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도토리는 없다 - 도서관 소설집 꿈꾸는돌 33
최상희 외 지음 / 돌베개 / 2022년 8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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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사랑하는 공간, 도서관 이야기

『더 이상 도토리는 없다』

최상희
김려령
김해원
신현이
이희영
허진희
황영미
/
돌베개

 

 

 

취업을 했을 때 아쉬운 점이 몇 가지가 있었는데 그중에 하나가 도서관 이용을 못한다는 것이었다. 그 당시에는 주말에는 운영하지 않았으니까.(또는 운영하는 걸 몰랐다든지) 백수는 쩐이 없다. 그렇다고 부모님께 손 벌렸다간 천둥벌거숭이 취급을 받는다. 그래서 도서관을 자주 이용했더랬다. 그리고 집을 나가야 잔소리에서 조금은 해방될 수 있었으니 도피처로서도 좋은 곳이었다.

 


책을 좋아하는 이라면 책 속의 책 이야기, 도서관 이야기에 눈이 핑글핑글 돌아간다. 하물며 여러 작가들을 한 권의 책에서 만날 수 있다는 건 굉장한 특혜이지 않을까. 『더 이상 도토리가 없다』가 그랬다. 이런! 어메이징한 책님을 만나다니!!!

 


이 책은 도서관 소설집으로 일곱 명의 작가의 다채로운 이야기가 담겨 있었다. 작가의 간단 소개와 한 편의 소설 그리고 작가의 말, 이렇게 묶어놓은 소설집은 나의 독서 취향을 조금 더 알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나의 기준으로 별점을 가장 많이 준 건 두 작품으로 김려령 님의 <우리가 아주 예뻤을 때>와 허진희님의 <유령이 머무는 숲>이다.


<우리가 아주 예뻤을 때> 마을에 아이가 귀했던 시절, 같은 해에 남자아기와 여자아기가 태어난다. 명실상부한 신랑 각시가 돼버린 정원과 솔이. 정원의 할아버지는 방짜 유기 명인이었는데 아이들이 소꿉놀이에 쓰라고 만들기도 어려운 쪼끄만 살림살이를 유기로 만들어 주셨다. 정원과 솔이의 사진은 언제나 둘이 함께 있는 모습이었다.

 


그럼 그렇지 학교를 다니면서 이들을 괴롭히는 빌런이 나타났으니, 사실은 정원에게 고백했다가 까인 송아림이 솔이를 집중적으로 괴롭혔던 것이다. 끔찍했던 초등시절에서 벗어나나 싶더니 중학교에서도 만나게 된 아림. 이렇게 시달리다 보니 솔이는 정원과 거리를 두고 함께 있는 모습을 남에게 보이지 않으려 한다. 신랑 각시는 서먹서먹한 사이가 되어가고, 이 긴 싸움은 중3이 되고서야 휴전을 맞게 되었다.

 


시간이 지나 고등학생이 된 아이들. 도서관 1층 전시실에 정원의 할아버지가 방짜 유기 전시회가 열렸다. 소꿉놀이에 사용되었던 방짜 유기도 함께 전시가 되었다. 솔이는 송아림의 친구 박주미를 통해 정원에 대한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는데 소꿉 시절 신랑 각시는 다시 만나게 될까 말까 이건 책으로 읽어보시길.

 


일곱 개의 소설이라서 그런지 무지개 같은 매력이 있었다. 우정과 성장, 인생을 작가들만의 감성으로 수놓아져 있었다. 고뇌와 고통이 없는 성장이 있을 리 없다는 걸 다시 한번 소설을 통해 읽어냈다. 우리의 소란스러운 내면의 결이 책이라는 요소를 통해 정돈이 되고 좋은 방향으로 한 걸음 다가갈 수 있기에 이야기가 있는 책은 평생 손에서 놓고 싶지 않다. 이 책을 완독한지는 꽤 많은 시간이 지났다. 오늘 이렇게 다시 리뷰를 하며 완독 당시의 기쁨과 감동을 재생해 본다. 공기가 제법 보송해진 이 가을에 읽기 좋은 책이었다.

 


출판사 이벤트 도서로 주관적인 소견을 담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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