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언제나 조금씩 어긋난다 - 삶이 흔들릴 때마다 꼭 한 번 듣고 싶었던 말
박애희 지음 / 수카 / 2020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삶이 흔들릴 때마다 꼭 한번 듣고 싶었던 말




 제목과 표지부터 마음을 환하게 해주는 책을 만났다. 도로가에 흐드러지게 핀 벚꽃나무를 보며 나의 마음에도 봄이 온 듯한 기분이 들었다. 이 책의 저자 박애희 작가님은 <엄마에게 안부를 묻는 밤>이라는 에세이에서 많은 독자들에게 감동과 위로를 눈시울을 붉게 했는데 이번의 출간된 <인생은 언제나 조금씩 어긋난다>도 많은 공감을 받을 것 같다. 몇 번을 울컥했는지 모른다. 




 


 나는 어릴 적부터 눈물이 많은 편이긴 했지만 나이가 들수록 자주 울컥하는 것 같다. 어린 시절 '파리넬리' 속 장면을 일부가 이해가 되지 않았다. 공연 중 감동받은 여인들이 기절하거나 눈물을 흘리는 것은 정말이지 이해를 할 수 없던 장면이었다. 그런데 요즘은 활짝 핀 목련만 보아도 눈물이 나고, 인생극장을 보며 울고, 행복해서도 운다. 슬플 때만 흘렸던 눈물은 좋을 때도 흘리는 눈물이 되었다. 




 살면서 아는 게 많아져서 일까. 누군가의 성공을 보았을 때 그의 피나던 노력이 보이고, 반지가 들어가지 못할 정도로 손가락 마디가 굵어진 어머니를 보면 그 세월이 보인다. 새치가 듬성듬성 생기는 나이가 되자 보이는 게 많아졌다. 험난한 세상에 나만 힘든지 알았는데 모두가 그렇게 힘들게 살고 있었다. 누군가는 '남의 생각이 나 일기 같은 에세이를 왜 읽는지 모르겠다'라고 하지만 나는 에세이를 읽는다. 에세이에서 정답을 찾으려고 하지는 않는다. 다만 그 속에서 조언을 찾고 위로를 받고 용기를 내어본다.





 <인생은 언제나 조금씩 어긋난다>에서는 고단함도 삶의 한 과정이며 버티고 지나갈 때 성장할 수 있음을 알려주고 있다. 잔잔한 글 속에 착한 마음이 보였다. 험난한 시간을 통과할 때 삶의 다정과 사랑과 희망들이 우리를 지켜주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글을 썼다고 한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보이는 것이 많아 자꾸만 비교하게 된다. 과연 내가 잘 살고 있는 걸까. 내 나이에 맞는 어른이 되어가고 있는 걸까. 수많은 번민으로 불면의 밤을 보내며 질문의 답을 찾으려 했다. 작가님의 글이 복잡했던 심정을 정리해 주는 것 같아 조금은 편해졌다.





 제주 우도에 나이 든 해녀가 후배들에게 해줬던 말이 계속 맴돈다.


"오늘 하루도 욕심내지 말고 딱 너의 숨만큼만 있다 오거라"


다른 사람의 삶에 기웃거리면서 자신을 몰아세우지 말고 내게 주어진 시간에 최선을 다하는 하루가 되길.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괴물 나무꾼
쿠라이 마유스케 지음, 구수영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0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제17회 ‘이 미스터리가 대단해!’ 대상 수상작인 <괴물 나무꾼>은 쿠라이 마유스케의 첫 발표작이라고 한다. 연쇄살인마를 쫓는 사이코패스 변호사의 끈질긴 추격전!이라고 씌어진 책띠지를 벗겨내니 어렴풋이 보이는 문양을 요리조리 움직여보니 오팔 펄로 된 완전한 도끼 모양이 보였다. 뒤통수가 잘린 사람의 머릿속은 비어있으며, 불빛 아래서 완전하게 보이는 도끼 문양이라니.. 무섭지만 재밌을 것 같았다.

