사로부터 지원도서로 개인적인 소견을 담은 리뷰입니다.

#부와통찰 #부아c #황금부엉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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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도토리는 없다 - 도서관 소설집 꿈꾸는돌 33
최상희 외 지음 / 돌베개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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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사랑하는 공간, 도서관 이야기

『더 이상 도토리는 없다』

최상희
김려령
김해원
신현이
이희영
허진희
황영미
/
돌베개

 

 

 

취업을 했을 때 아쉬운 점이 몇 가지가 있었는데 그중에 하나가 도서관 이용을 못한다는 것이었다. 그 당시에는 주말에는 운영하지 않았으니까.(또는 운영하는 걸 몰랐다든지) 백수는 쩐이 없다. 그렇다고 부모님께 손 벌렸다간 천둥벌거숭이 취급을 받는다. 그래서 도서관을 자주 이용했더랬다. 그리고 집을 나가야 잔소리에서 조금은 해방될 수 있었으니 도피처로서도 좋은 곳이었다.

 


책을 좋아하는 이라면 책 속의 책 이야기, 도서관 이야기에 눈이 핑글핑글 돌아간다. 하물며 여러 작가들을 한 권의 책에서 만날 수 있다는 건 굉장한 특혜이지 않을까. 『더 이상 도토리가 없다』가 그랬다. 이런! 어메이징한 책님을 만나다니!!!

 


이 책은 도서관 소설집으로 일곱 명의 작가의 다채로운 이야기가 담겨 있었다. 작가의 간단 소개와 한 편의 소설 그리고 작가의 말, 이렇게 묶어놓은 소설집은 나의 독서 취향을 조금 더 알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나의 기준으로 별점을 가장 많이 준 건 두 작품으로 김려령 님의 <우리가 아주 예뻤을 때>와 허진희님의 <유령이 머무는 숲>이다.


<우리가 아주 예뻤을 때> 마을에 아이가 귀했던 시절, 같은 해에 남자아기와 여자아기가 태어난다. 명실상부한 신랑 각시가 돼버린 정원과 솔이. 정원의 할아버지는 방짜 유기 명인이었는데 아이들이 소꿉놀이에 쓰라고 만들기도 어려운 쪼끄만 살림살이를 유기로 만들어 주셨다. 정원과 솔이의 사진은 언제나 둘이 함께 있는 모습이었다.

 


그럼 그렇지 학교를 다니면서 이들을 괴롭히는 빌런이 나타났으니, 사실은 정원에게 고백했다가 까인 송아림이 솔이를 집중적으로 괴롭혔던 것이다. 끔찍했던 초등시절에서 벗어나나 싶더니 중학교에서도 만나게 된 아림. 이렇게 시달리다 보니 솔이는 정원과 거리를 두고 함께 있는 모습을 남에게 보이지 않으려 한다. 신랑 각시는 서먹서먹한 사이가 되어가고, 이 긴 싸움은 중3이 되고서야 휴전을 맞게 되었다.

 


시간이 지나 고등학생이 된 아이들. 도서관 1층 전시실에 정원의 할아버지가 방짜 유기 전시회가 열렸다. 소꿉놀이에 사용되었던 방짜 유기도 함께 전시가 되었다. 솔이는 송아림의 친구 박주미를 통해 정원에 대한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는데 소꿉 시절 신랑 각시는 다시 만나게 될까 말까 이건 책으로 읽어보시길.

 


일곱 개의 소설이라서 그런지 무지개 같은 매력이 있었다. 우정과 성장, 인생을 작가들만의 감성으로 수놓아져 있었다. 고뇌와 고통이 없는 성장이 있을 리 없다는 걸 다시 한번 소설을 통해 읽어냈다. 우리의 소란스러운 내면의 결이 책이라는 요소를 통해 정돈이 되고 좋은 방향으로 한 걸음 다가갈 수 있기에 이야기가 있는 책은 평생 손에서 놓고 싶지 않다. 이 책을 완독한지는 꽤 많은 시간이 지났다. 오늘 이렇게 다시 리뷰를 하며 완독 당시의 기쁨과 감동을 재생해 본다. 공기가 제법 보송해진 이 가을에 읽기 좋은 책이었다.

 


출판사 이벤트 도서로 주관적인 소견을 담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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