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의지와 운명 2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52
카를로스 푸엔테스 지음, 김현철 옮김 / 민음사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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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대통령들이 희망의 빛으로 시작해서 경험의 어둠으로 끝났다는 점을 명심하십시오.

과거를 들추었고, 했던 말을 또 했고, 허둥지둥 달려가다가, 어느 순간 멈췄다.

어느 귀족의 딱딱한 초상화에 강아지 한 마리가 생기를 부여하듯 상히네스의 작은 몸짓 하나가 그의 생각을 큰 소리로 내게 들려주었다.

장례식은 끝났지만 고독은 그렇지 않았지. 그래서 전횡의 불길이 타오르기 시작했어. 권력을 남용하고, 운명에 복수를 감행하는 거야.

극단적인 행동을 자제하고 권력을 위해 권력 다툼을 이용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나온 것이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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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의지와 운명 1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51
카를로스 푸엔테스 지음, 김현철 옮김 / 민음사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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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일찍 밝으면……."
"미친놈이 먼저 일어난다……."

"파리란 당연히……."
"사람을 성가시게 하는 법이다……."

착각하지 마. 모든 것이 배신, 거짓말, 만행, 복수였어. 자네는 그저 선수만 치면 돼.

죽음은 통계의 여왕이다. 비록 전쟁이 정확한 계산을 방해하기는 하지만…….

나는 농지법이 공표되기 전에, 특히 그 법이 시행되기 전에 농장들을 농부들에게 나누어 주었어.

눈을 뜬 관념론자들, 무식한 농부들, 수다쟁이 여자들의 할렘에서 거세된 수컷들, 정치라는 서커스의 곡예사들, 짚신을 신은 마키아벨리 추종자들, 마세라티를 타고 다니는 난봉꾼들, 자신의 모습을 거울에 비춰 보지 못하는 신체적 불구자들(이런 인간들은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면 꼭지가 돌아 세상에 울분을 토하고 밖으로 나가 살인을 저질러.)은 넘치고도 넘쳤어.

국가는 시기심이 강한 예술 작품이야. 자유로운 개인과 경제적 권력의 적이지. 내 가르침을 명심해. 정부가 조치를 취하기 전에 경제적 권력을 창조해야 해.

우리 삶의 표식과 운명인 황금 양털을 되찾기 위해 아르고 호를 타고 흑해로 위대한 모험을 떠났던 동료, 자기 자신을, 다시 말해 진리를 찾아 헤매는 영혼의 상징.

나도 그도 시간의 고리대금으로부터 무관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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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그레인지 코플랜드의 세 번째 인생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09
앨리스 워커 지음, 김시현 옮김 / 민음사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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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탄은 모든 존재를 평등하게 한다는 생각에 여자를 향해 걸어갔던 것이다.

그는 그저 빤히 쳐다보며 그녀가 자란 모습이나 그녀의 목소리나 그녀의 존재 자체에 경탄하고 있었다.

그녀는 마음속에서 둑이 터지려고 하는 것을 알았다. 그녀는 그것이 부드럽고 온화하여 그에게 큰 상처를 주지는 않기를 희망했다

그는 사실 자기 자신에 대해, 떠나고 도착하는 해방에 대해, 오고 가는 믿음에 대해 중얼거렸을 뿐이었다. 실제로 그것은 욕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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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그레인지 코플랜드의 세 번째 인생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09
앨리스 워커 지음, 김시현 옮김 / 민음사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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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고요를 산산이 부수어뜨릴지 모를 아기를 곁에 두고는 하얗게 내리는 눈이나 화려하고 따스한 리무진의 편안함은 물론이고 상상 속의 사랑스러운 아내가 베푸는 충실한 보살핌에 빠져들기란 불가능했다

그녀는 독을 먹인 아기를 데리고 공터의 어둠 속으로 나갔고, 아침에야 브라운필드에게 발견되었다. 그녀는 마지막 순간을 무릎을 꿇고 보낸 듯 아기에게서 떨어져 쓸슬하니 몸을 둥글게 말고 있었다.

브라운필드는 어둠 속에 혼자 있으면서도 깊이 잠든 아들을 만져 주지 못했다는 점에서 그를 가장 증오했다.

소리라고는 울퉁불퉁하고 축축한 도로의 어깻죽지를 밟는 그의 발소리뿐이었다.

그는 그녀를 넘어뜨려 밟고 우뚝 섰다. 그리고 그 누구도 그녀를 일으켜 세우지 못하도록 금지시켰다.

그녀가 소녀 시절 아버지의 집에서 보낸 마지막 날 밤. 죄악으로 얼룩진 그녀의 인생을 그 땅 고유의 정의로 돌려놓고자 하였던 그날 밤.

난 점쟁이지 신이 아니에요. 한계가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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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깊은 강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60
엔도 슈사쿠 지음, 유숙자 옮김 / 민음사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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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강, 신이여, 나는 강을 건너,
집회의 땅으로 가고 싶어라.
? 흑인 영가

하나뿐인 둥근 의자에 걸터앉은 채, 머릿속에 짜 놓은 거짓말을 한 번 더 반추했다. 아내는 께느른하게 눈을 떠 남편을 보고는 힘없이 미소 지었다.

지금까지 이 여자를 홀대해 온 뒤가 켕기는 느낌을 감추기 위해 이소베는 더욱 거짓말을 보탰다. "온천에라도 가자고."

지금까지는 생각지도 못했던 집의 허허로움이 밀려들었다. 아내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아내가 집에 있는 걸 당연히 여겨 특별히 그 존재를 의식한 적도 없을뿐더러 용건이 없으면 먼저 말을 걸지도 않았다.

흩어져 있는 묘하게 푸르스름한 뼛조각

대기실 창문으로 보이는 화장장의 높다란 굴뚝에서 피어오르는 연기가 병실에서 자주 보았던 찌푸린 하늘을 떠올리게 했다

아무리 환생이 늦는 분이라도 사십구 일째에는 어김없이 어느 분인가의 자식이 되셔서 새롭게 다시 태어나지요

찾아요…… 날 찾아요, 하는 아내의 마지막 헛소리는 생생한 잔상처럼 귓속에 남아 있다.

거의 대부분의 일본인과 마찬가지로 종교가 없는 그에게 죽음이란 모든 게 소멸되는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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