 

괴물 나무꾼은
갑자기 자신에 대해서 알 수 없게 되었습니다.
커다란 귀와 날카로운 이빨이 있으니
틀림없이 괴물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사실은 평범한 나무꾼일지도 모릅니다.
그렇게 생각하니 괴물 나무꾼은 평범한 나무꾼으로
살아보고 싶어졌습니다. 하지만 괴물 나무꾼은
자신이 괴물인지 나무꾼인지 알지 못합니다.
p154

 

 2000년 2월 6일 시즈오카 연쇄 아동 유괴 살인 사건 발생. 토우마 부부의 저택에서 네 명의 유아가 구조됐고, 후원에서 열다 섯 구의 유아 사체가 발견됐다. 26년 후 뇌도둑이라고 불리는 연쇄 살인마가 세간을 공포로 물들인다.


 어두운 주차장. 파란 레인코트에 괴물 마스크를 쓴 남자가 니노미야 앞에 서있다. 그의 손에 쥔 도끼를 보고 상황 판단이 된 니노미야는 주의를 기울이며 상대방의 호흡을 읽으려고 했지만 벗어났다고 생각하고 뒤로 본 순간 손도끼가 회전하면서 머리 우측을 직격했다. 지나가던 여대생의 등장에 죽을 뻔한 상황을 모면하게 된 니노미야는 병원에 호송되고 자신을 헤치려고 했던 그놈을 반드시 제 손으로 죽이기로 결심한다. 그래서 일절 경찰에게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하고 정보를 주지 않는다.


"설마 모르시나요? 니노미야 씨 머리에 뇌칩이 들어 있다는걸요."


 사이코패스 변호사였던 그는 연민, 양심, 공포, 죄책감 이런 감정을 이해할 수 없었다. 의사에게 뇌칩의 존재를 들었던 순간 니노미야는 처음으로 공포를 느꼈다. 뇌칩은 전기 신호를 변환하여 사람의 감정이나 기억을 제어하기 위해 치료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나 20년 전부터 윤리적 문제로 세계 각국에서 사용이 금지되고 있다.


 과학 경찰 연구소 프로파일링 팀 팀장 쿠리타는 일본의 시리얼킬러에 대해서 연구 중으로 이번 사건에 지원 참여하게 되고, 피해자들의 공통점이 드러나는데 성향이 삐딱하거나 품행이 좋지 않아 모두 원한을 사기 쉬운 사람이었고, 복지 시설 출신자였다. 이 사실은 니노미야와 스기타니(니노미야 친구)도 알게 되는데..
피해자와 니노마야는 왜 괴물 마스크를 쓴 남자의 표적이 되었을까. 하나씩 밝혀지는 진실과 본심인지, 뇌칩의 고장인지 모를 아련한 감정이 니노미야를 혼란하게 되는데..

 

 

 

 사람의 감정을 조절하는 뇌칩의 발명으로 치매와 각종 정신질환을 치료할 수 있다는 소재가 독특했다. <괴물 나무꾼>의 니노미야는 냉혈한이었지만 뇌칩의 고장으로 인간적인 감정이 되살아나게 된다. 어떤 모습이 진정한 자신인지 혼란스러워하고, 그 후로는 원래대로(사이코패스) 돌아갈 것인지 고장난 뇌칩을 그대로 둘 것인지 고민하는 모습이 그려진다. 예상하던 대로 결과이지만 반전도 있는 소설이었다.
챕터는 토시로 란코(형사)와 니노미야 아키라의 날짜별 스토리로 구성되어 있다. 수사기관과 니노미야와 함께 추격하고 있는 괴물 나무꾼의 정체를 이 책에서 확인하길 바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는 질 때마다 이기는 법을 배웠다 - 퇴진 요정 김민식 피디의 웃음 터지는 싸움 노하우
김민식 지음 / 푸른숲 / 2020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는 세바시의 강연을 즐겨 듣는다. 강연자 중에는 몰랐던 사람, 유명한 사람, 일반인 등등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는데 듣다 보면 한 번에 그치지 않고 여러 번 듣고 다른 영상이 있는지 찾아보게 되는 강연자가 있다. 세바시로 가져온 김민식 피디의 주제는 내가 관심 갖고 있는 글쓰기였고 그의 언변은 주목하게 만드는 힘이 있었다. 아직도 글쓰기를 두려워하고 부끄러워하는 나에게 그는 동기와 용기를 부여해 주었다. 김민식 피디가 호스트로 나오는 유튜브 채널 '꼬꼬독'은 정말 재밌고 유익했다. 그는 매년 책 한 권 내기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했는데 기어이 올해도 한 권이 나왔다. <나는 질 때마다 이기는 법을 배웠다>는 제목부터 흥미로웠고 그의 유쾌하면서 진지함이 묻어난 입담이 생각나 꼭 읽어보고 싶었다.


