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실한 딸에 대한 사랑이 잭에 대한 사랑과 합쳐지는 것 같았다.
그이 어머니는 내가 완전히 가톨릭을 버리지 않는 한 결혼은 절대 안 된다고 했어요. 그래서 그 말을 따랐어요. 나는 그런 건 상관없었으니까. 칼을 사랑했거든요
그와 수전?수전의 아들까지 포함해서?은 그의 아버지가 돌아가신 날부터 불행이 예정된 사람들이었다. 그들은 노력했고, 어머니도 그들을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벗어나는 데 성공한 사람은 짐뿐이었다.
수전은 남편의 말을 믿었고, 만약 잭이 지금과 다른 아이였다면 스티브가 떠나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니 그것 역시 그녀의 잘못이었다. 이런 실패의 연속이 그녀를 고립시켰다
재커리가 새로운 위험에 처한 사실을 알고 난 지금도 밥은 사람들을 스쳐지나가며 예전 아내만 생각했다
오직 잭만이 그녀의 격리된 지역에 존재했고, 말로 하지 않은 좌절감과 서로 느끼는 미안함이 그들 모자를 긴밀히 결속시켰다.
결말은 희미한 기억이 되었다. 마음속에 어떤 세부적인 기억이 퍼지기 시작하면 밥은 황급히 외면했다. 결혼생활의 끝은 나빴다. 어떤 식의 파국이건 나빴다.
"제삼자의 개입 없이는 어느 쪽도 오래된 결혼을 깨지 않아요. 팸이 바람을 피운 거예요, 밥.
오늘밤 그녀의 마음은 갈피를 잡을 수 없었다. 벨벳으로 만든 관棺 안에 갇힌 기분이었고, 오페라는 너무 길었다. 게다가 헬렌 스스로가 용납할 수 없었기 때문에 그들은 절대 일찍 빠져나올 수도 없었다.
"잭은 자전거를 탈 줄 몰라. 수영도 할 줄 모르고. 나약해빠졌다고. 당신이 그렇게 만들었어!"
헬렌이 엉덩이를 조금 움직여 앉으며 생각했다. 제발 좀, 가슴에 그 소품 칼을 찔러넣고 죽어줘.
딸들과 같이 바르던 매니큐어, 밤에 바로 이 방에서 가족들이 오순도순 모여 함께 보던 영화들.더없이 행복했다. 하지만 그 행복 아래에서 소리 없는 두려움이 고동쳤다.
커튼이 올라가자 오페라가 다시 시작되었다. 오, 로미오와 줄리엣이 죽기까지평생이 걸리겠군.
다시는 아이들과 한집에서 살지 못할 거라는 두려움. 그리고 아이들은 떠났다. 집은 적막했다. 무섭도록 적막했다. 변화가 일으킨 오싹함이 집안 곳곳에 감돌고 있었다.
재커리와 밥?그리고 짐과 헬렌, 그들만이 강한 금속 자석처럼 그녀를 끌어당겼다. 버지스 형제, 버지스 가족! 스터브리지 빌리지에서 봤던 어린 재커리의 모습이 그녀의 마음을 가득 채웠다.
그날 파티에서 그녀를 내리누르던 슬픔, 버지스네 아이들을 향한 그리움, 지나간 삶에 대한 되살릴 수 없는 익숙함?그것은 위경련이 지나가듯 다 지나갔다. 고통이 없는 상태는 참으로 좋았다. 팸은 창밖을 내다보며 남편의 손을 잡았다.
그 말은 일상 대화를 하듯 자연스럽게 흘러나왔고, 또한 그들이 같이 주기도문을 암송하기를 짐이 기다리고 있는 듯한 느낌도 들었다.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살면서 경험한 최악의 순간이었으나, 그의 가장 깊은 갈망은 그 순간으로 돌아가 아이의 젖은 머리를 만지고 아이의 팔을 잡는 것이었다
두 개의 세상에 살고 있던 마음을 하나로 합쳤어야 했다.
그녀는 민들레 홀씨가 날아가는 것을, 그녀의 가족이 거의 무게가 없는 하얀 홀씨처럼 멀리 흩어져버리는 모습을 상상했다.
삶에 자족하는 비결은 이유를 묻지 않는 것이다. 그녀는 오래전에 그 사실을 깨달았다. 열대우림은 초록색으로 반짝였다. 드링크워터 부인은 발을 까딱이며 화면을 보았다.
기억. 기억이 손을 펴고 눈앞에 있는 과거의 장면들 앞을 지나가다가, 손을 싹 오므리며 그 시작과 끝을, 그 장면들을 감싸던 틀을 가져가버렸다.
이제는 너무 늦었다. 무언가가 너무 늦었다고 믿고 싶은 사람은 없겠지만, 언제나 조금씩 더 늦어지고, 그러다보면 마침내 너무 늦어버린 순간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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