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가 묻고 성경이 답하다
톰 라이트 지음, 안종희 옮김 / IVP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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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톰 라이트의 한국 에이전시쯤 되는 역할을 그간 자처했지 싶다. 그의 책이 널리 읽히기를 바랬기에 나선 일인데, 나 때문만은 아니겠지만 어느덧 그를 읽는 상당한 저변과 평판이 형성된 듯 하다. 나는 '톰 라이트 무오주의자'는 아니지만 그가 큰 오류나 실수를 범하지 않는 한 여전히 그의 독자이자 팬으로 남을 것이다. 그간의 아쉬움은 그의 전문 영역이 주로 1세기 유대-기독교의 등장과 관련된 '역사적 예수'나 '바울신학의 새관점' 같은 주제이고, 약간 확장되어봐야 '성경관', '천국과 지옥', '교회론' 등이었기에 그의 작업이 현대 세계의 질문에 던지는 함의를 좀더 직접적으로 다루는 문제는 거의 전적으로 독자들의 몫으로 남겨져 있었다는 점이다. 이번 책은 반갑게도 '과학과 종교', '여성', '생태환경', '악의 문제', '정치' 등을 한 챕터씩 할애해서 직접 답하고 있다. 물론 그는 여전히 성서학자로 주로 발언하고 있지만 해당 분야의 적절한 독서와 조언에 기반한 신중한 답변은 꽤나 만족스럽다. 게다가 그가 섣불리 모든 분야의 전문가처럼 굴지 않기 때문에 조금 더 안심이 되기도 한다. 가외의 소득은, 읽어가다 보면 자연스레 같은 주제를 다루는 미국과 영국의 정황이 많이 다르고, 질문이 달라지면 답의 내용도 꽤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독자들이 알아챌 수 있어서 우리의 과도한 미국편향을 조금은 교정할 수 있지 않겠나 기대가 된다. 여전히 톰빠로서, 이 책을 기쁘게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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