 2011년 서울대 법인화를 반대한 학생들이 총장실 점거 농성을 하며 '총장실 프리덤'이라는 뮤직비디오를 만들었다. 싸움의 방식이 바꾸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김민식 피디는 mbc 파업 홍보 영상 'mbc 프리덤' 제작에 들어가게 된다. 이 영상은 조회 수 30만을 넘겼고 김민식 피디는 정직 6개월 징계를 받게 되었지만 'mbc 프리덤'을 연출은 그에게 어떤 드라마보다 더 의미 있는 작업이었고 인생 대표작으로 생각하고 있다.


 예능 피디가 드라마 피디가 되면서 <내조의 여왕>을 연출하며 신인상을 거머쥐었지만 'mbc 프리덤'을 자신을 대표하는 인생작으로 생각하는 그는 회사를 지독히도 사랑했다. 그가 짝사랑하는 후배에게 허세를 부리고자 입사한 mbc 방송국은 통역사 시절의 수입에 비교도 안될 정도로 박봉이었지만 일이 너무나 재밌었다고 한다. 재밌게 일만 하다 보니 부역자가 되었고 파업을 반대하는 입장이었다. 그러던 그가 드라마국에 안착하기 위해서 출마했던 노조 집행부 선거에서 '노조 부위원장'으로 당선이 되었다. 설 연휴로 싱가포르에 있는 가족을 만나는 사이 총파업 투표의 찬성으로 mbc 170일 파업이 시작되었다. 



노조 없는 회사에서 나 혼자 성공하기를 바라지 않는다. 실패를 용인하고 재도전할 수 있는 조직문화 아래에서 성장할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그게 더 행복한 일터라고 나는 믿든다. 딴따라로서 즐겁게 일하기 위해 나는 노조와 함께 싸운다. p89



 <나는 질 때마다 이기는 법을 배웠다>는 스스로 딴따라라고 지칭하고 다니는 그가 재밌게 투쟁, 세상을 변하게 하는 방법을 유쾌하게 이야기해주었다. 그의 발자취는 영화 <공범자들>에 담기기도 했다. 솔직히 다큐영화는 잘 보지 않지만 이 책을 읽고 나니 보고 싶어졌다. <공범자들>은 정권이 바뀌자 사라지는 프로그램, 보이지 않는 아나운서들의 사연을 알 수 있는 영화라고 한다. 부패된 정권이 언론을 장악하면서 철저하게 국민의 눈을 가린 시절에 그들과 맞서 세상을 바꾸겠다고 투쟁했던 언론인들 이야기다. 그중에 이용마 기자와 김민식 피디의 장면도 있다.



 지금은 고인이 된 이용마 기자가 마지막으로 남긴 책 <세상은 바꿀 수 있습니다>은 병마 중에도 투쟁하던 그가 자녀에게 남기고 싶은 유산 같은 책이라고 한다. 이 책에 대한 답을 하고자 김민식 피디는 <나는 질 때마다 이기는 법을 배웠다>를 집필했다. 자녀들이 생전의 아버지가 위대했음을 알리고자 mbc 파업으로 힘들었던 동료들을 위해 집필한 이 책은 굉장한 가치를 가지고 있다. 무거운 소재지만 '나쁜 놈들 더 기분 나쁘라고 웃으며 다닌다'의 그의 유쾌함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었다. 


