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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세상에 없는 나의 기억들
리베카 솔닛 지음, 김명남 옮김 / 창비 / 2022년 3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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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가 없는 주관적이고 개인적인 생각이나 사상이 강한 에세이나 회고록은 읽혀지지가 않는다.
노력해도 중간에 멈추게 되는걸 알기에 늘 피하는 편이다.
오은영의 화해를 누가 추천해줘서 나도 사면서 몇명에게 선물로 보내기도 했다.
어릴적 상처받은 기억이 있는 이들에게 좋다하길래..
내겐 그저 자신에게 괜찮다고 내잘못이 아니라고 자신과 화해해야한다는 한가지를 반복하고 반복하는 느낌? 그래서 실패했고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라는 책은 물고기 종류를 분류하고자 폭탄으로 죽이고
독약을 쓰고 이래서 잡고 저래서 잡아 종류를 나눴다는 그 인물을 찬양으로 치장하는 중반까지도 이해하지 못한체
구입했으니 읽어본다라는 생각으로 읽었다.
끝은 아니였다만 그 책 역시나 내겐 너무도 읽기 싫은 책중 하나였다는것.
그리고 내가 틀릴 수도 있습니다 라는 책역시 제목에서 이사람은 다르려나 하고 선택했다가 아직도 읽다 멈추다 하다 결국 다음에 마음 잡고 읽아보자고 덮어뒀다.
그래서 이책역시 넘겼던 책이다.
회고록이래서 뭐 자신의 잘난 것만 나열해놓겠구나 이래서 성공했고 이렇게 살아야한다겠지
그래서 츨판서평이고 뭐고 들여다보지도 않았던 책이였다.
스콧님 추천 글을 보기전까지는..
이책은 내가 걸려 넘어진 돌들로 지은 성아라는 문구에서부터 혹했고
읽으면서 공감가는 부분이 없지 않아서 놀랐다.
사십대 중반인 내가 어린 시절 겪었던 추행아닌 추행들
아직도 너무 선명하게 각인처럼 남은 5살때의 기억
그때 우리집은 바닷가가 근처라 부모님이 식당을 했고
2층은 민박도 같이 했던 구조였더랬다.
5살인 내가 놀수 있는 곳도 친구도 없었고 4살 6살 위인 오빠 언니는 학교에 갔었다.
그래서 인형을 목욕시킨답시고 2층 손님들 샤워실에서 물 받아 인형놀이 중에
해수욕장에서 놀다 씻으러 들어온 남자 손님이 날보더니 웃으며
빨간색이였다. 사각의 수영바지를 내리더니 만져볼래? 꼬마야 했던
그놈의 말도 기억한다. 어렸고 뭔진 정확하게 몰라도 얼굴만 봐야한다는 본능적인 생각.
빨라지던 심장박동. 그 잠깐의 순간이 영원처럼 느껴지던 것도 기억한다.
그때 엄마가 날 찾으면서 계단을 올라오는 소리에 엄마를 내쳐부르면서 입구를 막고 서있던 그놈을 스쳐 지나갈때 웃던 그 소리.
그리고 학창시절 학교 입구에서 바바리를 펼쳐보이던 미친놈들
만원버스에서 교복위로 느껴지던 또라이의 손.
그것뿐이겠는가..
적을수 없는 많은 내 속에 이야기들을..
책에서 읽고 공감했다.
데이트폭력이 뭔지도 안다.
그 공포감도..
사람들이 쉽게 말하는 그냥 헤어지면 되지라는 말은 겪지 않았기에 나오는말.
여자라서 간강을 피해 어린시절을 살았다는 작가는 지금도
얼마나 많은 여자들이 강간과 폭력으로 죽어가고 있는지를 알려준다.
책속 내용은
˝그때 남자로부터 나를 구해준 남자가 고맙다. 하지만 애초에 내가 구조가 필요한 히치콕영화 속에 있지 않았더라면 더 좋았을 것이다.
