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아이는 혈기왕성했고 아주 멋진 말을 몰았지만 신이 번개로 자신의 목숨을 거두어 가리라는 두려움에 떨고 있었지. 그 탓에 그만 사막에서 말을 잃어버리고 말았어.
그는 둘 사이에 증오심이 흐르고 있다는 사실을 진작에 알아차렸다. 차로가 밧줄을 가져오자 그것을 서장의 수갑에 묶으라고 했다.
살에 닿은 총이 쉿 하고 소리를 내기도 전에 존 그래디의 입에서 고함이 터져 나왔다. 고함 소리에 사방에 있던 밤의 시시한 생명들이 즉각 입을 다물고, 말들은 모닥불 너머 어둠 속에서 허우적대고 비명을 지르며 별을 할퀴다 공포에 질려 그 굵직한 허벅지를 접으며 주저앉았다.
그는 고통으로 인해 얼마나 멍청해질 수 있는지 예전에는 알지 못했다
총알을 다 넣은 그는 넝마가 된 젖은 셔츠로 모닥불 장작 하나를 감싸 쥐고 웅덩이로 내려가 물속을 살폈다.
그는 꿈속에서 비스듬한 돌길을 우아하게 걷는 말들을 보았다. 마치 사회의 질서가 무너지고 돌에 새긴 글귀가 모두 지워져 버린 고대의 유적지에 온 말들 같았다.
이 땅의 사람. 계곡을 오르는 말발굽 소리가 들리다 사라져 갔다. 그는 다시는 그들을 볼 수 없었다.
알라메다에 자그마한 접이식 양철 탁자가 몇 개 놓여 있고 여자 아이들이 팔을 쳐들고 종이 리본을 매달고 있었다. 비에 젖으면서도 웃으면서 철사 너머로 리본 뭉치를 주고받는 아이들의 손은 염색약 탓에 빨강, 파랑, 초록으로 물들었다
길은 불모의 자갈 언덕 사이를 굽이치며 갈라지고 끊어지다 마침내 녹슨 파이프와 펌프 기둥과 해묵은 목재 사이에 널린 폐광 찌꺼기들 속으로 사라졌다
물웅덩이에서 비둘기 떼가 푸드득 날아올랐다. 우중충한 검은 구름과 서쪽 산 사이의 좁다란 하늘에서 물속으로 떨어지는 핏방울처럼 해가 뚜욱 떨어지자, 빗물에 생기를 머금고 석양에 금빛을 빛내던 사막에 스멀스멀 어둠이 깔리며 바하다와 언덕과 코르디예라처럼 길고 준엄하게 뻗은 돌이 느릿느릿 검게 물들더니 멕시코 남쪽 저 멀리까지 땅거미가 내려앉았다
나는 너를 버리지 않고, 너도 나를 버리지 않아. 그런 일은 있을 수도 없지
아칸소 같은 촌구석에 사는 인간이 깨어나 재채기를 하는데, 그것이 멎기도 전에 전쟁이 터지거나 세상이 끝장나거나 아수라장이 될지도 모르는 일이지. 앞으로 무슨 일이 닥칠지 누가 알겠어
그는 자신의 선택이 옳았고 다른 도리가 없었음을 확신했다. 북두칠성이 하늘 북쪽 가장자리에서 회전하는 가운데 기나긴 밤이 지나가고 있었다.
장사꾼은 청년이 방탕할 때, 농부는 밀 가격이 비쌀 때, 건축가는 집이 무너졌을 때, 사법관은 소송과 분쟁이 있을 때 돈을 잘 번다. 성직자들 역시도 우리가 죽거나 악을 행할 때에야 존경을 받고 제 역할을 한다.
결국 우리가 간절히 바라는 일은 누군가의 희생을 통해 싹트고 자라남을 발견할 것이다.
"무언가 변하고 본성을 거스른다는 것은 이전에 존재하던 것의 죽음을 의미한다."
우리가 삶을 연명해온 것이 기이한 행운이었음을 깨닫고 통상적인 기간이 지나고 나면 이 행운도 끝나리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수많은 사람이, 수많은 동물이, 수많은 생물이모두 당신이 죽는 그 순간 죽는다.
늙음이 나를 어디로 끌고 갈지는 알 수 없다
나이가 들어 성격이 까다롭고 세상사에 불평하는 것을 우리는 ‘지혜’라 부른다.
우리는 나쁜 습관을 버리지도, 바꾸지도 않으며 오히려 더 심화시키는 것 같다
늙은 영혼은 어리석고 무익하게 오만방자하며, 성가시게 지껄이거나 괴팍하고 비사교적인 성격을 갖고 있으며, 미신 따위를 믿고, 이제는 쓸 일도 없으면서 바보같이 부에 집착한다
늙으면 얼굴보다 영혼에 주름이 더 많이 생긴다
모든 인간은 성장하는 동시에 쇠퇴한다.
내가 할 수 있는 한 저항하겠지만 늙음이 나를 어디로 끌고 갈지는 알 수 없다
내가 어디서 쓰러질지 알면 과연 더 행복해질까.
왠지 글속 주인공의 어린시절이 발자크의 자전적인 삶이 녹아 있는건 아닐까 했다대충설명되어도 상처받는 그 맘의 표현이 와닿는 느낌이란게 있으니..고리오 영감이나 어둠속의 사건과는 또다른 연애소설적이라 읽는 재미가 솔솔~그리고 표현력이 이리 좋았던가 새삼 또 감탄
10년전쯤 영화로드의 원작을 읽고서 작가의 다른 책으로 선택했다가 그 야생의 삶에 감정하나없이 그려지는 날것 그대로의 생명들과 사는방식들에 경악해서읽다 덮었다 읽다하다 끝을 보지 못했던 책만음사로 나왔기에 한번더 나이들고는 어떨까 시도해도 야생의 삶이긴 마찬가지지만그래도 그때보단 읽어내려갈순 있었다 저땐 저리 살았구나법이란게 큰 효력 없이 살기위해 죽이고 죽는 삶감정도 없이 동요도 없이 아이를 죽이고 돈을위해 목을베고 얼굴가죽이 영수증인 삶너무도 덤덤히 그려내서 읽는 나도 뭔가 스크린을 보는것같은 느낌으로 읽을순 있었다감정적이였다면 아이들의 죽음에 동물의 죽음에 책을 덮었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