 현대인들은 하루하루를 힘들게 버티며 살고 있다. 더럽고 치사한 이곳에서 버티는 것이 상책인 것인지 고민스러울 때가 많다. 즐겁게 버티고 소심하게 복수하는 방법, 내 인생에 예의를 지키며,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하는 방법을 이 책에서 만나보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만 혼자 알기 아까운 운동법
남윤서 지음 / 하움출판사 / 2019년 12월
평점 :
품절


 


'꾸준한 운동은 끈질겼던 병원 친구와 데면데면해질 수 있다.' 


 내가 산증인이다. 10년을 넘게 쉰 적이 없었던 내가 퇴사를 결심한 건 오로지 나의 건강 때문이었다. 경제활동을 멈춤으로써 병원비의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었고 운동과 병행치료를 해야 효과적이라는 것도 알았기에 운동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공기마저 파란색이고 수술실 같았던 곳에서 매번 방사선으로 몸속에 바늘 위치를 확인하며 약물을 투여받았다. 이 고통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요가원, 헬스장에서 유산소 운동과 근력운동으로 병원을 가는 횟수를 줄일 수 있었다.

코로나19로 올해 2월부터 자치회관 프로그램이 중단이 되었다. 사람들이 모인 밀폐된 공간은 위험한 곳이라 운동을 할 수 없게 되니 다시 통증이 시작되었다. 집에서라도 운동을 해야 할 텐데 어설프게 하고 싶지는 않았다. 그러던 가운데 <나만 혼자 알기 아까운 운동법>이라는 책을 알게 되었다. 기존에 책장에 장식된 운동 서적과는 다른 특별한 무언가 있을 것 같다.

1.jpg 


" 옆집 할머니가 들어도 바로 이해하기 쉽게 "  






<나만 혼자 알기 아까운 운동법>저자 남윤서는 체육학과를 졸업, 체육교육학 전공 석사, 운동생리학 전공 박사과정을 밟았다. 필라테스 아카데미 교육 경력 외에도 체육교사, 겸임교수, 스포트 지도사 시험 위원 등 체육 분야에서 최고의 경력을 갖고 있다. 현재는 분당에 소재한 남윤서 필라테스 운동센터에서 재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_(책날개에서 발췌) 



 운동을 처음 시작하는 사람들도 보기 쉽게 설계된 이 책의 핵심은 옆집 할머니가 들어도 바로 이해하기 쉽게이다. 관절과 근육의 발달을 도모하고 누구나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동작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독자로 하여금 이해하기 쉽도록 회원과 강사, 그리고 저자의 시범 동작을 이미지 컷으로 보여주고 있었다. 

 


 예전에 요가 강사님이 해주신 말이 생각이 난다. 10대는 1년, 20대는 2년, 30대는 3년, 40대는 4년... 이 기간이 최소한 효과를 보는 시점이라고 했다. 그런데 한국 사람들의 특징 빨리빨리로 쉽게 포기하고 만다. 빨리빨리는 과욕을 부르게 되어 무리한 운동으로 우리 몸은 근육통을 시달리게 된다. 근육이 상처가 나야 재생이 되면서 튼튼해지는 것은 맞지만 그 상처가 크고 깊다면 재생도 되기 전에 다시 운동해야 하는 지옥을 맛보게 되고, 그러면서 운동은 역시 나랑 안 맞아!로 굿바이~하게 되는 것이다. 뭐든지 적당히~ 내 몸의 컨디션에 맞게 스스로 조절하는 것이 관건이다.

 

 

2.jpg 


 이 책에서는 운동의 효과를 증대해 줄 도구를 친절하게 소개해 줬다. 하루 종일 신발 안에서 '동작 그만'하고 있는 우리의 발은 굉장히 중요한 친구이다. 발은 우리가 지면에서 잘 버틸 수 있도록 건강해야 하는데 우리는 이 친구를 홀대한다. 발이 무너지면 위에도 무너지기 때문에 허리의 통증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 발은 원래는 손가락처럼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데 신발 속에 갇혀 있다보니 우리는 자각하지 못했던 것이다. 편하게 쉬는 집안에서라도 발을 자주 만져주고 운동을 하자.

