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와 지성 - 학문 연구를 위한 기독론적 토대와 방법
마크 A. 놀 지음, 박규태 옮김 / IVP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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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왠만하면 보지 마시라. 한쪽에서는 기독교 지성에 대한 논의를 실컷 해놓으면, 교회 내에서는 너무 쉽게 무시되거나 조롱당한다. 심지어는 신앙을 위협하는 요소로 지목당하기도 한다. 그렇게 지적하려고 들면, 세상에 신앙을 위협하는 요소 아닌 것이 어디에 있는가? 기도 많이 하면 신비주의요, 성경 많이 읽으면 문자주의에 빠져들 위험이 왜 없겠는가? 피차의 무지와 자신없음에 대한 손쉬운 핑계가 지성주의를 신앙의 적으로 지목하는 행태이다. 이런 상황에서 지성운동을 논하는 책을 읽는다는 것은 얼마나 잉여로운 행위인가. 그런 자괴감을 벗어날 의지만 있다면 마크 놀의 책은 어느 것이나 권할만하다. 특별히 이 책은 마크 놀의 기존 책들은 역사가로서 저술했다면, 이번 책은 기독교 지성의 신학적 논증을 시도하고 있다는 점에서 참신하다. 어떻게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신앙이 학문 연구의 동기가 될 수 있는지, 속죄론과 기독론이 학문탐구의 원리와 열쇠 역할을 할 수 있는지를 신학적 언어로 논증한다. 후기에 '복음주의 지성'의 10가지 긍정적 조짐을 언급하는데, 이는 2010년에 재번역되어 나온 <복음주의 지성의 스캔들> 한국어판 서문에서 7가지를 언급했던 것에서 더 확장된 내용으로 보인다. 이 책의 핵심주장은 이러하다. "복음주의자이면서 학문에 힘쓰기를 주저하거나 전심으로 배움을 추구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복음주의 신앙의 그리스도 중심적 기초와 모순된다."(14) 나는 크게 '아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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