나는 남자가 나를 쫓아오고,
내게 고함치고, 내 물건을 빼앗고,
내 몸을 움켜쥐는 일을 겪었다.
모르는 남자가 나를 죽이겠다고 협박하는일을 한번 이상 겪었다.
아는 남자가 위협하는일도 겪었고,
내가 남자의 마음을 단념시키려고애쓴 뒤에도 불편할 지경으로 오래 나를 쫓아다니는 일도 몇번 겪었다.
하지만 강간은 겪지 않았다.
그러나 내 친구 중에서는 많은 수가 강간을 겪었고,
직접 겪었든 아니든 모두가 그 위협을 피하는 일에 젊음을 허비했으며,
지금도 세상대부분의 장소에서 대부분의 여자들이 그러고있다. 설령 당신이 붙잡히지 않더라도, 그것은당신을 붙잡는다.
오랫동안 나는 지켜보았다. 신체를 절단당한 성 노동자나 살해된 아이나 고문당한 여자들˝
˝나는 평가와 경주와 시험을 스스로에게 부과했다.
아이들이 ‘보도의 금을밟으면 엄마가 허리를 삔다‘는 미신을 곧잘 믿는것과 비슷하게,
나는 만약 버스가 오기 전에 파란색 차를 본다면,
만약 목적지에 다다르기 전에새가 날아가는 걸 본다면,
만약 횡단보도 건너편에서 걸어오는 사람들 중 맨 앞에 있는 사람보다
내가 먼저 횡단보도 중앙에 도달한다면…
하는식으로 상상의 변수를 설정하고는
그것이 그와무관한 어떤 결과를 결정지을 것이라고 믿었다.˝
˝부인은 나이가 들어 깜박깜박하게 된 뒤로
자주 남향 현관 앞 나무 계단에 앉아 있었다.
내가 말을 걸면, 조지아주의 과수원에서
자란 이야기와 과일나무들이 얼마나아름다웠는가
하는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계단에 앉아 있을 때 그는
두 시간과 두 장소에 동시에 존재하는 듯했다.
우리가 대화할 때마다 그의 잃어버린 세상이 조금씩 되살아나서, 결국에는우리 둘 다 그의 사랑하는
과수원 그늘에 앉아있는 듯했다.
나는 가끔 내 집 주변에서 잠든 노인들이 꿈에서 각자의 고향을 보는 광경을 상상했다.˝
˝네바다 핵실험장에서 나는 최악의 일을 다루는 방법은 그것을 직면하는 것임을 배웠다.
그것으로부터 달아나면, 그것이 당신을 뒤쫓는다.
그것을 무시하면, 무방비 상태일 때 그것이 당신을 덮친다.
그것을 직면해야만, 그 과정에서 동맹과 힘과 승리의 가능성을 찾을 수 있다.
내가이전부터 누차 젠더폭력을 직면하고 호명하려고애썼던 것은 그 때문이었고
마침내 나는 그토록오래 기다려온 것을 찾을 수 있었다.
이 문제를직면하고 우리에게 필요한 대화를 꾸려가는 여성들의 세계적 움직임을.˝
페미니스트나 패미니즘을 생각할 여유도 따지고들 시간도 여유로운자들이나 하는거지뭐
했었다.
내겐 아픈 고양이들 구조하고 치료하고 살리기에도 부족한 시간들이라
나눠자는 수면시간 밤엔 2시간
근무지에서의 점심시간 1시간
퇴근후 애들 챙기다 살짝 잠드는 1시간..
그런 여유없는 시간에 묻어두고
외면했던 내속의 지난 일들과
수많은 여자들의 사건 사고들을 돌아보게 되었던 책이다.
다시금 찬찬히 읽어봐야겠다 싶은 책
여자들이라면 읽어봐야 하지 않을까 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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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추천해주신 스콧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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