 

 

 

3.jpg


<나만 혼자 알기 아까운 운동법>에서는 효과가 배가 되는 운동기구 사용법부터 시작해 힘을 제대로 사용하는 운동법, 통증 포인트 풀어주는 마사지, 시원하고 기운찬 몸 만드는 운동법, 다이어트 성공 운동법을 설명해 주고 있다.
이 중에서 정말 피곤하고 힘들고 피곤할 때 강추하는 운동이 위에 운동이다. 좌우의 밸런스를 잡아주어 허리와 등, 목에 통증을 예방하고 치료된다고 하니 참고해보자.

 

4.jpg

 


 저체중이 평생의 고민이었던 내가 1년을 넘게 쉬면서 체질이 바뀐 건지 살이 찌기 시작해 인생 최고의 몸무게를 찍었다. 어느 날 허벅지에 셀룰라이트를 발견하고 다이어트를 결심했다. 94페이지부터는 다이어트 성공 운동법은 굶지 않아도 뛰지 않아도 날씬해지는 방법을 안내해 주고 있다. 눈이 번쩍 뜨이는 구간이다. 허리의 통증과 다이어트가 최대 고민인 나에게 <나만 혼자 알기 아까운 운동법>은 최적의 실용서이다. 통증으로 시달리는 분, 건강과 다이어트에 관심이 많은 사람에게 이 책을 강력하게 추천하고 싶다.

 

ver02.png


ϻ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무엇이든 시작법
최정우 지음 / 홍익 / 2020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좀 있다 해야겠다.

저녁에 하지 뭐.
오늘은 너무 피곤했어. 내일부터 해야겠다.
다음 달부터는 할 수 있을 거야.
올해는 틀렸어. 내년부터 하자.


 수없이 미루었던 시간은 결국 시작도 하지 않은 채 지나가버렸다. 애초에 무리한 계획을 세운 것일까. 동기부여가 부족한 것일까. 아무것도 하지 않으니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새해가 시작되고도 벌써 3월, 느슨해진 나에게 자극이 필요했다. 책이 필요했다. 말로 듣는 잔소리는 무척 짜증이 나는 반면, 글로 보이는 잔소리는 싫지가 않다. <무엇이든 시작법>을 통해 잔소리를 보기로 했다.


 이책의 저자 최정우는 대학 졸업 후 대기업에 입사했지만 부품으로 변해가는 선배를 보며 1년 2개월 만에 퇴사를 하고 전문가 자격증 수료를 위해 도전했지만 실패할 것 같은 생각만 들어 포기하고 다시 예전의 삶을 돌아갔다고 한다. 막연하게 '죽기 전에 내 이름으로 된 책을 한 권 써보는' 소망을 품었던 저자는 성공해야만 책을 쓸 수 있다는 생각을 뒤집어 책을 써서 성공하겠다는 일념으로 책을 쓰기 시작했다.
열악한 상황이라도 일단 들이대보는 것이 성공의 비밀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으로 시작한 이 책은 머뭇거림으로 시작하지 못하는 사유를 심리학적 이론 설명, 연구 사례, 저자의 경험 등 쉽게 설명해 주고 있다.


<무엇이든 시작법> 1장부터 4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1 장은 심리학적 이론과 다양한 관점에서 우리가 주저하게 되는 이유를 설명하고, 2 장은 흔들림없게 목표를 향해 움직이는 방법을 알려준다. 그리고 3 장에서는 '시도하니 생각보다 할 만하다'라는 경험을 온몸으로 실감할 수 있는 습관과 사고법을 안내해 주고, 마지막으로 시작했던 일이 안전하게 목적지까지 도착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준다. 

 


우리의 뇌는 익숙함을 쫓기 때문에 새로운 시도를 하게 될 때 당연히 주저하게 된다고 한다. 하지만 주저했던 일도 몇 번 하게 되면 익숙해지게 마련인데 꼭 처음이 잘 안된다. 하루를 머뭇거림으로 시작해 머뭇거림을 끝날 수 있다는 저자의 문장에 가슴이 콕콕 쑤셨다. 왜 나는, 우리는 시도하기를 두려워할까.
주저하게 되는 이유를 심리학적 이론으로 부작위 편향, 보유 효과, 자기합리화 등이 있고 그 외에도 타인의 시선, 학습된 무기력, 자격 불충분, 경험과 지식 부족 등이다. 그리고 시간이 없다도 중요한 사유가 된다. 


