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용주의 대우고전총서 22
윌리엄 제임스 지음, 정해창 옮김 / 아카넷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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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용주의라는 제목의 책이어서, 윌리엄 제임스의 ‘Pragmatism: A New Name for Some Old Ways of Thinking’을 번역한 책인 줄 알았는데, 원서 내용에 있는 전체 여덟 개 강의 내용 중 2번과 6번 강의 내용만 수록되어 있고(동일 제목 원서 내용의 25%), 번역본에 실린 아홉 개 강의 중 나머지 일곱 개는 실용주의와 무관한 에세이들이 수록되어 있슴. 애초에 편역서라 되어있었지만 이건 실용주의라는 제목을 붙이기에는 너무 지나친 제목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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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각지능 - 착각과 오해, 자기기만 뒤에 숨어 있는 비밀
브라이언 박서 와클러 지음, 최호영 옮김 / 소소의책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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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재미있다. 읽고 나서 남는 건 별로 없지만. 마치 전문 대필 작가의 도움을 받지 않았을까 하는 착각이 들 정도로 깔끔한 스토리텔링. 아마도 인지심리나 신경심리 전공자들에게는 평범한 내용들이겠지만. 전체를 푸틴과 러시아인들에 관해 다룬 5장은, 그 내용이 마치 타블로이드판 주간잡지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들정도로 자연과학자의 글이라 하기에는 부적절해 보인다. 지나친 조롱과 혐오는 저자가 염려하는 낮은 PI소유자들의 전형적인 특성 아니던가?

그리고 오류 하나 ; ‘그 향기는 지각일 뿐이지만, 장미꽃이 향기롭다는 인식을 통해 ,,, 그것은 감각이 된다’(p. 43 둘째 문단). 바로 아래에도 있는 문장처럼, 향기라는 감각은 그저 후각 작용에 기초하는 반면 지각은 그 향에 대한 해석에 기초하기 때문에, 위 인용 문장에서 지각과 감각 두 단어는 서로 반대로 이용되었다. 이 책의 핵심 주제와 키워드는 바로 감각과 지각이기 때문에 이 문장은 치명적인 오류다.

지각지능 평가 문항들 중에는 내게는 선택지가 없는 문항들이 다수 있다. 문화적 차이 때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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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돈으로부터의 질서 - 인간과 자연의 새로운 대화
일리야 프리고진 & 이자벨 스텡거스 지음, 신국조 옮김 / 자유아카데미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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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들이 자연과학자 이면서도 인문학적 내공이 깊은 글을 쓴다는 점이 놀랍다. 인류 지성사의 최대 아포리아라 할 수 있는 존재와 인식 문제의 '1원리'를 향한 철학계와 과학계의 담론들을 대비 시켜가며 통시대적으로 보여준다. 내용 전체적으로는 제목과는 달리 내게는 '질서에서 혼돈으로'가 적절한 제목일 듯한데.

번역 문장도 비교적 매끄럽다. 역자가 자연과학자인데도 마치 영문학자가 번역한듯한 어색한 용어들이 다소 있지만: ‘검은 구멍’(블랙홀, p. 288), ’성마태의 열정‘(마태 수난곡, p. 403), '상대론'(상대성 이론), '인력자'(끌개, attracte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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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체와 악순환 - 영원회귀의 체험에 대하여 그린비 크리티컬 컬렉션 10
피에르 클로소프스키 지음, 조성천 옮김 / 그린비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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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니체에 대한 평가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입장에 따라 극과 극으로 나뉘어지고, 전문가도 아닌 자가 철학적 내용에 대한 평을 하기에는 적절하지 않지만, 일반 독자의 입장에서 글쓰기의 기본 자세에 관하여 한마디 안 할 수가 없는 책이다.

 자기가 쓴 글이 남에게 읽히는 영광을 누리려면 최소한, 글은 내용을 떠나 사람들 사이에 통용되는 사회적 합의로서의 언어로 해석될 수 있는 형식을 갖추어야만 한다. 이 책에서는 난해하고 신비적인  어휘와 표현들을 얽혀놓아 마치 심오한 비의라도 있는 것처럼 작성된 문장들이 계속되는데, 정작 니체 자신은 이런 식의 글쓰기를 혐오하지 않았던가?

 글의 내용에서도 문제가 많다. ‘...다윈이 교육하는 것과는 반대로 자연선택의 현실 앞에 철학자들이 ..무릎꿇는..’(p.26, 위에서 셋째 줄) 부분은 마치 다윈이 자연선택을 반대하는 것으로 해석 될 수 밖에 없는 문장이다. 니체의 원래 뜻은, 강자가 생존한다는 자연선택 이론과는 달리 약자(병든자, 열등한자)가 살아남는 현실로서의 또 다른 유형의 자연선택을 이야기 하는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위 인용 문장 중의 반대로대신 반대되는이라는 단어가 적합하다. 실제로 니체 번역본(니체전집 21, KGW VIII3, p.124, 책세상)에는 반대되는이라고 되어있다. 바로 아래 줄의 열등한 자들만이 과잉의 인간들을 몰아낸다라는 문장은, 니체가 잉여인간들과 열등한자들을 유사 개념으로 보고 소수자와 위버멘쉬들을 그 상대적 유형의 인간으로 보기 때문에, 이 문장은 명백한 오류다.

 p. 88, 세 번째 문단에서, ‘,,,이와 같은 망각은 내 자신의 한계들 밖의 기억과 같기 때문이다.’ 라는 문장: 망각은 기억을 잊는 행위이고 기억은 망각의 대상이기 때문에, 기억과 망각은 언어상으로 서로 동격일 수가 없다. 고로 망각은 내게 어떠한 한계 밖의 기억도 남겨놓지 않기 때문이다정도가 적합하다. 같은 쪽 제일 아래 줄, ‘예를 들어 내가 원환에 자신을 동일화해야 한다 해도,,,’: ‘동일화는 애초에 원환적 생명관을 전제로 성립하는 개념이기에 동어반복적 문장이다.

 이외에도 이런 식의 문장들이 끊임없이 계속된다. 경험상 주로 프랑스 작가들이(특히 철학자들) 이런 식의 글쓰기를 즐기는 것 같다. 극한의 똘레랑스를 지니지 않고서는 끓어오르는 짜증때문에 도저히 끝까지 다 읽어낼 수 없는 비문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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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달음 논쟁 - 깨달음이란 무엇인가?
불교학연구회 지음 / 운주사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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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은 여전히 두꺼운 구름에 가려있고, 손가락에 관한 극사실적 묘사만 난무하다. 결국 깨달음이란, 아무것도 없는 텅 비고 어두운 방안에서 애초에 없는 검은 고양이를 찾는 일은 아닐까? 삭막한 세상에 알몸으로 태어난 유기체에 어찌 고뇌가 없을 수 있을까? 일체의 고뇌를 없애겠다고 호언장담한 석가는 도대체 세상에 무슨 짓을 한 걸까? 석가의 말에 낚여 수 천 년 동안 얼마나 많은 사람이 헤매고 있는 걸까? 적어도 종교를 공부하는 학인들은 밥벌이하는 위인지학이 아니라, 비근한 일상에서부터 하학상달하는 위기지학을 해야 하는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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