현재의 손해를 감수하면서 새로운 일을 시도하는 것을 부담스러워하는데 이런 심리를 보유 효과라고 한다. 내 것이라고 생각하는 대상에 실제보다 높은 가치를 매기게 되는 현상(p23)으로 어떤 일을 시작하면서 현재에서 잃을 것이 있게 되면 포기하게 된다는 것이다.
보유 효과는 내가 퇴사 결정을 하기까지 오래 걸린 이유였다. 퇴사 이후 경제적 환경이 몹시 부담스러웠다. 회사 생활을 하면서 누렸던 품위 유지 비용과 자기관리 비용을 과감하게 삭제하고 생활비도 아껴 살아야 한다는 자체가 싫었고 할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렇지만 나는 집중적인 치료와 휴식이 필요한 몸이라 깊은 한숨을 내쉬며 퇴사 의사를 알렸다. 근로계약 조건 상 한 달 후 사직서를 작성해야 했다. 그 한 달 동안에도 마음이 무척 심란해서 되돌릴까 여러 번 고민을 했지만 다행히도 무사히 나왔다. 그리고 1년이 훌쩍 지났다. 빡빡할 것 같았던 가계부가 생각보다 여유 있었다. 한 사람(배우자)의 급여로 생활이 힘들 것이라던 나의 계산이 틀린 것인가. 고정지출에 알파 비용이 현저하게 줄어든 것 같지 않은데 괜찮았다. 오히려 운동을 하니 병원비용이 줄어들어서 외식도 예전처럼 자주 하게 되었다. 퇴사를 하지 않았다면 '이렇게도 살아지는구나'라고 몰랐을 것이다.


익숙함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 즉 컴포트 존에 계속 머무는 상태가 된다. 말 그대로 편안한 자세와 편안한 마음에 머무르는 것이다. 상급 단계로 도약하고 싶다면 아무리 불편하고 힘들어도 변화와 시도가 지속적으로 일어나야 한다. (p79)


저자는 자신의 컴포트 존이 무엇인지 판단하고 리스트를 적어보는 것을 추천하고 있다. 그리고 컴포트 존을 늘려가보는 것이다. 저자는 독수리 타법이 컴포트 존이었다고 하는데, 나는 오래전에 키보드를 봐야지만 타이핑되는 컴포트 존이 있었다. 타이핑 속도는 제법 괜찮았지만 키보드만 쳐다보고 있으니 한글이 영문으로 쳐지는 실수가 잦았다. 이것이 나의 한계라고 생각했지만 연습을 하니 조금씩 변화가 찾아왔다. 안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일단 손가락을 움직이면 된다.

한국 사람의 특징인 '빨리빨리'가 우리를 더욱 힘 빠지게 만들곤 한다. 빠르게 변화하지 않으면 쉽게 지치게 마련이라 시도를 꾸준히 한다는 건 쉽지 않기는 하다. 하지만 성공은 질이 아닌 양에서 나온다고 했다. 한두 번에 성공하는 사람은 이 세상에 없다. 위인들도 수많은 시도 끝에 한두 개가 성공해서 역사에 기록되었다. 시작하지 않으면 생각으로 끝난다. 결국 아무것도 하지 않았으니 발전도 없고 아무 일도 없다. 


후회하지 않을 선택을 하는 것에 전전긍긍하기보다 스스로 내린 선택에 후회하지 않는 자세를 갖는 게 더 중요하다. (p98)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했던 경험은 온전히 내 것이 될 것이다. 할 수 있는 일만 하면 실패할 확률은 적어지겠지만 큰 성공은 기대할 수 없게 된다. <무엇이든 시작법>에서는 우리가 목표에 다가서는 과정에서 가장 확실하고 정확한 방법이 '일단 시도해보는 것'이라고 잘 알려주고 있다. 남에게 피해를 주거나 윤리에 어긋나는 게 아니라면 바로 시작해보자. 매 순간 주저하는 당신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